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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뜨거운 여름을 독서로 즐기는 유익- 주선태(경상대 축산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07-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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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를 초월해서 독서의 유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미국 토크쇼 시청률 1위의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흑인 사생아로 태어나 가난하고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아홉 살 때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그 후에도 여러 사람에게서 성적 학대를 받았다. 열네 살에는 미숙아를 사산했고, 20대 초에는 마약에 빠지기도 했다. 그랬던 그녀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규칙적인 독서가 있었다. 한마디로 그녀의 끊임없는 독서를 통한 지적 탐구가 인생 역전을 가져온 것이다.

    몇 개월 전 세상을 떠난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는 인종차별정책에 저항한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26년을 복역했다. 그런데 그가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독서계획 작성이었다고 한다. 만델라는 감옥에서 동서양의 수많은 고전을 읽으며,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비로소 ‘우열’이 드러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이 깨달음으로 길고 긴 감옥 생활에도 결코 좌절에 빠지지 않았고, 결국 세계인권운동의 상징이 되어 용서와 화해의 정치를 실현한 결과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나폴레옹도 독서를 많이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769년에 태어나 1821년까지 52년간 살면서 죽을 때까지 8000여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단순히 계산을 해도 1년에 152권, 일주일에 3권의 책을 읽은 것이다. 물론 아무 책이나 무턱대고 많이 읽는 것이 능사라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독서의 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사람은 나폴레옹처럼 많은 양의 책을 읽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한 나라의 장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독서열과 교육열을 꼽는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반대로 독서열은 부끄럽기 그지없는 수준이다. 교육열이 높으면 당연히 독서율도 높아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정반대다. 우리나라 학교 교육이 입시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스스로 읽고자 하는 의욕이 없으면 절대로 이뤄지지 않는 행위로 자발성이 우선 요건이다. 따라서 교육열에 맞는 독서열을 갖춰 우리나라의 장래를 밝게 만들고자 한다면 학생들 스스로 책을 읽게 만드는 뭔가 특별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학생 시절은 독서의 습관을 만들어가는 정말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중·고등 학생들은 과열된 대입 시험 준비로 또 대학생들은 청년 실업이 심각해지면서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스펙을 쌓기 위해 독서와 상관없는 시간을 보낸다. 독서의 습관을 몸에 배게 하기는커녕 책 한 권 읽는 것 자체가 사치로 여겨진다. 그러나 시대의 속도에 맞춰 스스로 변화를 읽고 학습해 나가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독서력이 핵심임을 알아야 한다.

    이제 곧 모든 학교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해서 가을에만 책 읽기가 권장되는데 이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독서를 몸에 밴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독서가 습관이 된 사람은 피서철 바닷가나 계곡에서도 뜨거운 여름의 즐거움을 독서로 즐긴다. 강렬한 여름의 태양 아래에서 세상을 통찰하는 지혜와 삶을 관조하는 여유를 얻는 것이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책을 읽기에 상황이 나빠질수록 더욱 책을 가까이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주선태 경상대 축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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