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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65) 섬도 바다도 붉게 물든다… 실안 낙조

하루를 닫으며, 바다를 덮는 붉은 노을
경남 비경 100선 (65) 사천 실안낙조

  • 기사입력 : 2014-06-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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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 삼천포대교 옆 실안마을에서 바라본 낙조. 붉은 노을과 바다, 섬, 죽방렴, 등대가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 위로 솟은 크고 작은 섬과 등대는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출렁거리는 파도 옆으로 구불구불 길게 뻗은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다. 특히 해 질 무렵 이곳의 바다는 붉은 온기로 가득하다.

    사천 8경의 하나인 ‘실안 낙조’는 우리나라 9대 일몰 가운데 하나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을 자랑하는 자연의 풍경이다.

    삼천포대교 옆 아름다운 실안노을길에서 볼 수 있는 실안 낙조는 주변 바다의 죽방렴과 옹기종기 떠 있는 그림 같은 섬들, 그리고 마치 이 풍경을 감안해 일부러 그 자리에 세운 듯한 등대가 어우러져 마치 작품과 같은 경관을 연출한다.

    이곳은 낙조가 시작될 때면 따뜻한 느낌의 색상이 온 세상을 물들이듯 실안만 전체를 감싸고, 푸르던 바다마저도 그 온기로 감싸지는 느낌을 받는다.

    수평선 너머 산자락부터 조각조각 떠 있는 작은 무인도들과 그림 같은 등대와 죽방렴들, 그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마치 고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온 스스로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하는 듯 따뜻하게 감싸주는 편안한 느낌이다.

    실안 낙조는 많은 사진 전문가들의 단골 장소인 만큼 낙조 경관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 사천 앞바다에 펼쳐져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더불어 해안 가까운 곳에 위치한 죽방렴의 모습은 사천이 위치한 지리적 요건이 충족돼야 가능한 그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누군가가 실안 낙조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수십 번 같은 장소에 오가기를 반복했다는 말을 들었다. 이날은 운이 좋았는지 곳곳에 구름이 조금씩 떠 있긴 했지만 해넘이가 시작되고, 그 구간이 되는 곳에는 마치 그 모습을 잘 담으라는 듯 구름들이 자리를 비켜주는 느낌이었다.

    완전히 맑은 하늘에 붉디붉은 풍경은 아니었지만 실안 낙조가 왜 유명한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곳에 온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 우연히 길을 가다 너무나 아름다운 석양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하염없이 감상했던 때가 있었다. 그게 지금 보는 유명한 실안 낙조인지는 훗날 알게 됐다.

    누구나 언제든 한 번쯤은 가보라고 추천하고픈 장소 중 하나인 실안 낙조는 카메라에 담아서 보는 것보단 직접 눈으로 경관을 감상하고 불어오는 바닷바람, 바다 내음과 더불어 잘게 부서지는 파도소리까지 겸한다면 시각, 촉각, 청각, 후각을 동시에 만족시킬 만큼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더욱 가까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실안 낙조 근처에는 사천지역 대표적인 어업 중 하나인 전통 어장 ‘죽방렴’이 해 질 무렵 절경을 뽐낸다.

    이곳 죽방렴에서 어획된 멸치는 맛과 질이 우수해 사천시의 특산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죽방렴은 정치성 어구의 하나로 길이 10m 정도의 참나무로 된 통말뚝을 조류가 흘러오는 방향을 향해 부채꼴 모양(V자형)으로 갯벌에 박아 날개그물을 설치하고, V자의 꼭짓점에 해당하는 부분에 원통형 대나무 통발을 설치해 썰물이 날 때 물살을 따라 통발에 드는 고기를 어획하는 방식을 말한다.

    요즘에는 참나무 말뚝 대신 철근을 박아 놓기도 하는데, 보통 부채꼴 모양으로 박아 놓은 말뚝을 ‘살’, 또는 ‘삼각살’이라 하고 둥그런 대나무 통발을 ‘불통’이라고 부른다. 이 불통은 썰물 때 문짝이 저절로 열렸다가 밀물 때는 저절로 닫히기 때문에 물때가 바뀐다고 해서 통발에 든 고기가 도망가는 일은 없다. 이렇게 불통에 물고기가 갇히면 어부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통발에 든 물고기를 건져 오기만 하면 되는데, 썰물과 밀물 때를 맞추기 때문에 하루 두 번 어획이 가능하다.

    그러나 바다라고 해서 아무 곳에나 죽방렴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말뚝을 박을 수 있을 정도로 바다가 얕아야 하고, 뭍과 뭍 사이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야 하며, 유속이 13~15㎞ 정도로 빠른 물살이 흐르는 물목에 설치해야 한다. 말 그대로 죽방렴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자연 친화적인 방식의 고기잡이라고 할 수 있다. 죽방렴에 드는 고기는 도다리, 숭어, 도미 등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주로 드는 멸치를 최고로 쳐준다.

    죽방렴으로 비늘이나 몸에 상처 없이 건져 올린 멸치는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적으며 비린내가 나지 않아 고급멸치로 인정받고 있다. 남해안 청정지역에 얼마 남지 않은 죽방렴은 옛 선조들의 지혜로움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해안도로 주변에는 낙조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이 준비돼 있다. 사천의 명물인 삼천포대교는 미국 샌프라시스코의 금문교를 연상케 한다. 낮에는 바다를 가르는 범선의 돛대와도 같고, 밤에는 오색 조명이 보석처럼 반짝이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때문에 연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또 해안도로를 품고 있는 선진리성은 바다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에 고려시대부터 조창이 설치돼 주변에 쌓은 토성이다. 선진리성의 역사적 가치는 이순신 장군으로 인해 더욱 빛난다. 이순신 장군은 선진 앞바다에서 거북선을 등장시키며 왜선 13척을 침몰시키는 승리를 거뒀다. 선진리성은 공원으로 정비돼 돌로 쌓은 성의 형태가 잘 남아 있고 안에 이충무공 사천해전 승첩비가 세워져 있다.

    ☞가는 길=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통영~대전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곧장 가면 된다. 또한 사천은 육·해·공 모든 이동경로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과 여객선, 비행기를 타고 방문할 수 있다. 실안 낙조를 보기 위해서는 사천대교와 삼천포대교 사이 실안마을을 찾아야 한다. 도로 이정표만 따라가도 마을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정경규 기자 jkgyu@knnews.co.kr 사진=사천시 제공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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