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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390) 제6화 인형의 집 50

“내일 여행이나 갈까?”

  • 기사입력 : 2014-07-2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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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경의 눈이 몽롱하게 풀어져 있었다. 얼굴은 취기가 올라 불그스레했다. 술 때문에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응. 요즘은 모바일이 대세니까.”

    강연희의 게임회사는 계속 성장하고 있었다. 몇 년 안에 1000억원대의 대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었다.

    “모바일 때문에 망한 업종이 하나둘이 아닌 것 같아. 무가지도 시들해지고 내비게이션 회사들도 어려워진 것 같아.”

    “그러게. 모바일 내비게이션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되니까 누구나 그걸 쓰지.”

    모바일 때문에 엉뚱하게 내비게이션을 생산하던 회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었다. 장대한도 모르는 곳을 갈 때는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이용하고 있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은 차가 밀리지 않는 길을 찾아주니 정말 신기해.”

    “디지털카메라 회사들도 상당히 어려운 모양이야.”

    “모바일에서 동영상까지 촬영할 수 있으니까.”

    디지털카메라도 판매량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대부회사는 대출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자금사정이 어려운 회사나 업종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각광받던 업종이 2, 3년 사이에 사양사업이 되었어.”

    “결국은 콘텐츠야.”

    “콘텐츠?”

    “내비게이션 회사는 어려워도 내비게이션 내용은 팔게 되니까.”

    장대한은 오미경과 술을 마시면서 사업 이야기를 했다. 모바일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내일도 비 온다던데….”

    오미경이 창밖을 내다보면서 화제를 바꾸었다. 장대한도 그녀를 따라 밖을 내다보았다. 어두운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것이 보였다.

    “그래?”

    “내일 여행이나 갈까?”

    “비 온다면서?”

    “비오니까 더 낭만적이잖아?”

    오미경의 눈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비 오는데 운전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자와 여행을 하면 나쁘지 않을 것이다.

    “어디로?”

    “어디든지. 외국 여행 가기로 했는데 못 갔잖아?”

    “이별여행이군. 좋아. 미경이가 집에 들어가면 언제 여행을 같이 가겠어?”

    장대한은 선선하게 승낙했다. 중국요리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장마가 시작되었나 봐.”

    오미경이 우산을 펴면서 말했다. 빗줄기가 제법 굵어져 있었다.

    장대한은 오미경의 우산을 들어주었다. 오미경이 장대한의 팔짱을 끼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색색의 우산을 쓰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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