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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7~8월이 절정… 경남의 연꽃기행 어디로?

넘실대는 초록물결 위로 서서히 번지는 분홍빛 미소

  • 기사입력 : 2014-06-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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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주남저수지 탐조대 앞 생태연못에 연꽃 봉오리들이 하나씩 하나씩 분홍 꽃을 피우고 있다./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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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함양군 함양읍 상림공원 연꽃단지에 꽃망울을 터트린 연꽃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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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용으로 약용으로 어느 부분도 버릴 게 없다는 연꽃. 아름다운 다화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연화차는 여름철 더위에 지친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사진은 한국차문화연합회 창원지회 옥희연 회장(오른쪽 두번째)과 회원들이 연화차를 시연하는 모습./전강용 기자/


    지난 12일 함안 ‘아라홍련’이 개화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지난 2009년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연꽃 씨앗이 700여년의 시간을 건너 살아있는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도 벌써 5년째. 수백년 된 세 알의 씨앗에서 시작된 신비의 꽃 아라홍련의 자태는 이제 함안박물관 1600여㎡의 연밭을 메우며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연씨의 생명력은 놀랍게도 3000년의 시차도 이겨낸다고 한다. 발아할 온도와 환경이 맞지 않으면 연꽃의 열매인 연자(蓮子)의 배아는 영양을 소비하지 않고 스스로 활동을 정지해 때를 기다렸다 환경이 갖춰진 후 싹을 틔운다고 한다. 모든 식물의 씨앗이 품고 있는 우주가 다 신비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긴 하지만, 연꽃 씨가 가진 생명력은 가히 상상을 불허하는 것이다. 그래서 연꽃은 불멸을 상징하기도 하며, 기도에 염력을 더하도록 염주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연꽃이 가진 의미도 겁(劫)을 거듭하고 피어나는 생명력과 더불어 불교의 성향과 잘 어울린다. 진흙에 뿌리를 박고 탁한 물 속에 자라면서도 꽃 중의 꽃을 피우는 연. 더러움 속에 있으면서 더러움에 물들지 않아서 ‘청정’과 ‘순결’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온갖 희로애락이 가득한 인간세상에서 청정한 본성을 지켜내는 고고한 군자의 이미지를 가진 꽃이다.

    대체로 꽃은 아름다운 여성에게 비유하지만 연꽃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을 원개념으로 하는 비유에도 많이 쓰인다. 크고 작은 악으로 부조리가 가득한 시궁창 같은 현실 속에서도 오염되지 않고 향기를 잃지 않는 사람을 연꽃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귀티 나는 모습만큼 귀한 의미를 지닌 꽃이다.

    연꽃을 손이 닿지 않는 연못 가운데 꽃으로만 접하는 우리는 그림 같은 그 풍경 아래 뭐가 있는지 그려내기가 쉽지 않다. 식탁 위에 오르는 연근조림을 떠올리며 잠시 상상해 보기도 하지만,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수면 아래 실체를 온전히 상상해 내기는 어렵다.

    연은 둥근 막대 형의 뿌리와 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며 자란다고 한다. 가을에 끝부분이 굵어져서 겨울에 연근을 캐내는데, 연근 수확을 위해서 논밭을 뒤집어 연꽃을 재배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시골길을 달리다 물가가 아닌 엉뚱한 곳에서 연꽃밭을 발견하고 감탄해 마지않게 되는 것이다.

    꽃색에 따라 백련, 홍련이라고 부르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연꽃의 연잎은 지름이 40㎝ 정도로 뿌리 줄기에서 자라나와 물 위로 1m 정도 높이 솟는다. 연잎은 물에 젖지 않으며 잎맥이 방사상으로 퍼진다.

    모든 식물에는 산소를 배출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공이 있는데, 대부분의 식물은 비를 맞지 않기 위해 잎 뒷면에 기공이 있다. 그러나 잎이 물에 떠있는 연꽃은 앞면에 기공이 있어 우리 눈에는 마치 물에 젖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빗방울이든 아침이슬이든 연잎 위의 물방울은 동그랗게 맺힌 채 맴돌이를 하다 공기 중으로 증발해 버린다.

    햇빛을 받은 물방울은 초록 연잎의 바탕색과 어울려 살아있는 보석처럼 반짝인다. 따지고 보면 생물학적인 이유가 있는 현상이지만 눈에 보이는 것에만 감탄하는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볼거리가 된다.

    여름맞이 연꽃의 첫 주자는 주변 공원에서 볼 수 있는 수련이다. 물 위로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어 당연히 수련으로 생각하지만, 수련은 물 수(水)자를 쓰지 않고 잠잘 수(睡)자를 쓴다. ‘잠자는 연꽃’이란 뜻이다. 아침 해가 뜨면 꽃잎을 펼쳐 환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오후 5~6시쯤이면 꽃잎을 오므려 닫아버린다. 마치 자려고 문단속하는 듯하다는 것이다.

