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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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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하순희

  • 기사입력 : 2014-05-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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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하면 젖어오는 서러운 그대 이름

    꽃보다 더 아름다운 가로수 잎길 걸으며

    안으로 젖어서 운다

    푸르게 흔들리며



    어느 먼 시간 건너

    만나질 인연이기



    움트는 나뭇잎처럼

    수수꽃다리 보랏빛 등처럼



    이리도 애절한거냐

    이리도 아픈거냐

    ☞ 인연은 먼 시간 먼 길 돌아와도 만나면 좋겠다. 쉽게 떠나보내지 못하고 남겨지는 시간만큼 더 애절하고 아팠으면 좋겠다. 아무리 나뭇잎 지고 새 잎 푸르게 움튼다 해도 안으로 곱절은 젖어서 흔들리면 좋겠다. 삶이 허무하고 상처투성이라 백날은 울어야 지워지고 그 기억 허물어지면 그때쯤 마음 추스르게 되면 좋겠다. 모든 것이 아닌 듯 또 모른 척 무심하게 흘러가버리기도 한다면 좋겠다. 오늘 지나고 내일 지나 시인의 시보다 애타게 기다린 다음 생은 서러운 그대 이름 누구든 먼저 기쁘게 알아보면 참 좋겠다. 그것도 아니라면 수수꽃다리 보랏빛 등처럼 눈물로도 잊지 않고 기다리겠다 말하고 싶은 약속 두 손 꼭 잡고 쥐어준다면 정말 좋겠다. 김혜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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