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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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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68) 거제 와현 모래숲 전망대에서 본 와현만

팔 벌려 푸른 바다 안아주는 모래밭

  • 기사입력 : 2014-07-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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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와현 모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와현만 전경이 펼쳐져 있다.


    가족들과 휴식을 통해 마음을 정화시키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인 휴가 시즌이다.

    계곡과 바다 어느 곳으로 갈지 가족끼리 머리를 맞대보고 고민하다 바다로 결정했다면, 사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거제도를 찾아보자.

    17개의 크고 작은 거제의 해수욕장이 반갑게 피서객들을 맞는다. 지난달 ‘와현 모래숲 해변’이 개장한 데 이어 나머지 해수욕장도 7월 1일 일제히 개장했다.

    와현 모래숲 해변은 수영과 파도타기, 보트, 제트스키, 요트 등 물놀이는 물론 해안과 산, 농원, 원시림으로 연결된 ‘섬&섬길’ 트레킹, 외도 해상관광을 연계해 즐길 수 있는 환상적인 휴양지다.

    와현 모래숲 해변은 국도 14호선을 타고 일운면 시내를 지나 구조라 방면으로 올라가다 보면 와현고개에서 두 번째 좌회전 길로 내려가면 된다.

    첫 번째 좌회전 길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원유비축기지와 서이말등대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의 초입 약수터를 조금 지나면서 도로변 밖으로 조성된 인도데크를 따라 200여m쯤 가다 보면 도로 우측에 ‘와현 모래숲 해변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는 날씨만 좋으면 와현만과 멀리 일본 대마도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망원경, 벤치 등 편의시설은 갖춰져 있지만 주차공간이 없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진시황의 신하 서불이 불로초를 구하러 거제도에 왔다가 해금강 인근 우제봉을 가기 전 와현만 비경을 감상하며 머물다 갔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전망대에서 보면 우측으로는 구조라항, 수정봉, 그 뒤로 해금강이 보이며, 가운데는 황금빛 와현 모래숲 해변, 좌측으로는 예구마을, 내도, 외도의 풍광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전망대 뒤로는 계룡산, 선자산, 옥녀봉, 북병산, 노자산, 가라산 등의 봉우리들이 겹겹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남도내에서 가장 먼저 개장한 길이 510m의 황금빛 와현 모래숲 해변에서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의 아픈 흔적을 지우고 관광지로 다시 부상한 것을 기념하는 작은 행사도 열렸다. 주민들은 돼지머리와 과일을 차린 조촐한 상차림에 고사를 지내면서, ‘또다시 매미 같은 태풍이 불어닥치지 말아달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큰절을 올렸다. 이어 초청 가수의 축하공연과 주민 및 관광객이 참여한 노래자랑을 여는 등 11년 전의 아픔과 고통을 축제로 승화시켰다.

    와현모래숲해변위원회 이성규 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사계절 관광지로 발전하는 와현을 위해 불친절,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간곡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시는 2005년 139억원을 들여 매미의 내습으로 폐허가 된 와현해수욕장을 확장하고 와현마을 복구, ‘매미공원’ 조성 등으로 기존 여름 피서지에서 사계절 휴양지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와현방파제 안쪽 물양장에는 ‘와현유람선’이 운항되고, 그 뒤편에는 ‘씨사이드호텔’, 펜션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2년여간의 복구공사 끝에 2005년 재개장하면서 ‘와현해수욕장’에서 ‘와현 모래숲 해변’으로 명칭도 바꿨다.

    와현 모래숲 해변 해안도로를 걸어 와현유람선사 사무실을 지나 방파제(길이 150여m) 우측 뒤로 보이는 곳이 구조라항으로 큰 가슴으로 와현만을 감싸안은 모습이다.

    구조라항과 구조라해수욕장 사이엔 구조라마을이 있고, 조선시대에 수군들이 주둔했던 ‘구조라진’과 마을 뒤로 우뚝 솟은 수정봉에는 ‘구조라산성’의 흔적이 역력히 남아 있다.

    마을 사이로 난 ‘샛바람길’로 접어들어 수정봉(해발 150m) 정상 전망대까지 가는 시간은 20분 정도 소요된다. 대나무숲 사이로 부는 해풍이 산행으로 맺힌 이마의 땀을 금세 식혀준다.

    와현 모래숲 해변에서 좌측으로 해안도로 산길을 따라 2㎞쯤 가다 보면 와현마을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예구마을이 나온다.

    예구마을에는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찾아든 신자들과 신부가 공동으로 생활한 ‘예구공소’가 있다. 선착장 앞 해상가두리 안에는 우럭과 넙치 수만 마리가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선착장 주변 방파제에 있는 어선 50여척의 어민들은 조업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고, 환하게 켜진 선착장 가로등 불빛 아래에는 밤낚시를 즐기려는 태공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예구마을 앞 물양장에 주차를 하고 공곶이가는길 펜션 옆에서 시작되는 ‘섬&섬길’을 따라 20분 정도 정상으로 오르면 강명식(84)씨가 평생 가꾼 ‘공곶이’의 환상적인 풍경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정상에서 공곶이로 내려가는 돌계단은 동백나무 터널로 돼 있다. 해안으로 내려가는 비탈진 길에는 동백, 수선화, 신선초, 홍가시나무, 종려나무, 설유화, 팔손이 등 온갖 나무와 꽃들이 5만여㎡ 계단식 부지에 심겨져 있다.

    특히 수선화는 국내 최고 품질로 평가받아 한때 일본에 고가로 수출하기도 했다.

    공곶이 아래 바닷가엔 둥글둥굴한 돌이 깔려 있는 몽돌 해변이 펼쳐져 있다. 파도와 함께 몽돌 구르는 소리가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바다 건너(400여m) 가까이에는 에코아일랜드로 조성되고 있는 내도(內島)와 그 뒤로 남해안 최고의 해상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외도 보타니아가 공곶이 품으로 안기기 위해 달려오는 것 같다.

    태평양에서 밀려오는 집채만한 파도를 외도에서 한 번, 내도에서 또 한 번, 최종적으로 공곶이에서 막아준다. 그래서 내만인 와현 모래숲 해변의 수영객들은 해운대처럼 항상 1~2m 높이의 파도를 튜브로 즐길 수 있다.

    공곶이 몽돌 해변 좌측으로 난 섬&섬길의 데크와 오솔길을 따라 원시림을 감상하면서 2㎞ 정도 가다 보면 서이말등대가 나온다.

    서이말등대에서 석유비축기지 관할 초소, 전망대까지 돌아오는 오는 약 4㎞의 숲길 사이에서는 외도와 내도, 해금강과 어우러진 쪽빛 바다와 해안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찾아가는 길

    ●거가대교→송정IC→장승포동→일운면 대명리조트→일운시내→와현고개→원유비축기지로 좌회전 200여m→전망대

    ●대전~통영 고속도로→통영IC→신거제대교→장평동 국도대체우회도로 장승포 방면→아주터널→대우조선해양→장승포동→일운면 대명리조트→와현고개→원유비축기지로 좌회전→전망대

    글·사진= 이회근 기자 leehg@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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