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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단 한 장면 때문에 영화에 출연했죠"

  • 기사입력 : 2014-05-10 1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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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승룡 주연의 영화 '표적'에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비중이 커지는 인물이 있다. 초반 50분까지는 거의 한 장면밖에 나오지 않지만, 끝으로 치달을수록 류승룡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캐릭터다. 비리 경찰 송 경감 역을 맡은 배우 유준상이 그 주인공이다.

    탄탄한 드라마로 만드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지만, 그는 애초 영화에 출연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뮤지컬·영화배우·드라마·가수·작곡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느라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표적'의 대본을 받을 때도 외국에 있었다. "초반에 한 컷밖에 분량이 없어서 고사"했으나 극 중 너무나 인상적인 한 장면이 자꾸 그의 마음에 맴돌았다. 여기에 삼고초려에 가까운 제작진의 끊임없는 구애가 있었다.

    밤늦게까지 공연을 하고, 다음 날 아침 촬영을 나가야 하는 피곤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유준상은 "너무나 마음에 드는 단 한 장면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표적'에 합류했다.

    "중반까지 한 장면밖에 나오지 않아 어떻게 하면 짧은 장면 안에서 캐릭터를 소화하고 설명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시나리오 안에서는 저를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었죠. 결과적으로 시나리오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좀 더 나은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놓고 제작진과 많이 연구했습니다."

    유준상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고심 끝에 그가 출연한 '표적'은 한 번 타면 끝날 때까지는 멈춰 서지 않는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다. 시작과 함께 추격전이 이어지고, 액션 장면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유준상도 영화 막판 류승룡과 일대일로 맞붙는 액션 장면을 선보인다.

    "촬영장에서는 류승룡 씨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액션 장면을 찍었어요. 찍기 전에 말도 안 하고 감정을 다스렸죠. 밤을 지새우며 찍었는데, 감독님이 저희 둘이 등장하는 액션 장면이 마음에 든다며 계속 롱테이크로 갔어요. 결국, 거의 탈진한 상태에 이르렀죠. 옆 사람들이 저를 두고 진짜로 많이 맞은 사람 갔다고 이야기했어요. 사실, 몸은 있는데 영혼은 어디로 날아간 듯한, 그런 느낌이 들던 상태였던 것 같아요."

    사실, 몸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탈진했던 적도 있었다. 약 10년 전, 계속되는 드라마 촬영으로 소진돼 갈 즈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청객처럼 불쑥 찾아왔다. 아침드라마에서 대하드라마까지 다 촬영하면서 탤런트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할 때였다.

    "드라마 '토지'를 찍으면서 매우 좋았어요. 원작자인 박경리 선생님도 만나 뵈었죠. 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하던 시기였어요. 그동안 드라마를 많이 찍었으니 당분간 영화만 찍어야겠다고 결심했었죠. 한 5년간은 영화만 찍었던 것 같아요."

    유준상은 한동안 '나의 결혼 원정기'(2005)나 '리턴'(2007) 같은 상업영화도 찍었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 '로니를 찾아서'(2009), '하하하'(2009) 같은 저예산 독립영화에 주로 출연했다. 특히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는 5편이나 출연하며 그의 페르소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런 분들의 작품은 상업영화에서 볼 수 없잖아요. 의미도 있고요. 당시 저는 정말 다양성이라는 말을 다양하게 실천도 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더불어, 일도 즐겁게 하고요."(웃음)

    그는 최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때문에 1년 치 울을 양을 다 흘렸다고 한다. 프랑켄슈타인의 주변인이 대부분 죽는데 그들이 죽을 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눈물 흘리면서 노래를 부르지 못했는데, 요즘은 울면서 노래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며 "매일 공연하기 때문에 연기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훈련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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