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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총리 후보

  • 기사입력 : 2014-06-3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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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신봉승씨가 쓴 ‘세종,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다’라는 책을 보니 조선시대의 역대 왕들 중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코 ‘세종대왕’을 꼽는다고 했다.

    식견과 표준을 갖추고, 실천궁행(實踐躬行)의 삶을 보여 주었다며 설혹 그가 조선왕조 시대의 참판을 지냈다 하더라도 당연히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모셔야 할 인물이란 것이다. 조선의 왕 스물일곱 분뿐만 아니라 역사를 통틀어서도 세종만큼 뛰어난 업적을 남긴 왕은 없다고 본다.

    그다음, 지금의 국무총리 격인 영의정은 누구를 꼽을까? 신봉승씨는 선조, 광해, 인조에 이르기까지 세 번에 걸쳐 영의정에 오른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1547~1634)을 꼽았다. 청백리이자 명재상으로 알려진 황희(黃喜·1363~1452)를 꼽지 않고 왜 이원익일까?

    황희는 조선조의 최장수(18년) 재상으로 기록될 만큼 화려한 정치 경력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요즘 정치판의 청문회를 쉽게 통과할 수 있을까? 어림없을 것이다. 아마 대통령의 지명도 받지 못했을 것이다.

    태종이 장자인 양녕대군을 폐위할 때 ‘폐장입유’(廢長立幼·장자를 폐하고 아랫사람을 세움)에 끝까지 반대하다 귀양까지 갔으니 다음 왕이 된 세종이 아닌, 요즘 대통령이라면 자기를 반대한 마뜩찮은 인물을 총리로 앉히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황금(黃金) 대사헌’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뇌물도 여러 차례 받았고, 간통 혐의도 있었다. 태종 때는 ‘간악한 소인’으로 지탄받았기에 그의 등용을 여러 신하들이 반대했다. 하지만 출신이나 단점, 과거 불문하고 능력자를 찾아 쓴 것은 세종의 능력이다. 왕조시대였으니 가능한 일이다.

    반면 이원익은 그런 면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것 같다. 청문회를 비교적 쉽게 통과할 인물이다.

    인조실록을 보면 ‘40년 동안 정승을 지낸 사람의 집이라는 것이, 두서너 칸의 바람도 못 막는 초가집이로구나! 그의 청렴함은 옛날에도 없는 것이다. 내가 평생 그를 존경하는 까닭은 그의 공로와 덕행만이 아니다. 그의 청렴함을 모두가 본받는다면 무엇 때문에 백성의 근심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말보다 행동을 먼저하고, 원리원칙에 근거한 정론과 확실한 실력, 솔선수범과 관대함으로 반성하게 하는 이원익의 리더십은 64년간의 공직생활 내내 지켜진다.

    요즘 젊은이들의 취직 우선 순위에 공무원은 꼭 들어간다. 그렇다면 최소한 도덕적인 면에서는 흠결을 남기지 않는 훈련이 필요해 보인다. 그건 부모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충’, ‘아무데나’, ‘그것쯤’ 하는 사고를 갖지 않도록 어릴 적부터 훈련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고쳐지지 않는다.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이라는 기사를 봤다.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국무총리 후보를 지명했지만 ‘링’에 올라가 보지도 못하고 KO되고 말았다. 그러니 헌정 사상 처음으로 사의를 표명했던 총리가 유임되는 일까지 발생한다.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적임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야 왜 없겠는가? 그렇지만 그보다도 도덕이라는 잣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되었다. ‘관(官)을 쓰려면 인성(人性-사주에서는 印星이라고 쓴다)을 길러야 관이 보호된다.’ 사주에 있는 말이다.

    역학연구가·정연태이름연구소 www.jname.kr (☏ 263-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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