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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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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간 시달렸던 집 누수, 원인은 뒤쪽 밭이었는데…

진해 행암동 주민 “밀려와 쌓인토사가 배수로 막아…조치해달라”
밭 소유주 포스텍 “측량 결과 집이 경계 침범…공사 전 협의해야”

  • 기사입력 : 2014-08-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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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진해구 행암동 한 건물의 뒤쪽에 위쪽 밭에서 밀려온 토사가 쌓여 있다.


    창원시 진해구 행암동에서 횟집과 여관을 운영해오던 구모(81·여)씨는 수년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누수에 시달렸다.

    장마철은 물론이고 비가 내리지 않는 날에도 방바닥이 젖을 정도로 건물 곳곳에서 물이 샜고, 벽지와 장판은 삭아 엉망이 됐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속수무책이었다. 손님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돼 지난 2008년 3월 결국 운영하던 횟집과 여관 문을 모두 닫아야 했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설을 맞아 고향을 찾은 아들 한모(60)씨가 집 뒤쪽을 둘러보다 인접한 밭의 흙과 돌담 등이 건물로 잔뜩 밀려와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흙이 배수로를 완전히 막고 있어 제대로 흐르지 못한 물이 땅에 스며들고 갈라진 벽 틈으로 집안에 새어 들어왔던 것이다.

    쌓인 흙을 치우려고 해도 밭이 집보다 높은 곳에 있어 옹벽 등 시설물을 설치하기 전에는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한씨는 “오랜 시간 동안 쌓인 흙 무게 때문에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긴 데다 물까지 새니 올 장마가 지나갔다 해도 또 큰비가 오거나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라도 온다면 어머니 혼자 사시는데 혹시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씨의 항의를 받은 해당부지 소유주 (주)포스텍은 지난 7월 초 진해구청 건설과와 현장실사 및 측량을 실시했다.

    이후 포스텍은 “당사 부지에서 유입되는 지표수에 대해서는 진해구청 건설과에서 제안한 ‘상부 배수로’ 설치 방법으로 작업이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구씨 집이 당사 부지의 경계를 상당부분 침범해 건축된 것을 확인했고, 이 문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기 전에는 부지 전체의 옹벽공사는 신속히 진행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씨는 “포스텍이 부지를 매입하기 이전부터 여관과 횟집을 운영해왔고 경계철망도 설치하는 등 부지 경계를 침해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예방 차원에서라도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언진 기자 hop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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