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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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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0) 지성목린(至誠睦隣)- 지극한 정성으로 이웃과 화목하게 지내다

  • 기사입력 : 2014-07-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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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이틀 동안 중국 국가주석이자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習近平)이 한국을 공식 방문함에 따라 한국과 중국은 더욱더 가까워지게 됐다.

    시진핑과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은 취임한 지 2년도 안 되어 다섯 번째 만났다. 인접한 국가의 원수(元首) 가운데서도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 특별히 가까운 사이가 됐다.

    외국 원수 중 방문하기 직전에 이웃 나라 신문에 직접 기고한 것도 시진핑 주석이 처음이고, 외국 원수로서 서울대에서 강연을 한 것도 처음이었다. 그의 표현 가운데 “가까운 친척집에 방문하는 것 같다”는 표현은 진정이 담긴 말과 같았다.

    지리적으로 중국은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나라고, 역사적으로도 가장 친근한 나라이다. 1949년 10월 1일 모택동(毛澤東)이 세운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이 창설되기 이전까지는 아주 절친했다. 중공정부가 수립된 이후로 우리와는 이념이 달라 완전히 단절돼 한국사람은 중국에 왕래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1987년부터는 중국에서 초청받은 사람은 중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됐고,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왕래가 크게 늘었으며, 1989년부터는 꼭 가려고 하면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992년에 한중수교가 돼 공식적으로 상호방문이 가능해졌다.

    그 이후 우리나라 사람은 중국에 거의 자유롭게 갈 수 있었지만, 중국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초청하고 일체의 경비를 대어준다는 증명이 있어야 우리나라를 방문할 수 있었다.

    중국도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국외 여행의 제한이 많이 풀렸고 수속도 간단해져, 작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수는 432만명으로, 중국을 방문한 우리나라 사람 숫자 396만명을 추월했다.

    198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기업가들이 중국에 진출해 생산기지로 삼았지만, 지금은 중국이 우리나라를 투자대상국으로 삼고 있다. 작년에 중국 사람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금액은 23억8000만 달러에 이른다. 교역량도 미국과 일본의 것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머지않아 미국·일본·유럽의 교역량을 다 합친 것보다 중국과의 교역량이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1주일에 운항하는 항공편이 800편이라 하니, 두 나라는 실로 한 나라처럼 빈번하게 왕래하고 있다. 북경에서 상해(上海), 남경(南京) 등 웬만한 중국도시에 가는 것보다 서울이나 부산이 더 가깝다.

    특히 중국은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는 물론이고 정치적으로는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일본과 미묘한 경쟁관계에 있고, 북한과도 혈맹의 관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중국과 관계가 너무 긴밀하면 당장 미국이 의심하고 일본이 질투하고, 북한은 화가 난다.

    너무 감상적(感想的)인 외교관계가 아닌, 가장 성실한 자세로 실리적인 외교를 펼쳐서, 중국과 최선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을 잘 활용해야 하겠다.

    * 至 : 지극할 지. 이를 지. * 誠 : 정성 성. * 睦 : 화목할 목.* 隣 : 이웃 린.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여론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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