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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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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경남! 더 큰 미래로] 현장을 뛰는 사람들 ③ 김정수(주)다린 회장

샴푸 펌프캡 강자 마산 '다린'의 근무제도 혁신이…
자녀 키우는 주부사원 9시 출근, 관리직은 유연근무제
“플라스틱 펌프캡 세계적 명성 ‘인재 최우선’으로 이뤄냈죠”

  • 기사입력 : 2014-07-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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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수 회장이 펌프디스펜스 자동화설비에서 나온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현장을 뛰는 사람들

    욕실에서 매일 접하는 샴푸, 린스, 보디로션의 용기펌프캡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적당한 압력으로 적당한 횟수로 눌렀을때 적당량이 손에 받혀야 한다.

    이 용기펌프캡에 25가지의 특허기술을 적용,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명성을 날리는 기업이 있다.

    생활용품 플라스틱 펌프와 스프레이 분야 강자로 우뚝 선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주)다린. 이 회사가 이 분야 강자에 오르기까지는 김정수(68) 회장의 남다른 경영철학이 있었다.

    ◆사원으로 입사, 회장까지= 그는 1972년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일본투자기업인 한국캐니온(주)에 사원으로 입사한다. 1년 6개월마다 승진해 1987년 공장장에 오른다. 1989년 노사관계가 악화되자 한국캐니온은 한국 철수를 결정한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아무 대책 없이” 1991년 한국캐니온을 인수한다.

    독자적인 제품과 고객을 확보하지 않으면 언젠가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일본 캐니온에서 퇴직한 기술자 3명을 2년 계약으로 초빙했다. 당시 3명의 보수가 회사의 1년 영업이익을 넘을 정도로 파격적 조건이었다. 회사 형편을 생각지 않고 고임금자를 데려온다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여건만 따지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망할 바에는 새로운 방법을 택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6개월 만에 신제품이 나왔다.

    그의 경영철학은 인재 최우선. 경영을 하면서 사원 때 가졌던 생각을 구체화했다. 일본 기술자 초빙에 이어 직원들을 해외로 유학보냈다. 독일, 미국, 영국 등에 1년씩 5명을 파견했다. 지금 이들이 회사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것은 다 아는데 몸으로 실천은 쉽지 않습니다. 미래를 보고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기업의 무기가 없는데, 어떻게 경제전쟁터에 나갑니까.”

    ●기술 있으니 을(乙)이 아니다=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다린은 대기업과 대등한 지위에서 납품단가 협상을 한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단가인하 요구에 힘들어하는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오히려 매년 7~10% 이상의 단가를 올려받고 있다. 고유의 기술력으로 원하는 제품을 정확한 납기일에 맞춰 주니까 대기업도 다린을 우대한다.

    “기업의 얼굴은 제품입니다. 누구도 따라하지 못하는 특허를 우리는 갖고 있지요. 사실 이 분야는 지적소유권의 전쟁입니다.”

    평균 3개월마다 신제품이 나와 라이프 사이클이 굉장히 빠르다. 그래서 특허가 상당히 중요하다. 간단해 보이는 펌프캡 하나에 25가지의 특허가 들어가 있다.

    그는 그냥 열심히만 일하는 사람은 반기지 않는다. 관행적 근무태도로는 절대 창의적 사고가 안 나온다는 것. 창의적 사고를 가진 사람만이 혁신할 수 있다는 게 지론이다. 사고를 쳐도 좋으니 매일 다른 생각과 다른 방법으로 일하라고 주문한다.

    다린의 강점은 국내 동종업계 최고 기술력. 이노비즈와 벤처기업 인증,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등으로 환경변화에 유기적 대응이 가능해졌다. 사출성형기 60대, 자동화설비 17대, 금형 500벌 등 업계 최다 설비로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종업원이 만족해야 고객도 만족= 다린은 우리나라 주5일제가 시작되기 전인 1993년부터 주5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토요일 4시간 생산량을 하루 한 시간에 5분씩만 더 집중해 일하면 맞출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노동조합을 설득해 과감하게 주5일제를 도입했다. 시행 한달 만에 주6일 근무와 같은 생산량을 달성했다. 토요휴무로 통근버스와 식당을 운영하지 않으니 비용도 절감됐다. 지금은 금요일 오전까지만 근무하는 주 36시간 근무제를 검토 중이다.

    근무혁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관리직종은 유연근무제를 채택했다. 집중적으로 일하고 알아서 퇴근한다. 서울사무소는 아예 사무실을 없애고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오히려 실적이 좋아졌다.

    아이 등교를 돌봐야 하는 주부사원은 9시로 출근시간을 늦췄다.

    “일류 생각을 가진 경영자와 도전정신의 종업원이 있어야 세계에 통하는 제품이 나옵니다. 고객 만족 이전에 종업원 만족이 우선입니다. 회사에 불만이 적어야 고객이 만족하는 제품이 나옵니다.”

    잘 놀아야 일도 잘한다는 그는 사원복지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요트, 승마장, 스크린골프장, 옥상 야구장, 체력단련장 등 다양한 후생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사내 축구동우회는 지난해 마산자유무역지역 직장배 축구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내년 6월 다린을 상장할 예정이다. 그동안 고생한 종업원들에게 주식 일부를 무상으로 증여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사원으로 들어와 회장까지 됐으니, 출세한 것 아닙니까. 오늘이 있기까지는 종업원들이 만들어 준 겁니다. 개인적으로 부를 축적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아시아 1위, 세계 4위 진입 목표● 다린은 시장점유율 아시아 2위에서 1위로, 세계 6위에서 4위 진입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매년 평균 매출 17%씩 신장시켰다. 내년 국내법인 336억, 해외법인 119억, 전체 매출 계획은 64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국내 57억, 해외 3억원대로 예상한다.

    글= 이학수 기자·사진=성승건 기자



    김정수 회장 약력

    △1967년 마산고 졸업 △1996년 미국 버클리 CEO과정 수료 △1972년 마산자유무역지역 한국캐니온 입사 △1987년 한국캐니온 공장장 △1991년 한국캐니온 인수 후 산수(주) 법인 설립 및 대표이사 취임 △1996년 (주)다린 법인 설립 및 대표이사 △2006년 동탑산업훈장 수상 △2010년 오백만불 수출탑 수상 △2010년 한국산업단지공단 미니클러스터 기술자문회장 △2013년 창원시요트연합회 회장


    (주)다린 연혁

    △1996년 설립 △1998년 ISO9001 품질인증 △2001년 벤처기업 인증 △2003년 수출유망중소기업 인증 △2005년 이노비즈 인증 △2005년 주40시간 우수사업체 △ISO14001 인증 △2008년 경남기네스북 등재(산업재산권 최다보유기업) △2010년 품질경영우수사업체 선정 △2012년 무재해 9배 달성 인증 △가족친화기업 인증 △현재 국내 종업원 수 235명(3개 공장) △해외법인 중국·태국 종업원 수 435명 △수출국 30여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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