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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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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품은 마산, 한 권의 시집이 되다

이광석 일곱번째 시집 ‘달, 산문을 나서다’ 펴내

  • 기사입력 : 2014-08-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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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달빛 아래 산 한 사람의 80년사(史)가 시집이 됐다. 올해 여든이 된 이광석 시인이 일곱 번째 시집 ‘달, 산문을 나서다(시문학사)’를 펴냈다. 2010년 시집 ‘바다변주곡’을 낸 지 4년 만에 내는 시집이고, 청마문학상 지원금으로 출간한 것이다.

    시인은 스스로 ‘버릴 것이 너무 많은 팔십 아리랑 고개에 섰다’고 말하지만 ‘인간의 삶, 자연과 생명에 대한 시적 성찰은 쉼표를 찍지 않겠다’고 공언한다. 버릴 수 없는 시에 대한 열정이다.

    잿빛 머리칼로 바뀐 그의 시선은 따뜻하다. 구석구석, 소외당하고 낮은 곳,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뿌리와 과거를 어루만진다.

    그는 66편의 시를 네 갈래로 나눴다. ‘1’에는 찬찬히 들여다본 자연과 영혼, 그리고 부지런히 대상을 들여다보는 시적 열망 그 자체를 담았다. ‘2’에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그림자 한 자락 밟히지 않는’ 어머니를 그렸다. ‘3’에서는 ‘말소된 주민등록 같은’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리고 헌 책방과 고서같이 그가 하나둘 정리해가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4’는 문신과 가포, 만날고개, 어시장 등 시인의 몸과 기억이 머문 고유명사들을 시에 불러들였다. 마산에 대한 그의 애정은 제목에서도 볼 수 있다.

    “시집 제목이 된 ‘달, 산문을 나서다’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월영대’를 지은 고운 최치원 선생 이후로 줄곧 ‘달’의 고장이 된 마산이 내 시의 바탕이 됐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요.”

    표지는 고3 시절 친구들과 만든 ‘백치동인’으로 시작해 평생 문인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벗인 이제하 시인이 맡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선생은 자신이 오랜 시간 경험해 온 삶의 이법들을 실감있게 노래하면서, 그 안에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현존과 부재 등 상반된 속성들이 한 몸으로 결속해 있는 복합적 진실을 줄곧 탐색하고 담아내고 갈무리한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1935년 의령에서 태어나 1959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으며, ‘겨울을 나는 흰 새’ 등 시집과 산문집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현재 경남언론문화연구소 대표, 창원문예부흥운동 대표, 창원 시의 거리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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