    연꽃 중에 가장 작은 어리연은 손톱만한 작은 꽃을 피운다. 흰 꽃잎에 노란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 전체가 잔털처럼 갈라져 있는 귀여운 꽃이다. 노랑어리연은 노란색의 작은 연꽃이지만 어리연보다는 크다.

    희귀종인 가시연은 독특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꽃대가 짧으며 이름 그대로 온통 가시로 뒤덮여 있다. 네 개의 진한 자주색 꽃받침 안에 작은 꽃을 피운다. 가시연의 크고 둥근 잎은 가시처럼 보이는 요철로 뒤덮여 있고 지름이 2m 가까이 되기도 한다. 잎 뒷면이 붉은 자주색을 띠는 것도 특징이다. 늦게 피므로 8월경에야 그 진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여름을 나면서 꽃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벌집 모양의 열매가 제 모습을 드러내는데 연실(蓮實) 혹은 연자, 연밥이라 부르며 꽃꽂이 재료로 많이 쓰인다. 지구상의 식물 중 생명력이 가장 길다는 연씨가 그 속에 들어 있다. 연꽃은 꽃이 지고 열매 맺는 보통의 식물들과 달리 꽃과 열매가 함께 달린다 해서 다산의 상징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툭 트인 주남저수지 연꽃 단지 가운데 서면 초록색 넙적한 연잎들이 파도처럼 넘실넘실 밀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수면 위로 1m 남짓 올라온 줄기는 자잘한 가시를 두르고 있는 탓에 내 몸에 손대지 말라는 듯 제법 까탈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이리저리 무심하게 부는 바람에는 맞서지 않는다. 초록잎을 너울거리며 유연하게 잘도 흔들거린다. 연잎의 움직임 따라 알 수 없는 감동이 울렁거린다.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의 방향처럼 어지러운 세상을 사는 인간에게 주는 위로의 군무로 봐도 될까.

    마치 기도하는 손처럼 예쁘게 오므린 홍련이 연잎의 파도 속에서 하나둘 솟았다 꺼졌다 한다. 어쩌다 활짝 핀 연꽃송이는 은은하면서도 화사한 한복 차림의 새색시처럼 어여쁘다. 꽃송이만큼 고요하고 고운 맘이 생기는 듯하다. 연꽃 풍경이 주는 평화이다.

    이달 들어 하나둘씩 피기 시작한 연꽃은 7~8월에 절정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아침 나절에 보는 연꽃이야말로 진짜라고 하니 연꽃 기행에 나서려면 아침 일찍 나서는 게 좋겠다. 꽃이 가진 품격이 깨끗한 아침 공기와 잘 어울려서일까. 해가 뜨면 환하게 피어나고 흐리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꽃 맵시가 좀 덜하다고 한다.

    하지만 구름이 낮게 깔려 있거나 소나기발이 후두둑거리는 여름날의 연꽃도 남다른 정취를 풍긴다.

    부지런히 나서 이른 아침 연꽃지에 서면 연잎 위를 구르는 이슬의 신기한 모습도 볼 수 있다. 반짝이는 보석처럼 희고 투명한 아침 이슬이 녹색 연잎 위를 또르르 구르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연꽃 풍경 속에 담긴 작은 물방울의 모습이 바다나 강, 계곡이 아닌 또 하나의 시원한 여름 추억을 만들어준다.

    황숙경 기자 hsk8808@knnews.co.kr


    ▲창원 주남저수지= 창원시 의창구 동읍과 대산면 일원에 산남, 주남, 동판 3개의 저수지로 이뤄진 배후습지성 호수이다. 창원시에서 농지를 임차해 연꽃단지를 조성했다. 가시연, 백련, 홍련 등 연꽃류와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자연적으로 곤충과 어류도 함께 서식하고 있어 아이들의 습지체험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함양 상림공원= 함양군 함양읍 교산리에 있는 상림공원의 연꽃 연못은 공원 한쪽에 3만3000여㎡ 규모로 조성돼 있다. 300여 종의 연꽃과 수련, 수생식물이 연꽃지를 뒤덮고 있다.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열대수련, 한대수련, 고나상련, 수생 식물들을 원없이 구경할 수 있다.

    ▲창녕 우포늪=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 있는 231만㎡의 국내 최대 자연늪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곳 100선’ 중 2위를 차지한 곳이다. 멸종 위기의 희귀식물인 가시연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진주 강주연못=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일대 1만8000㎡에 달하는 강주연못에는 다양한 종류의 연꽃을 중심으로 수생식물들이 자생하면서 철새와 텃새의 서식처가 되고 있는 곳이다.

    ▲함안 연꽃테마파크=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일원에 약 10만5000㎡ 면적으로 조성돼 있는 생태공원이다. 함안 성산산성에서 발굴돼 꽃 피우기 시작한 아라홍련의 의미를 살려 이름 붙여진 테마파크이다.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연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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