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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자연 속으로 ‘첨벙’...경남의 계곡 피서지

  • 기사입력 : 2014-07-3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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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감천계곡 광려천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더위 앞에 장사가 없다.

    선조들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의 절정기인 초복(初伏)과 중복(中伏), 말복(末伏)에 엎드릴 복(伏)자를 써서 삼복(三伏)에는 바짝 엎드려 더위를 피했다.

    선조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더위를 피해 피서(避暑)를 즐겼다. 다산 정약용은 ‘소서팔사(消署八事)’란 시에 소나무 숲에서 활쏘기, 귀신을 물리친다는 회화나무 아래에서 그네타기, 넓은 마루에서 투호하기, 대자리 깔고 바둑두기, 연못에서 연꽃 구경, 숲 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비 오는 날에는 시 짓기, 달밤에 탁족하기 등 ‘8가지의 피서법’을 소개했다.

    또 다른 피서법으로 무더위를 피해 산속에 들어가 옷을 벗고 바람을 쐬는 ‘풍즐거풍(風櫛擧風)’도 있다.

    다산의 소서팔사를 다 따라 하지 못하겠지만 숲 속에 대자리를 깔고 매미 소리를 듣거나 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의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바로 계곡 피서다.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경치에 산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면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잠시 신선놀음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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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에게도 계곡은 멋진 곳이다.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맨손으로 물고기나 다슬기, 가재를 잡아 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밤이면 도심의 불빛에 가려 보이지 않던 무수한 별자리 여행도 떠날 수 있다.

    어르신들은 간만에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경남은 소백산맥을 따라 서부에는 지리산과 덕유산, 가야산 등 높고 골이 깊은 산이 있고, 동부에는 가지산, 신불산, 천황산 등이 버티고 있어 크고 작은 계곡들이 형성돼 있다. 특히 지리산 대원사 계곡이나 밀양 얼음골과 호박소, 양산 내원사 계곡과 배내골, 함양 용추계곡, 거창 월성계곡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 계곡들이 즐비하다.

    이름난 계곡에는 피서객들이 넘쳐나면서 일부에서는 작은 산 아래 자신들만 아는 작은 계곡으로 밀월을 떠나는 피서족도 있다.

    창원 내서 감천계곡이나 장유 대청계곡 등 도심과 가까운 계곡도 많아 부담 없이 갈 수 있다.

    이제 계곡으로 떠나보자.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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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 홍룡사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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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벽계계곡

    도내 가볼 만한 주요 계곡

    산청 대원사계곡
    계곡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지리산을 따라 울창한 소나무숲, 널찍한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소리. 무엇보다 너럭바위가 많아 드러누워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은 “너럭바위에 앉아 계류에 발을 담그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먼데 하늘을 쳐다보며 인생의 긴 여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으랴”라며 대원사계곡을 일컬어 남한 제일의 탁족처(濯足處)로 꼽았다. 비구니들만 지내는 대원사는 정갈한 산사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밀양 얼음골
    더위가 한창인 여름에 얼음이 어는 신비한 곳. 밀양 재약산 기슭의 산내에 소재한 얼음골은 추운 겨울에는 오히려 더운 김이 올라오고 4월에서 8월까지는 얼음이 언다. 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냉기가 쏴하게 불어오는 것이 여름을 잊게 한다. 천연기념물 제224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얼음골 계곡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가마불폭포가 있다. 이름이 얼음골과 묘한 대조를 이루지만 시원한 장관이 절경이다. 얼음골에는 케이블카도 있어 노는 재미가 다양하다.

    밀양 호박소계곡
    호박소는 수풀림 사이로 흐르는 다른 계곡과 달리 허연 화강석을 가로질러 물이 흐르는 곳이다. 수십만 년 동안 계곡 물에 씻기고 파인 호박소에는 이무기가 글을 읽고 용이 됐다는 전설도 서려 있다. 계곡에서 제대로 된 물미끄럼틀을 타고 싶다면 호박소만한 곳이 없다.

    양산 내원사계곡
    양산 하북면 내원리 정족산과 천성산 사이에 있는 내원사는 646년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세운 89개 절 중 하나다. 계곡은 내원사 기슭 아래 4㎞가량 굽이굽이 이어져 있다.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물은 맑고 깨끗하다. 주변에는 홍룡폭포와 계곡을 비롯해 통도사와 홍룡사, 통도환타지아도 있어 볼거리도 풍부하다.

