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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망고, 치즈, 콩고물… 경남의 빙수 맛 대 맛!

오리지널 재료의 정통파와 각양각색 재료의 개성파 격돌
각양각색 재료로 승부 개·성·파
오리지널 팥으로 승부 정·통·파

  • 기사입력 : 2014-06-2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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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강호(팥빙수) vs 신흥세력(과육빙수·인절미빙수·치즈빙수)


    올여름 무더위 식혀 줄 대표 디저트, 빙수가 돌아왔다.

    올 여름 디저트 시장은 빙수로 통일된 듯하다. 길을 걷다 문득 시원한 디저트가 생각나 건물을 올려다 보면 빙수집 하나씩은 있을 정도니 말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통의 여름 디저트, 빙수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그야말로 제왕의 귀환이다.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이상 고온현상 때문인지 빙수를 여름에만 먹는다는 인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재작년만 하더라도 커피전문점에서 계절메뉴로 판매되던 빙수. 지난해부터는 빙수전문점이 생겨나는 등 빙수는 계절 불문 대표 디저트로 자리잡고 있다.

    팥을 이용한 정통 팥빙수부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망고빙수 등 과육빙수, 콩가루빙수까지 ‘전통강호’와 ‘신흥세력’ 간 경쟁이 치열하다.


    ▲식상한 빙수는 가라. 이색(異色)이 승부처다 - 열대과일빙수부터 콩가루빙수까지

    최근 빙수전문점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있다. 바로 팥의 유무(有無)다. 대부분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빙수집은 기존 정통 팥빙수에서 보던 팥, 우유, 연유가 사라지고 열대과일, 치즈케이크 등 색다른 맛의 토핑이 올려진 빙수를 주력 메뉴로 내놓고 있다.

    이들 빙수는 정통 팥빙수에 비해 색감도 맛도 화려하다. 먹어본 사람들의 표현 중 가장 과장되지 않은, 적절한 표현은 아마 ‘처음 먹어보는 맛’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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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차의 망고빙수

    ◇2014년 여름 빙수시장을 이끄는 첫번째 트렌드는 ‘망고’다. 수박, 키위, 딸기 등 다양한 과육 빙수가 이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최근 ‘망고빙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망고와 같은 열대과일 빙수는 소위 말해 외래종이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송된 케이블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대만 편에서 출연자들이 국내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맛이라고 극찬한 뒤 하나 둘 망고빙수를 판매하는 곳이 늘어가고 있다.

    대만표 망고빙수를 맛보려면 대만의 식음료 브랜드인 ‘공차’로 가면 된다. 현지의 제조방식을 재현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겹겹이 쌓인 얼음 위에 생 망고와 샤베트를 올린 것이 전부다. 하지만 공차에서 맛볼 수 있는 망고빙수의 차별점은 마치 대패로 밀어낸 것 같은 얼음이다. 혹자는 결이 살아있는 페이스트리같다고도 한다.

    ◇치즈와 빙수의 만남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상상이 어려울 수 있다. 특유의 향이 만연한 치즈케이크를 올린 일명 치즈빙수가 그 두 번째다. 단순히 생각해 살짝 언 치즈케잌 맛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일반 팥빙수와는 달리 우유얼음을 써 케이크와의 궁합을 높였다. 케이크 자체가 수분을 어느 정도 머금고 있기 때문에 식감이 부드럽고 촉촉해 여성들이 많이 찾는 빙수다.

    전국에 빙수돌풍을 불러일으킨 주역인 ‘설빙’에 가면 진한 치즈향이 맴도는 치즈케이크빙수를 맛볼 수 있다. ‘치즈설빙’이라 이름지어진 이 빙수에는 우유얼음 위에 조각 치즈케이크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견과류와 크랜베리가 올려져 있다. 진한 치즈맛을 위한 치즈가루도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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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썸플레이스의 티라미수빙수

    지난해 투썸플레이스가 내놓은 티라미스 빙수가 치즈케이크빙수의 원조격이다. 뽀얀 우유 얼음에 티라미수 케이크를 얹어 커피, 카카오의 향은 물론 치즈케이크의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어 매출의 효자메뉴로 자리잡았다.

    ◇‘설빙’을 단숨에 메이저급 디저트 카페로 부상시킨 것은 바로 콩고물이다. 언뜻 보면 인절미가 생각나는 탓에 그 이름도 ‘인절미설빙’이다. 설빙이 인기를 끌자 비슷한 분위기의 브랜드들이 앞다퉈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곱게 갈린 우유얼음은 꼭 눈을 연상시키는데, 여기 콩고물과 인절미가 올라가니 미숫가루를 연상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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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빙의 인절미빙수

    최근 유행하는 빙수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시럽 등 첨가물을 최대한 줄이고, 우유 위 콩고물을 듬뿍 얹어 건강까지 챙긴 것이 특징이다.

