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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녹차 만들기 체험

예쁜 찻잎 따서 덖으면 찻잔 가득 은은한 행복

  • 기사입력 : 2014-05-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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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군 화개면 삼신마을 녹차밭에서 김미진(왼쪽)·백선애씨가 녹차 잎을 수확하고 있다.

    덖기

    식히기

    비비기

    건조하기

    마시기




    찻물에 5월의 연둣빛 신록이 푸르게 일렁인다.

    아프게 부대끼던 일상을 내려놓고 동그란 찻잔을 두 손 모아 받쳐든다.

    녹차 한잔에 눈도 씻고 귀도 씻는다.

    편안함이 심신을 적신다.

    은은한 푸른 빛 다향이 춘심을 불러일으키며 잊고 있던 설렘의 순간도 기억나게 한다.

    한 치가 될동말동한 찻잔에 수없이 많은 잔상이 맺혔다가 이내 가라앉는다.

    차 한잔이 갖는 위력이 참으로 대단하다.

    평소 잘 하지 않던 먼 산 바라기도 찻잔을 내려놓으면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시간이 이렇게 가는구나, 세월이 또 이렇게 가고 있구나’가볍고 깨끗한 차맛이 마음을 제대로 내려놓게 한다.

    마음이 바쁘면 차를 따르고 찻물을 바라보고 잘금거리며 한 모금씩 마시는 이것을 못할 것이다.

    녹차 수확기를 맞은 하동군 화개면 다원들이 오는 9월까지 체험 행사를 한다는 소식이다.

    눈부신 5월 햇살을 받으며 푸르게 익어가는 차밭으로 달려간다.

    감질나게 코끝을 맴도는 다향을 원없이 흠뻑 맡아볼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연분홍 꽃송이 흐드러지게 만발했던 하동 십리벚꽃길은 입하(入夏)를 지나면서 싱싱한 초록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글= 황숙경 기자 hsk8808@knnews.co.kr 사진= 전강용 기자 jky@knnews.co.kr




    ◆녹차 만들기(찻잎 따기→ 선별하기→ 덖기→ 식히기→ 비비기→ 건조하기)

    녹차 만들기 체험을 하려면 재료가 있어야겠다. 소쿠리 하나씩 들고 차밭으로 향한다. 구불구불한 차나무 행렬이 산 능선과 맞닿으며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고 있다.

    “좋은 차가 되려면 1창2기 채엽해야 됩니다. 잘 보세요. 똑 소리 나게 깔끔하게 따세요.”

    삼신녹차정보화마을의 황진랑 사무국장은 녹차 무지랭이 체험단에게 찻잎 따는 시범을 보인다. 1창2기(一槍二旗)란 가운데 심 하나를 중심으로 달린 연한 잎 두 장을 말하는데, 마치 창처럼 생긴 새 움에 두 개의 깃발이 달린 듯하다고 붙여진 말이다. 찻잎을 딸 때 1창2기를 기억하고 따란다.

    시작부터 제법 섬세한 작업이다. 단단하게 웅크린 차나무는 온몸에 새잎을 달고 있다. 어린 연둣빛 잎이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윤이 난다. 작설(雀舌)이라더니 정말 새 혓바닥 같다. 한 시간 동안 여기저기 골을 옮겨 다닐 필요도 없이 1창2기의 채엽은 몇 그루 나무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화개 동천의 물소리, 산새 지저귐이 차밭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체험장으로 내려와 각자 자기 소쿠리의 찻잎을 선별하는 선엽작업을 한다. 찻잎에 붙은 이물질이나 올챙이 모양을 한 과두형 찻잎을 골라낸다. 욕심 없는 차분한 마음으로 따온 소쿠리 안에는 골라낼 게 별로 없다는데, 찻잎 따는 데도 마음 수양이 필요한 모양이다.

    다음은 차 만들기 과정 중 가장 중요하다는 살청(殺靑), 즉 첫 덖음 과정이다. 팔토시와 두꺼운 목장갑으로 중무장을 하고 가마 앞에 섰다.

    “녹차는 덖음의 예술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차맛의 90%를 좌우하는 게 지금 해볼 덖는 과정입니다.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만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솥이 뜨거워 딴생각도 못하겠지만 타이밍을 놓치면 찻잎을 태워서 못쓰게 돼버려요.”

    덖음 시연에 나선 삼신녹차정보화마을 이상기 위원장의 설명을 듣고 체험단이 살짝 긴장한다. 전통식으로 하자면 나무로 불을 지펴야겠지만 요즘은 대체로 가스를 사용해 가마솥을 데운다. 편리할 뿐만 아니라 일정한 화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곡우 전에 따는 우전은 350~400도의 온도에서 덖는데, 5월 초순의 잎은 세작과 중작 사이로 대략 300도 내외에서 덖는다. 솥의 온도를 가늠하느라 물을 부어본다. 적정 온도가 되면 구슬처럼 또르르 구르는 물방울을 확인할 수 있다.

