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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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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 신근노력(辛勤努力)- 힘들게 부지런히 노력하자

  • 기사입력 : 2014-07-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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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자기 자랑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말하지만,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경상대학교(慶尙大學校) 한문학과(漢文學科)에 대해서 소개 겸 자랑을 좀 해야겠다.

    한문학과는 1988년부터 40명씩 학생을 모집했다. 지금까지 26년이 됐는데, 그동안 교수나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 국내 20여개 한문학과나 한문교육과 가운데서 뚜렷한 위상을 확보했다.

    한문학과에서는 600여명의 학사, 60여명의 석사, 6명의 박사를 배출해 냈고, 중등학교의 한문교사도 50여명 배출해 냈다.

    한문학과 교수들이 쓴 논문 숫자가 대략 400편은 넘었을 것이고, 그 가운데 3명의 교수는 개인이 쓴 논문이 이미 100여 편에 달한다.

    또 한문학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남명학연구소(南冥學硏究所), 경남문화연구원 등을 한문학과 교수들이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전국의 모범적인 연구소로 만들어 놓았다.

    남명학연구소의 경우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그 운영방법을 배우러 오고 있다.

    한문학과와 관련, 연구소에서는 매년 5억5000만원의 국가연구비를 지원받아 오다가 최근 지방대학특성화사업에 한국학고전의 세계화사업 3억원을 추가하게 됐다.

    인문한국사업(HK) 4억원, 고전번역원 거점연구소 사업 1억5000만원을 포함해서 매년 8억5000만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아마도 인문계열의 단일학과로서는 전국적으로 이런 데가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학생들 대부분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고, 국내 고적답사는 물론, 중국연수도 지원한다. 또 대학원에 다니면, 각종 연구사업의 보조원, 근로학생 등으로 참여해 학비는 물론, 생활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다.

    남명학연구소 건물 2층에 있는 고문헌도서실인 문천각(文泉閣)에는 서부경남을 중심으로 한 6만여권의 한적(漢籍)이 소장돼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늘 이렇게 이야기한다. “유사 이래로 지금이 한문 공부하기 가장 좋은 시대이고, 세계에서 가장 한문 공부하기 좋은 곳은 경상대학교 한문학과다”, “중국이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 되어가는 세상에 앞으로 한문학만큼 쓰일 데가 많은 학문은 없다.”

    그러나 한문학과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어져 간다. 한문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수가 날이 갈수록 줄어든다. 왜? 한문 공부는 어느 정도 궤도로 올라 자력으로 논문이나 저서를 하는 데는 최소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학생들이 너무 멀게 느껴 아예 포기를 하는 것이다.

    어느 분야의 학문이든지 10년 공부 안 하고 되는 것은 없고, 취업이 보장되는 학문분야는 어디에도 없다. 자신이 그 분야에 정진해 우수한 논문을 발표하면 저절로 이름도 나고 취업도 보장될 것이다. 미리 걱정만 하지 말고, 피땀 흘리며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 辛 : 매울 신. 힘들 신. * 勤 : 부지런할 근. * 努 : 힘쓸 노. * 力 : 힘 력.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여론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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