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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천연기념물 황새가 김해 화포습지에 살아요

김민웅 초록기자(산청간디고 1학년)
일본 황새 복원지역서 태어난 암컷
지난 3월에 첫 발견…별명 ‘봉순이’

  • 기사입력 : 2014-07-0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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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봉하마을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황새. /이찬우 경남람사르환경재단 사업지원팀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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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3월 18일 김해시 화포습지에 반가운 손님이 왔다. 그건 바로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였다. 황새의 다리에 부착된 인식표를 확인한 결과 이 황새는 일본 효고현 토요오카시 황새 복원지역에서 태어난 암컷 황새(J0051)라는 것이 확인됐다. 이제 이 황새는 ‘봉순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이번 일은 큰 의의를 가진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황새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한 쌍이 발견됐으나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희생되고 암컷은 그 뒤로 무정란만 낳다가 1994년 죽어 텃새 황새는 멸종하고 지금은 천수만 등지에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월동하는 10여 마리만 있을 뿐이다.

    봉순이는 야생에 방사한 개체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또 일본의 황새 복원이 매우 성공적이라는 것이고, 우리도 추진 중인 황새 복원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 그리고 야생 황새의 생태를 보다 잘 연구할 수도 있게 된 것, 그리고 동아시아 생태축 복원의 가능성과 생태계 복원에서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증명한 사건이다.

    옛날 황새는 우리에게 친숙한 새였다. 하천 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수초와 갈대가 우거지는 여름에는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거나 쉬는 황새를 쉽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황새는 화포습지 바로 옆에 있는 봉하마을에서 생활한다. 알다시피 이곳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한 뒤 무농약 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오고 있는 마을이다.

    황새는 백로나 왜가리에 비해 먹이섭식능력이 떨어진다. 백로나 왜가리보다 먹이사냥을 잘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먹이사냥을 잘하는 백로나 왜가리는 지금도 우리의 논이나 하천, 습지 등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럼 황새는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먹이 경쟁에서 밀려 멸종된 것 아닌가?’ 하고 물을 수 있으나 그런 환경변화를 초래한 것은 인간이다. 또 그렇기에 황새가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 지역의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고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왜 화포습지인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화포습지와 봉하 뜰은 황새가 먹이활동을 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다. 이 황새는 제 고향에서 먹던 미꾸라지와는 조금 다른 먹이를 주로 섭취하고 있다. 바로 논 뱀장어라 불리는 드렁허리이다. 드렁허리는 뱀장어와 비슷한 생김새로 논둑 주변에 구멍을 파 살며 미꾸라지보다 훨씬 크다. 황새에게 정말 좋은 먹이지만 농약을 많이 치는 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생물이다.

    그동안 강력한 농약의 살포와 인간의 무지로 논과 인간 주변의 많은 생물들이 멸종하거나 그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논을 살리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고 충남 예산군에서 복원 중인 황새를 자연에 방사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여기 화포습지의 황새가 언제 일본으로 돌아갈지 모를 일이지만, 화포의 황새가 예산의 황새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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