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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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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329)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79

“참 좋다.”

  • 기사입력 : 2014-04-2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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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대한은 강연희가 준비해 온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었다.

    “어때요?”

    강연희가 장대한을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맛있어.”

    “특별한 사람에게 처음으로 해준 샌드위치예요.”

    강연희도 천천히 샌드위치를 먹었다.

    “고마워.”

    장대한은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시고 담배까지 피운 뒤에 다시 출발했다. 빗줄기는 서서히 그쳐 가고 있었다. 경기도 경계를 벗어나 강원도로 들어서자 꽃은 피어 있지 않았다. 강원도는 아직도 봄이 오지 않고 있었다.

    “나 애인이 있었으면 했어요. 하루 종일 컴퓨터를 들여다 보다가 문득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 상상을 하곤 했어요.”

    강연희가 차창을 내다보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장대한은 그녀가 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애인을 사귀지 그랬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연애도 하지 않았어요.”

    “지독한 일벌레군.”

    “게임 때문에 텔레비전도 보지 않았어요. 그래서 연예인도 잘 몰라요.”

    강연희는 자신이 게임을 개발하던 일을 조잘조잘 이야기를 했다. 빗줄기는 그쳐 가다가 다시 굵어졌다. 장대한은 오늘 밤에 강연희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강연희가 대책없이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는 사람들도 전부 컴퓨터에 미친 사람들뿐이에요. 우린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되는 것이 목표였어요.”

    “이젠 목표를 이루었군.”

    장대한은 강연희에게 호감을 느꼈다. 인제가 가까워지자 빗줄기가 눈발로 바뀌었다.

    “어머, 눈이 와요.”

    강연희가 희끗희끗 날리는 눈발을 보고 탄성을 내뱉었다. 산이 높아서 빗줄기가 눈이 되어 날리는 것 같았다.

    “그러게.”

    “꽃이 피었는데 눈이 오고 있으니 신기해요.”

    “눈 구경할래?”

    “네.”

    장대한은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첩첩연봉에 둘러싸인 산에 눈이 내리고 있어서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참 좋다.”

    강연희가 장대한의 팔짱을 끼었다.

    ‘이 아가씨가 나에게 빠졌군.’

    장대한은 속으로 껄껄대고 웃었다. 한참동안 눈 구경을 한 뒤에 차에 올라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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