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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비경 100선] (69) 거창 수승대

소나무 등딱지 얹은 거북바위, 계곡으로 슬금슬금

  • 기사입력 : 2014-07-2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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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 수승대의 명물 거북바위. 바위가 계곡 중간에 떠 있는 모습이 거북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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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승대 내 송림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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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창한 숲 사이의 요수정.


    본격적인 휴가철, 요즘 대세인 힐링을 하면서 더위를 식히면서 몸와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곳 거창 수승대를 소개한다.

    수승대는 거창의 대표적인 명소로 위천면 황산리 황산마을에 있다. 더위가 한창인 22일 창원에서 2시간가량 승용차를 운전해 거창 수승대를 찾았다.

    거창읍을 지나 수승대로 들어가는 길은 수승대 못지않게 아름다운 길이다. 수승대는 거창읍에서 서북쪽으로 약 13㎞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위천 계곡을 따라 나 있는 국도 37번 주변에는 아름드리 노송이 곳곳에 우거져 있다. 길가엔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연극제인 거창국제연극제를 알리는 플래카드와 깃발이 손님을 맞이한다.

    거창은 군 전체가 산이 높고 물이 맑아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지리적으로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3대 국립공원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천혜의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그중에서도 수승대는 빼어난 경치와 더불어 야영장, 오토캠핑장 등에서 캠핑과 함께 연극공연을 볼 수 있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은 아직 본격적인 무더위가 오기도 전인데 계곡 곳곳에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위천의 맑은 계곡에 섬처럼 우뚝 솟은 수승대는 거북형의 넓은 암반으로 주위에 노송이 울창하다.

    그럼 수승대란 이름은 어떻게 유래했을까.

    수승대는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대였고 조선 때는 안의현에 속해 있다 일제 때 행정구역 개편으로 거창군에 편입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승대는 삼국시대 때 백제와 신라가 대립할 무렵 백제에서 신라로 가는 사신을 전별하던 곳으로 처음에는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했다 해서 근심 수(愁), 보낼 송(送)자를 써서 ‘수송대(愁送臺)’라 했다.

    또 속세의 근심 걱정을 잊을 만큼 승경이 빼어난 곳이란 뜻도 있다.

    수송대가 수승대로 고쳐 부르게 된 것은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에서부터 비롯된다. 1543년 퇴계 선생이 마리면 영승리에 왔다가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다며 음이 같은 ‘수승대(搜勝臺)’라 고칠 것을 권하는 시를 남겼다.

    이 같은 명칭에 대한 유래는 ‘퇴계선생문집(退溪先生文集)’에 한 편의 시와 함께 실려 있다.

    “안음고현에 암석이 시냇가에 있는데, 속명이 수송대로서 수석의 경관이 가장 빼어났다. 내가 이번 걸음에 틈을 낼 수가 없어서 가보지 못한 것이 한스러우나 이름이 아름답지 못하여 수승대로 고치자고 하였는데 여러 사람들이 모두 찬성했다.”

    ‘수승대란 이름으로 새로 바꾸니/ 봄맞은 경치 더욱 좋구나/ 숲속엔 꽃 소식 움트고 있건만/ 그늘진 골짜기 아직도 눈에 묻혔네/ 내 눈으로 미처 찾아보지는 못해도/ 마음속엔 그리움 한결 더하네/ 다른 해에 술 한잔 가지고/ 큰 붓으로 암벽 높이 쓰리라’.

    수승대 중앙에는 거북처럼 생긴 거대한 암석이 있다. 바로 구연암(龜淵岩) 즉 거북바위로, 옆에서 보면 마치 거북이 머리를 내밀고 엎드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북바위에는 많은 글씨들이 새겨져 있고, 글씨의 대부분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새긴 것들이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退溪命名之臺(퇴계명명지대: 퇴계선생이 이름을 지은 대)’이다.

    구연암 앞에는 삼각주로 형성된 송림 ‘섬솔’이 있다. 이곳은 원래 자갈밭이었는데 조선 중종 때 요수(樂水) 신권(愼權) 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이곳에다 흙을 부어 소나무를 심어 가꿨다고 한다.

    현재도 아름드리 수백년 된 소나무가 100그루 넘게 서 있고, 휴가철엔 소나무 그늘 아래 피서객들이 북적인다.

    옛날 신권 선생이 은거하면서 구연서당(龜淵書堂)을 이곳에 건립하고 제자들을 양성했는데, 지금 수승대 안에는 구연서원(龜淵書院)이 있다. 구연서원에는 요수 신권, 석곡 성팽년, 황고 신수이 3분의 위패를 모셔 놓고 있다. 뜰에 이분들의 학덕을 기리는 유적비가 서 있다. 구연서원 남쪽으로는 문루인 관수루(觀水樓)가 있다.

    수승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바로 요수정(樂水亭)이다. 이곳은 신권 선생이 제자들과 강학하던 곳으로 경치가 뛰어나다. 1542년 신권 선생이 구연재와 남쪽 척수대 사이 물가에 처음 건립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그 뒤 다시 수재를 만나 1805년 후손들이 수승대 건너편 현 위치에 세운 것이다.

    현수교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위천을 중심으로 왼편에 요수정, 오른편에 수승대, 그리고 저 멀리 덕유산 자락과 맑은 하늘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다. 이곳이 포토존으로,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누구든 작품사진을 건질 수 있다.

    물소리 바람소리 산새소리가 어우러진 수승대는 덕유의 흰 구름을 이고 탈속의 경지를 자랑한다.

    수승대는 한여름 냇가에 발을 담그고 연극을 구경할 수 있는 거창국제연극제로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수승대에서 만난 정주환(73·전 거창군수)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 회장은 “수승대 자체도 절경이지만, 휴가철 이곳에서는 대한민국 최고 축제인 거창연극제가 열려 더욱 의미가 있다. 연극은 인간의 삶을 주제로 스토리를 엮어 희로애락을 공연한다. 휴가 기간 연극을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거창국제연극제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열린다.

    인근에 위치한 월성계곡, 금원산자연휴양림과 생태수목원, 국민여가캠핑장, 황산전통마을, 가조온천, 체험마을 등도 같이 둘러보면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여행이 되리라 믿는다.

    글= 이상규 기자·사진=전강용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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