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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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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따뜻한 포용을 배우는 산- 김맹곤(김해시장)

  • 기사입력 : 2014-08-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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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山)의 따뜻한 포용을 배운다.

    산은 높다고 좋은 산이고 낮다고 좋은 산이 아닌 것은 아니다. 높으나 낮으나 제각각 나름의 멋이 있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 산에도 산격이 있다고 한다. 산행의 묘미를 모르던 젊은 시절 헐떡거리며 오르는 산이 아니라 내 마음을 받아주고 다독여주는 친구 같은 산을 이제야 안다.

    주말마다 지인들과 산을 찾는다. 편백나무 숲이 일품인 임도길을 따라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분성산 소도마을, 낙남정맥의 분기점으로 아직도 용의 기운이 서려있는 것 같은 장유 용지봉, 빼어난 경관에 그 짝을 찾을 수 없다는 생림 무척산까지, 7월에 찾은 산 모두가 김해의 명산이다.

    3시간 넘는 시간을 걷다 보면 기분 좋은 피로가 몰려온다.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도 좋고,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 나무와 풀처럼 긴 호흡을 하는 것도 좋다. 산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시민들, 정상에서 건네 준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의 넉넉한 인심에 피로를 잊는다.

    용지봉에서 만난 ‘생명의 전화’ 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다 누군가 “시장님 건강이 안 좋다는 소문이 있던데 산 정상까지 어떻게 오셨어요? 체력이 대단하시네요. 다 헛소문인가 봐요”라고 한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 “아 뭐 이정도야…” 하고는 웃는다.

    내려오는 길은 나도 모르게 선두에 서게 된다.

    등산객들과 인사도 하고 주변 경치를 담아가며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도 좀 줍고 그렇게 가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린다. 산행이 늦다고 일행들이 툴툴거릴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이렇게 가는 산행이 좋다. 운동도 하고 등산객들과 소통도 하고 또 나름의 생각도 정리할 수 있어 일석삼조라 하겠다.

    산을 보지 않고 오르기만 하는 것은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사람들과 인사도 없이 그렇게 홀로 산행만 하는 것 또한 등산객의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산이 아름다운 것은 곧게 뻗은 나무와 예쁜 꽃들만 있어서가 아니다. 삐딱하게 자란 나무와 잡초 같은 풀들, 못생긴 바위들, 벌레와 새들…. 산은 미우나 고우나 이 모두를 한결같이 따뜻하게 품고 있다. 그래서 산이 더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이리라. 산이 그러하듯 나 또한 ‘따뜻한 포용’의 시정을 생각한다.

    벌써 민선 6기 출범 한 달이 지났다. 일부에서는 묵은 감정으로 원칙도 없이 ‘인사의 칼’을 휘두르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그렇지 않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그 이치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전에 내가 먼저 그 사람을 품으리라 마음먹고 산 지 오래다. 과거를 따지지 않고, 화합과 통합의 정신으로 함께할 것이다.

    김해시 발전과 시민의 행복이란 대의에 따라 ‘더 크고 더 행복한 김해’라는 아름다운 산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우리 직원 모두 믿고 함께해 주길 바랄 뿐이다.

    김 맹 곤

    김해시장

    ※여론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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