    창원 달천계곡
    창원 도심에서 가까워 창원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북면 외감리에 있는 달천계곡은 2㎞가량 길이에 양측에 울창한 수목림이 형성돼 있다. 계곡 입구에 잘 정비된 주차장도 있고, 최근에는 오토캠핑장도 마련됐다. 주변의 북면온천과도 가깝다. 이곳은 취사금지 구역이니 주의해야 한다.

    거창 월성계곡
    거창 북상면 월성리 월성계곡은 남덕유산 아래 월성천을 따라 형성된 5.5㎞의 계곡이다. 계곡 폭이 넓지 않지만 덕유산의 산세가 아름답고 계곡 가득한 물이 계곡피서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매끈매끈하고 너른 바위 위로 계곡 물이 흐르기도 해 자연산 미끄럼틀이 되거나 앉을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일품이다.

    함양 용추계곡
    아직 남아 있는 울창한 원시림과 깊고 맑은 계곡이 그립다면 용추계곡을 권장한다. 나무 그늘 사이로 흐르는 계곡에 들어앉아 있으면 세상과는 단절된 느낌마저 든다. 절정은 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용추폭포다. 용추계곡의 물이 모여 한꺼번에 떨어지면서 들리는 시원한 소리는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함양 칠선계곡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계곡이다. 지리산을 끼고 돌아 마천면 의탕에서 천왕봉까지 장장 16㎞에 걸쳐 형성돼 있고, 선녀탕과 옥녀탕, 칠선폭포 등 비경이 많지만 그만큼 골이 깊고 험난해 위험하기도 하다.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제한·한시적으로 개방하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 필요한 곳이다.

    김해 장척계곡
    김해 상동면 묵방리 신어산 자락에 있다. 김해와 부산에 가까워 지역 주민들의 많이 찾는다. 계곡 물도 깊고 산림이 울창한 데다 큰 바위들이 많아 계곡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자연휴양림도 조성돼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돗자리 하나 들고 가기에도 좋다.

    합천 홍류동 계곡
    가야산 국립공원에서 해인사 입구까지 이르는 4㎞ 계곡이다. 단풍이 너무 붉어 물이 붉게 보인다고 해 홍류동이라 불리는 이곳은 역시 가을 붉은 단풍이 불탈 때가 가장 아름답다. 우거진 소나무숲 사이로 흐르는 물이 기암괴석에 부딪히며 최치원 선생의 귀를 먹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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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 피서 주의사항

    날씨변화 체크하세요
    계곡은 산속에 위치해 날씨 변화가 잦아 폭우 땐 계곡 물이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다. 때문에 텐트는 안전한 곳에 설치해야 한다. 지정된 장소나 언제든 쉽게 자리를 옮길 수 있고 계곡보다 높은 위치에 마련하는 것이 안전하다. 기후변화로 폭우가 쏟아지는 예가 많아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곳에선 물놀이 금물
    △수심이 급격하게 변하거나 유속이 빠른 곳 △바위나 돌이 바닥에 많아 수영 중 부딪힐 위험이 있는 곳 △수심이 자기 키 높이를 초과하는 곳 △물놀이를 금지하는 표시판이 있는 곳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다이빙도 조심해야 한다. 계곡 물놀이 사고 1위는 ‘다이빙’으로 얕은 물에서 뛰어내리다 부딪혀 큰 사고를 불러일으킨다. 바위나 계곡 위에서 아래로 볼 때와 실제 수심은 차이가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계곡은 바위와 돌, 이끼 등이 많아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준비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계곡 물은 차갑기 때문에 곧바로 뛰어드는 것도 위험하다. 특히 음주 후나 식사 직후에는 수영하지 말아야 한다.

    야영·취사 여부 확인을
    상당수 계곡에서는 별도 야영지나 캠프장이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야영이나 취사가 금지된 곳이 많다. 계곡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재미도 있지만 아무데서나 야영과 취사를 하다 벌금을 무는 등 낭패를 볼 수 있어 사전에 야영·취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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