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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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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토문학동인, 통일의 안부를 묻다

시화전 ‘통일, 안녕하십니까’
19·20일 하동 평사리문학관

  • 기사입력 : 2014-07-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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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지역에서 활동하는 객토문학동인이 오는 19, 20일 이틀간 하동 평사리 문학관에서 시화전 ‘통일, 안녕하십니까’를 연다.

    이번 전시에는 표성배, 최상해, 이상호, 이규석, 박덕선, 이규석, 문영규, 허영옥, 배재운 등 객토문학동인들을 비롯해 이월춘, 박구경, 김진희, 김양채, 김영곤, 장인숙, 양곡, 김연희, 정선호 등 도내 시인 18명이 참가한다. 또한 광주의 고영서, 인천의 최종천, 청주의 이종수 시인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시인 6명도 힘을 보탰다.

    전시 주제는 통일이지만 기존에 봐 왔던 정서적인 통일시를 넘어, 개인이 처해 있는 삶의 현실에 가깝고, 구체적인 고민이 깃든 통일을 담았다.

    성과 계층과 직업을 넘어 시인이, 노동자가, 서민이 바라보는 통일의 모습, 현실적인 실천방법을 묻고 답했다.

    표성배 동인은 “올해로 분단 66년째지만 통일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통일을 노래해도 감상적이고 비현실적 구호에 가까울 때가 많다”며 “이번 시화전으로 통일에 안부를 물으면서 통일에 대해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들쭉술

    이월춘


    해금강 자연산 광어 한 접시에

    평양 대동강 술 공장에서 나온 들쭉술

    진홍색 모시멍게 한 대접은 덤이란다

    팁도 안 받는 동포처녀 김순실이 따라준 들쭉술

    창 밖은 부산처럼 어둠이 내려와 있고

    참이슬 소주 몇 잔에 왁자왁자 사람들과

    남쪽의 쉰이 넘은 비운동권 불량시인

    남포특급시 노동자아파트 짓는데

    백두산 가는 길 다리 놓는데 보탬이 된다면

    헛헛한 웃음을 던지며 한 잔

    정신의 폐허를 건사해온 생의 비린내와

    즐거움 저편의 두려움 바라보며

    본능 속의 온갖 짐승들의 울음소리로 한 잔

    반만 년의 유전자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는

    원시의 말과 몸뚱이에 또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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