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1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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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산림욕의 계절… 경남의 대표 산림욕장은?

많이 아팠죠? 이리와요, 내가 안아줄게요
치유와 힐링 ‘산림욕’

  • 기사입력 : 2014-05-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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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 천주산이 신록으로 짙어지고 있다. 숲이 내뿜는 초록의 기운은 심신이 지친 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김승권 기자/
    양산 대운산 숲속의 집
    거창 금원산자연휴양림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창원 천주산 산림욕장
    함양 지리산자연휴양림
    산청 한방자연휴양림



    ‘톡톡’. 살갗이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어두운 곳에서 얼마나 움직이지 않고 멈춰 있었을까.

    바늘로 콕콕 찌르듯 따가운 느낌이다.

    어디라고 할 것 없다. 발톱 끝에서 머리카락까지 활짝 깨어난다.

    가슴도 뻥 뚫렸다.

    입을 크게 벌린 채 깊숙한 곳까지 바람을 집어넣었다.

    버석하게 말라있던 온몸 구석구석이 들썩인다.

    어떤 영화의 대사 ‘살아있네’가 자꾸 떠올라 유치함마저 들지만 어쩔 수가 없다.

    숲에 싸였다. 그것도 아주 운좋게 비가 갠 직후다.

    물기를 가득 베어 문 나무와 땅, 공기가 몸을 휘감았다.

    촉촉하고도 선선한 기운이 전신을 아릿하게 한다.

    5월을 막 시작한 숲은 바쁜 모습이다.

    이른 봄 싹을 돋기 시작했던 잎들은 어른이 되기 위해 부지런히 햇빛을 모으고 있다.

    그 틈에 산벌레들이 바삐 움직이고, 또 그 틈을 노려 새들도 나무 사이를 헤집고 다닌다.

    숲을 가만히 보니, 커다란 녹색꽃이다.

    연두빛에 연한 녹색에, 또 녹색에 짙푸른 녹색까지 자신이 자란 만큼의 색깔을 띠고 있다.

    숲은 또 나무 혼자서 꾸미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나무는 하늘을 향하고 있고, 그 아래에는 철쭉 등 나즈막한 관목이 나무를 치올려 보고 있다.

    또 아래에는 잡풀들이 낮게 엎드려 있고, 사이사이로 흙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필요한 만큼의 양분을 빨아들이며 숲을 만들고 있다.

    숲이 평화로운 것은 탐(貪)하지도, 해(害)하지도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는 까닭이리다.

    나무들이 왕성하게 자라나는 지금부터 산림욕하기 좋은 시기다.

    산림욕은 어렵거나, 거창하게 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편하게 숲속을 거닐기만 하면 몸과 마음이 좋아지는 쉬운 건강법이다.

    도내에는 자연휴양림 12곳과 산림욕장 20곳이 조성돼 있어 이곳을 찾으면 산림욕을 보다 즐길 수 있다.

    올해 4월은 유독 모질었다.

    채 피지 못한 어린 생명들이 너무 많이 우리 곁을 떠났다.

    가슴은 멍이 들다, 멍이 들다 못해 까맣게 변했다.

    숲에 뛰어들어 가다듬자. 혼자서도 좋고 가족과도 좋다.

    한껏 들이켤 수 있는 한 줌의 공기에, 큰 탈 없이 살아가는 자신의 주변에 감사하자.

    이문재 기자 mjlee@knnews.co.kr




    ▲숲이 주는 선물, 피톤치드와 음이온

    산림욕 효과 중 ‘피톤치드(phytoncide)’를 빼놓을 수 없다. 나무가 울창한 숲 속에 가면 특유의 상쾌한 향을 맡을 수 있다.

    이 향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피톤치드다. 피톤치드는 그리스어로 식물이 분비하는 살균물질이라는 의미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나무와 숲을 위협하는 각종 해충과 병균, 박테리아 등을 죽이는 물질이다. 즉 식물성 소독제이자 산림욕의 원인 물질이기도 하다. 피톤치드는 인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나쁜 균들을 없애줄 뿐 아니라, 악취를 없애주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숲이 자연 본래의 상태에서 방출하는 피톤치드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테라핀. 소나무, 잣나무, 측백나무 같은 침엽수의 잎을 비비면 맡을 수 있는 상큼한 향기가 바로 테라핀이다.

