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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42) 창원 도심 침수

물샐 틈 없어 ‘물난리’… 10년간 43곳 침수피해

  • 기사입력 : 2014-06-2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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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모바일프라자 앞 도로에서 지난 12일 오후 지나가던 시내버스가 갑자기 솟구치면서 운전기사와 승객 등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은 맨홀 뚜껑이 튀어 올라 버스 아래를 친 것이고, 맨홀이 튀어 오른 이유는 기습적인 폭우로 수압이 상승하면서 맨홀이 압력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시간당 강우량은 10㎜정도였다.

    창원 같은 대도시는 도시화율이 높고 대부분 포장이 돼 있어 물이 스며들어 빠져나가는 투수율이 낮다. 최근 폭우가 국지성 게릴라성의 경향을 보이고 있어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릴 경우 하수처리용량이 이를 버티지 못해 범람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창원지역의 경우, 내동과 팔룡지구(창원공구상가·대원현대아파트), 명곡지구, 소계지구 등은 폭우만 쏟아지면 침수로 주민 등이 불편을 겪는다. 불투수면적은 높고, 하수처리용량은 낮고 여기에다 마산만이 만조일 경우에는 내린 비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바닷물이 역류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곳이다.

    ◆일상화된 이상 기후= 경남발전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기후변화시대에 부응한 경남 도시홍수재해 저감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의 침수 위험도가 높아진 것이 수치로 나타난다.

    창원시(의창·성산·마산합포·마산회원·진해구)는 1990년대보다 2000년대에 극한강우사상빈도(시간당 50mm 이상 비가 내리는 날의 수)와 일강우사상빈도(하루 강우량 150mm 이상 일수)가 모두 상승했으며 이는 도내 다른 시·군보다 훨씬 높다.

    창원시의 최근 10년간 기상특보 발효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339회 중 폭우특보가 115회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폭우는 이제 일상화됐다.

    ◆물 샐 틈이 없다= 도시화율은 도시지역(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비율을 뜻한다.

    창원의 도시화율(2012년 기준)은 95%가 넘는다. 경남 평균 84%보다 훨씬 높고, 전국 도시화율(91%)에 견줘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도시화율이 높은 곳은 불투수면적도 높다. 내린 비가 스며들 틈이 없는 것이다. 경남도에 따르면 창원(성산·의창구)의 불투수포장면은 49.7㎢로 여타 시 지역에 비해서도 높다. 폭우가 내려도 땅으로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저지대나 하수관거, 혹은 하천으로 많은 양의 물이 몰리고, 침수와 범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내린 비는 하수관거 혹은 우수관거를 통해 하천으로 흘러가고, 이는 마산만을 통해 바다로 빠져나간다. 그러나 창원시의 배수처리능력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

    우수기를 앞둔 시기, 구청마다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하수관을 준설(쌓여있는 토사와 슬러지를 제거하는 일)한다. 그러나 시간당 30㎜가 넘는 폭우에는 역부족이다.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창원시의 방재성능 목표는 오는 2015년까지 시우량 80㎜로 책정돼 있지만 현재 창원 도심의 하수처리능력은 시우량 20㎜안팎에 머물러 있다. 시간당 10㎜ 비에도 하수관로가 수압을 못 이겨 맨홀이 튀어 오르는 현실을 생각하면 실제 처리용량은 더 낮을 수도 있다.

    ◆도시홍수위험도= 경남발전연구원이 도내 전 시·군의 홍수위험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창원의 5개 구와 사천시, 거제시 등이 도내에서 홍수 취약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많고 도시화율이 가장 높은 창원이 역설적으로 자연재해, 특히 홍수에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 것이다.

    지난 10년간(2003~2012) 창원에서는 폭우(태풍·호우)로 27명이 숨지고, 60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8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건물과 농경지 침수 등으로 10년간 재산피해액은 3468억원에 달한다. 침수지역은 43개소에 침수면적은 3.246㎢에 이르고 있다.

    창원은 소방방재청이 매년 발표하는 지역안전도 진단 결과에서도 전국 최하위 수준을 맴돌고 있다. 2년 연속 10개 등급 중 9등급을 기록했다.

    안전도 진단은 위험환경(최근 10년 재해발생빈도, 피해규모, 지형적·사회적 취약요소 등 11개 항목), 위험관리능력, 방재성능을 점수화한 것이다.

    ◆대책은 없나= 경남발전연구원은 도시홍수재해 저감방안 보고서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시간당 50㎜ 이상 강우 발생횟수가 1970~80년대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지역여건에 맞는 홍수량을 산정하고, 도시계획 단계부터 홍수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도록 제안했다.

    또 홍수지도를 만들어 범람구역을 미리 알려줌으로써 방재계획 수립과 사전대비, 피해 최소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곤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밖에도 배수펌프장 용량을 키우고, 행정구역별로 달리하는 하천관리를 하천의 위험성에 따라 통합 관리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종합돼야 홍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전국 10개 도시에 대해 재해 예방형 도시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경남·부산·울산의 지자체 중 유일하게 창원시가 선정됐다. 이 사업은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재해위험성을 분석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토지이용 대책, 기반시설 대책, 건축물 대책 등을 수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상습침수지역을 방재지구로 지정해 위험시설의 건축 자체를 제한하고, 도심 저지대에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원·녹지를 확충하며, 강우시 예상되는 침수 높이 이상으로 건축물의 높이도 조정하는 것이다.

    내달 3일 국토교통부의 의뢰를 받은 전문기관이 창원을 찾는다. 6개월간 심도 깊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 창원시의 재해위험성을 정확히 분석한 후 맞춤형 대책을 제안한다.

    박영진 창원시 도시계획과 주무관은 “도시계획과 방재 전문가 집단이 연구를 통해 결론을 낼 것이고, 시에서는 재해위험성을 감안해 도시계획을 수립, 당장 필요한 것들은 우선 시행하는 등 재해안전도시의 모델을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차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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