    한국인 누구에게나 익숙한 맛이지만 우유얼음과 만나 빙수로 재탄생하며 색다른 디저트로 자리잡았다. 가까운 곳에서 명쾌한 답을 찾은 기분이랄까. 익숙한 맛에서 새로움을 찾은 기분이다.


    ▲빙수는 역시 팥맛. 정통을 고수한다- 옛날 팥빙수

    새로운 빙수의 홍수 속에서도 정통 팥빙수는 소리없이 강했다. 여름만 되면 길거리에 윤종신의 ‘팥빙수’ 노래가 울려퍼지는 것처럼 여전히 기존 팥빙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얼음, 우유, 팥 등 요즘 인기를 끄는 빙수들에 비해서 초라한 듯 보이는 토핑이지만 옛날을 회상하며 먹다보면 정갈하면서도 단순한 그 때 그 맛에 빠지게 돼 ‘역시 이 맛’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듯하다.

    도내에도 ‘역시 이 맛’을 외칠만한 정통 팥빙수 가게가 몇 군데 있다. 이색적인 맛을 뽐내고 있는 빙수시장에서 정통을 고수하는 가게 중에는 직접 끓여 만든 프리미엄급 수제 팥조림 자랑하는 곳이 있는데 이들 가게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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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가음정 팥이야기

    ◇창원 가음정시장 내 새마을금고 골목에 위치한 ‘팥이야기’에서는 독특해보이지만 익숙한 팥빙수를 맛볼 수 있다. 그릇 가장 아래 담백한 끝맛을 위해 우유를 깔고, 보슬보슬한 얼음을 가득 채운 후 사장 내외가 직접 제조한 팥을 그 위에 듬뿍 올린다. 이 평범해 보이는 빙수에서 도대체 무엇이 ‘독특하다’는 것인지 의아할 수 있지만 마지막으로 하나가 더 올라간다. 정체를 모를 노란색 잼이다.

    단호박을 베이스로 때에 따라 사과, 자두, 복숭아 등 과일로 만들었다는 잼도 역시 사장 내외의 작품이다. 연유 대신 과육의 질감을 살린 잼을 얹으면서 씹히는 맛은 물론 설탕과는 다른 달콤함을 냈다. 빙수는 중국에서 눈에 꿀과 과일즙을 섞은 얼음과자가 시초라니 기원에 빗대면 가장 정통에 가까운 빙수라는 생각이 든다. 진해 중원로터리 근처에도 형제가 운영하는 ‘팥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고 하니 둘 중 가까운 곳에서 맛을 보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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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 복희집 팥빙수

    ◇여지 없이 그냥 팥빙수 맛을 느낄 수 있는 가게도 빠질 수 없다. 마산 창동에 위치한 ‘복희집’이 그곳이다. 44년째 창동을 지키고 있는 이 가게에서는 말 그대로 추억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변하지 않은 의자, 주인, 음식은 우리를 수십년 전 이곳으로 데려간다.

    팥빙수라는 이름에 걸맞게 팥, 얼음, 우유가 전부다. 입자가 고운 눈꽃과 같은 요즘 빙수와는 다른 사각사각 씹히는 얼음이 깔끔함을 책임진다. 심심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맛에 어린시절 집에서 해먹던 팥빙수를 찾는 사람이라면 방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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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수복빵집

    ◇전통하면 빠질 수 없는 도내 유명한 팥빙수집이 또 있다. 68년 전통을 자랑하는 진주 평안동 ‘수복빵집’이다. 여름이 아니어도 70년 가까운 전통의 맛에 손님이 많지만 무더운 여름이 오면 특히나 더하다. 기다리는 사람이 가게 안에서부터 줄지어 서있는 통에 이곳 음식을 편하게 먹으려면 영업개시 전 미리 가서 문 앞을 지켜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복희집’과 같이 결이 살아있는 얼음에 직접 졸인 팥을 듬뿍 얹은 익숙한 비주얼이지만 특이하게도 계피시럽이 더해진다. 부드러운 우유얼음이 아닌 일반 얼음을 써 쉽게 녹지 않으니 시원함을 오래 느낄 수 있는데다 매콤하면서 씁쓸한 계피맛이 깔끔한 끝맛을 책임진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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