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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40) 친환경 생태농업

생태계 살리고 안전한 먹거리 키우는 ‘건강한 농사’

  • 기사입력 : 2014-06-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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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봉하마을 친환경 논습지 생태체험장에서 한살림경남 강의에 참석한 수강생들이 논 생물을 채집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한국논습지네트워크 임점향씨가 수강생들이 잡아온 논 생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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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농산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친환경 농산물은 사람 건강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터전인 환경을 해하지 않는 재배·유통방식으로 나온 농산물을 가리킨다. 친환경 농업은 무엇이며 왜 필요할까.


    ◆논에도 우리와 같은 생물이 살아요

    한 손에는 밀가루를 거를 때 쓰는 채를, 한 손에는 투명 플라스틱 컵에다 붓을 꽂고 비장한 얼굴로 논으로 향한다. 논흙을 뜬 채를 물에 흔들다 붓으로 흙을 조심스레 뒤적거린다. 곳곳에서 ‘으악!’하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처음 보는 아이들(?)을 마주해서다. 처음 보니 징그러운 아이들이 많다. 그래도 이름이 궁금한 나머지 선생님을 찾는다.

    김해 봉하마을 친환경 논습지 생태체험장에서 한살림경남 식생활교육강사 양성과정 강의 가운데 8번째인 ‘친환경 생산의 이해’ 현장수업 장면이다. 비명을 지른 건 옛일이라는 듯 모두 새로운 생물을 찾는 재미에 빠졌다. 논에 빠지기도 하고 바지와 신발이 흙탕물이 돼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강사인 한국논습지네트워크 임점향씨가 학생들이 잡아 온 논의 아이들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논우렁이, 늑대거미, 또아리물달팽이, 물벼룩, 개구리, 잠자리유충, 송사리 등 육상과 수상을 가리지 않는다.

    “빨간 실 같은 얘는 깔따구예요. 깔따구는 진득한 논에 구멍을 뚫어서 산소를 공급하고, 미꾸라지의 먹이가 돼서 생물이 다양해지는 데 도움을 줘요. 실지렁이도 그렇고요. 이런 것들이 많이 있는 논이 좋은 논이죠.”

    우리가 먹는 쌀이 재배되는 논에도 생태계가 있고 우리도 생태계, 먹이사슬의 일부임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농약과 비료를 안 쓴 농산물 자체만 보지 말고, 우리 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가운데 내 먹거리도 자라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해요.”

    전북 완주에서 매주 두 번씩 수업을 위해 창원을 찾는다는 한경남(45·전북 완주군 용진면)씨는 “논 생물들을 보니 제초제 같은 걸 확실히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른들은 써야 한다 하시지만…. 어려워도 유기농법으로 바꾸려고요.”


    ◆친환경 생태농업이란

    친환경 생태농업은 농업과 환경을 조화시켜 환경을 보전하면서 농산물의 안전성을 함께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농업’이다. 합성농약과 화학비료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하고 농업·축산업·임업 부산물의 재활용 등을 통해 농업생태계와 환경을 유지하고 보전하면서 생산한다.

    1970년대부터 떠오른 친환경 생태농업은 안전한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외국산 친환경 농산물 수입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더해지면서 늘기 시작했다. 친환경 생태농업의 산물이 우리가 시장이나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이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유기농, 무농약 농산물을 구별하지 않고 혼용해 쓰지만, 1999년부터 도입된 우리나라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도에 따라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으로 나눈다.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친환경농업 육성법)에 따라 농산물품질관리원과 관리원에서 지정한 업체로부터 인증받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경남의 친환경 생태농업

    경남은 2013년 기준으로 일반재배 농지면적의 7.3%(1만1573㏊/15만9863㏊)가 친환경 농업(유기·무농약·저농약)을 하고 있다. 전국 비율보다는 낮지만 점차 늘고 있다. 2009년에는 친환경농업 육성법에 따라 ‘경남도 친환경농업 육성조례’를 만들었다. 도는 2015년까지 친환경 농산물 재배면적비율을 12%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화학비료·농약 사용량을 매년 3% 이상 줄이고, 친환경농업 생산비도 20%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농업지구 조성, 친환경농자재 지원, 생태농업단지 조성, 친환경유기농박람회 참가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의령·함안·창녕·합천은 지역별로 특화된 친환경농업단지를 만들어 낙동강권 친환경농업벨트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100명의 분야별 전문가들을 위촉해 친환경 농업의 시행착오를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친환경 생태농업 현장컨설팅은 도내 농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남도 친환경농업과 노현기 주무관은 “다른 시·도에서도 친환경 생태농업에 대한 교육을 하지만 1대 1로 찾아가 생산부터 유통, 가공, 인증까지 밀착지원하는 곳은 없다”며 “전액 무료로 지원하기 때문에 이 사업으로 도내 친환경 생태농업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태농업의 선두주자, 봉하마을

    지난 2008년 설립된 ‘영농법인(주)봉하마을’은 도내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친환경 생태농업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곳은 논도 자연환경이라고 생각하며, 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축분을 충분히 발효시킨 완숙퇴비를 사용해 농사에 중요한 지력을 높이고, 제초제 대신 오리와 우렁이로 잡초를 없애 유기농 쌀을 생산하고 있다. 5개 마을 167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주)봉하마을의 친환경인증 농산물 재배면적은 약 150ha이며, 지난해 900여t의 쌀을 거뒀다. 경작한 쌀을 1t 단위로 바로 방앗간으로 갖고 와 묵은쌀이나 수입쌀을 섞는 것을 원천차단해 깨끗이 도정하고, 생산현장 관리를 철저히 하기에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그 결과 2010년엔 경남에서 최초로 농산물우수관리시설인증(GAP)를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친환경생태농업 ‘대상’을 수상했다.

    (주)봉하마을 김정호 대표는 논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이 좋은 쌀을 생산해낼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둠벙을 만들어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수확기가 지나서는 철새들이 쉬어갈 무논을 만들고, 먹이가 될 식물을 심었다. 그는 “논이 하나의 자연이고, 인간도 다양한 생명 중 하나라는 생각보다 아직 ‘논이 벼를 키우는 농장’이라는 관점이 팽배해 마을주민들의 생명과 환경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지 못하고 미흡하다”며 “경제적 이득에 매몰되지 말고, 교육 등으로 다양한 생명들이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인식을 정립해야 신뢰받는 친환경 생태농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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