    덖는 자세도 중요하다는데, 뜨거운 가마솥 앞에서 자칫 멈칫거리면 찻잎이 타버리므로 집중한다. 양손으로 찻잎을 쥐었다 놓기를 반복하면서 오른쪽으로 재빨리 돌리며 덖는다. 차를 덖는 이유는 발효를 억제하고 수분을 제거해 오래 보관하기 위한 것이므로 따닥따닥하는 덖음소리와 함께 김이 올라와야 한다. 말 그대로 푸른기가 가시고 찻잎이 숨이 죽어 살청이 되면 가마솥에서 꺼내 펼쳐 놓고 열기를 뺀다.

    잠시 기다려 찻잎이 어느 정도 식고 나면 잎을 손으로 비벼주는 유념작업을 하게 된다. 식힌 잎을 두 손 안에 들어올 정도의 크기로 공처럼 감싸 쥐고 손목으로 돌려가며 비비는데, 이때 한 방향으로만 돌려야 돌돌 말려 있는 예쁜 외형의 녹차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유념판 위에서 가볍게 10분 정도 굴리고 즙이 나올 때까지 30분가량 비벼준다.

    유념은 찻잎에 자극을 주어 차가 잘 우러나게 하고 수분을 고르게 해 맛과 향이 좋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덖음과 함께 녹차 만들기의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므로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는 과정은 아니다. 너무 약하게 비비면 차맛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고 너무 강하게 비비면 찻잎이 부서져 차 찌꺼기가 많이 생긴다고 하니 비비는 손에 정성을 모아야 한다.

    예부터 구증구포(九蒸九曝)라 해서 덖고 식히고 유념하는 과정을 아홉 번 거쳐서 최상급 차를 만든다고 하는데, 요즘은 대체로 3~5번 정도 줄여서 한다고 한다. 유념 후에 찻잎을 채반에 고루 펼쳐 널어서 햇볕에 건조시키면 녹차 만들기가 끝이 난다.





    ◆발효차 만들기

    차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색(色), 향(香), 맛(味)이 달라지고, 발효 여부와 찌는지 볶는지에 따라 또 이름이 달라진다. 만들기 체험을 한 차례 하고 나니 녹차의 떫은 맛과 차가운 성질을 꺼리는 이들이 많이 마시는 발효차 황차의 제조법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삼신녹차정보화마을 이상기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건조와 덖음 과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찻잎을 따서 그늘에 시들게 한 후 일광 위조(햇볕에 말림), 실내 위조(그늘이나 실내에서 말림)를 거친다. 이때 자주 뒤집어 주어서 향 깨우기를 한다. 덖기 전 햇볕과 그늘에서 말리는 과정을 통해 찻잎은 이미 30% 가까이 발효된다고 한다. 다음 단계로 적당히 마른 찻잎을 100~120도 정도의 가마솥에서 풋내가 없어질 때까지 타지 않게 덖는다. 덖은 후에는 바로 손으로 비비는 유념을 하지 않고 물수건으로 잠시 덮어 두어서 찻잎을 부드럽게 해준다. 그런 후에 다시 덖고 식혀서 유념한 후 완전히 건조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국식 발효차 황차는 빈속에 마시면 쓰린 느낌을 주는 녹차와는 달리 포만감을 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려낸 찻물 색이 노란빛이어서 ‘달빛차’라는 별칭이 있다.




    ◆녹차의 효능

    만들기 체험이 끝나고 시음회를 가졌다. 찻물을 끓이고 다완에 부어 식히고 또 차를 우려내고, 녹차 한 잔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서두르지 않고 굳이 정형화된 다도를 따르지 않아도 다분히 정갈해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첫 번째 잔과 두 번째 잔의 미묘한 맛 차이를 느껴보면서 녹차의 효능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성인병 예방에서 다이어트에 이르기까지 녹차의 효능은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먼저 녹차 카페인은 각성 작용이 있어 머리를 맑게 한다. 녹차에 함유된 카페인은 활성 카페인이므로 72시간 내에 체외로 배설되며 중독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다량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돼 있어 체내 효소의 활동을 도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특히 피로 해소, 이뇨 작용, 숙취 해소, 소화 및 배설 촉진 등의 작용이 뛰어나다고 한다. 타닌, 비타민C, 비타민P(바이오 플라보노이드) 등의 항산화 영양소는 인체의 세포나 기관의 산화를 억제시켜 암, 성인병 등의 예방과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고, 지방질을 잘 분해해서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당뇨병 등을 예방한다. 불소와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구취를 제거하고 충치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거기다 강한 알칼리성 음료여서 갈증을 가시게 하는 데도 탁월하다고 한다.

    도움말〓삼신녹차정보화마을(http://samsin.inv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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