    피톤치드와 함께 음이온도 숲이 주는 혜택이다. 숲은 음이온의 집합체라 할 수 있는데, 자율신경을 진정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평소 양이온에 찌들린 도시인들에게 숲은 음이온을 보충하는 훌륭한 휴식처다.



    ▲산림욕, 새벽이나 정오 때가 좋아

    산림욕 효과가 가장 높은 시간은 새벽 6시, 오전 11시~오후 3시께다. 이때가 피톤치드의 발산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새벽녘에는 공기의 이동이 적고 수분 함유량도 많아 피톤치드가 다른 때보다 많이 머물러 있다. 피톤치드는 해가 뜨면 양이 다소 줄어들었다가 정오 무렵부터 다시 절정을 이룬다.

    계절별로는 나무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5~6월과 햇볕이 오래 내리쬐는 한여름이 좋다. 더워지는 시기에 발산되는 피톤치드의 양은 보통 겨울철에 발산되는 양의 5~10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형을 따져보면 산 중턱이 산림욕 하기에 최적인데, 산 아래나 꼭대기보다 바람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기 때문이다. 중턱에서도 계곡을 들어서는 게 좋다. 계곡 주변은 습도가 높아 공기의 흐름이 적어 피톤치드를 오래 붙잡아 둔다.



    ▲피톤치드 편백·대나무숲이 최다

    수목이 뿜어내는 천연 항생물질인 피톤치드는 편백숲과 대나무숲에서, 음이온은 계곡을 낀 숲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최근 한 지자체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로 지난 1년간 순천 선암사, 순천만, 담양 죽녹원, 장흥 우드랜드, 영광 불갑사 등 5곳의 피톤치드의 발생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아토피성 피부염, 호흡기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알파피넨, 류머티즘에 효험이 있는 캔펜, 항균기능이 뛰어난 사비넨 등 3가지 성분은 우드랜드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각각 103.9pptv(1조분의 1을 나타내는 부피단위), 20.2pptv, 47.7pptv의 측정치를 보였다. 우드랜드는 2009년 7월 개장한 33㏊ 규모 편백숲이다.

    또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성분인 베타피넨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있는 미르센 성분을 합산한 양은 죽녹원에서 가장 많은 103.4pptv가 방출됐다. 죽녹원은 2003년 5월 개장한 곳으로, 대나무숲 31㏊가 조성돼 있다.

    혈액 정화, 집중력 개선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음이온은 선암사가 1㏄당 2029개로 우드랜드(1762개), 죽녹원(1472개)보다 더 많았다.



    ▲산림욕, 3시간 이상 지속해야 효과

    산림욕을 할 때는 통풍과 땀 흡수가 잘되는 간편한 옷차림이 좋다. 피톤치드가 자연스럽게 피부와 접촉할 수 있도록 얇고 헐렁한 면직류 옷이면 된다. 신발은 땀 흡수가 잘되는 밑창이 두꺼운 것이, 벌레나 나뭇가지에 대비해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피톤치드 효과를 나타내는 정유물질의 체내 흡수와 산소의 호흡량이 많아지기 위해 적당한 체조나 스트레칭, 복식호흡, 동식물 관찰, 독서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등산보다는 천천히 걸으면서, 충분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3시간 이상 숲 속에 머물러야 제대로 된 산림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연휴양림 찾으면 다양한 숲 문화체험 가능

    자연휴양림은 캠핑장을 비롯한 숙박시설은 물론 숲 문화를 체험하고 자연학습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곳에는 통나무로 만든 숲속의 집과 오토캠핑장, 캠프파이어장, 야영장, 매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어 가족과 함께 찾기에 좋다.

    도내 자연휴양림은 모두 12곳으로 국·도·시군 휴양림이 8곳, 국유림 2곳, 사유림 2곳 등이다. 현재는 주말에만 사람이 몰리지만, 곧 성수기가 되면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자연휴양림을 이용하려면 이른 예약이 필수다.

    휴양림에는 침구는 갖춰져 있는 경우가 있지만, 주방용품이나 생필품 등은 개인이 준비해야 한다. 전화로 확인해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모기나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약은 반드시 준비하고, 산속은 밤에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자연휴양림은 일반적으로 산림욕뿐 아니라 자연체험학습, 심신수련, 숲속의 명상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숲 해설가가 있는 곳도 있어 자녀들의 자연체험학습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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