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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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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394) 제6화 인형의 집 54

“좋은데…”

  • 기사입력 : 2014-07-3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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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한은 아무도 없는 아파트로 선뜻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먹고 싶은 거 있어?”

    “저기 곱창집이 보이네.”

    박민숙이 눈으로 곱창집을 가리켰다.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곳에 곱창전문집이 보였다.

    “좋은데….”

    장대한은 박민숙과 함께 곱창집으로 뛰어갔다. 그러나 금세 빗줄기에 옷이 젖었다.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이 자리로 안내했다. 장대한은 술과 안주를 주문했다.

    “아무래도 폭우가 쏟아질 모양이야.”

    박민숙이 빗물을 털면서 생긋 웃었다. 종업원이 밑반찬과 소주를 가지고 오고, 초벌로 익힌 곱창구이도 가지고 왔다.

    “무슨 일 있어요?”

    “왜?”

    “얼굴이 침울해 보여요.”

    “괜찮아.”

    장대한은 소주를 따라서 박민숙과 부딪쳤다. 소주 한 모금을 마시고 홀 안을 둘러보았다. 옆의 테이블에서 스마트폰으로 40대 남자가 시끄럽게 통화를 하고 있었다.

    박민숙도 곱창을 뒤집으면서 딸에게 전화를 하여 먼저 자라고 이야기했다. 장대한은 담배를 피웠다.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가 곱창집까지 소연하게 하고 있었다.

    “딸이 기다리겠네.”

    박민숙이 통화를 끝내자 장대한이 말했다.

    “괜찮아요. 딸 사촌언니가 와 있어서 내가 편해요.”

    “딸 사촌?”

    “네. 언니 딸이요. 고등학생이에요.”

    박민숙이 밝게 웃었다. 박민숙은 인형의 집을 뛰쳐나왔다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었다. 그러나 그녀는 어려운 시기를 지난 뒤에 닭강정 회사의 중요한 인물이 되어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밝아진 것은 중요한 인물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마실까?”

    “네. 오랜만에 마시는 것 같아요.”

    “그러네.”

    장대한은 웃으면서 박민숙과 잔을 부딪쳤다. 박민숙의 밝은 얼굴을 보자 그도 기분이 풀리는 것 같았다.

    “지금 직영점이 몇 개야?”

    “여섯 개요.”

    박민숙이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여섯 개 모두 손님이 많은가?”

    “많아요. 이광석 사장님이 석 달에 하나씩 직영점을 개설한대요.”

    “차분하게 경영을 하는군.”

    “네. 아주 신중한 분이에요.”

    장대한은 이광석의 경영법에서 김정자가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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