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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문화기획- 김종영 탄생 100주년 어떻게 준비하나

추상조각 선구자 김종영 ‘창원의 문화아이콘’으로 만든다

  • 기사입력 : 2014-08-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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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에 있는 김종영 선생 생가는 조선 후기 전통한옥으로 ‘고향의 봄’ 무대인 ‘꽃대궐’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인물사적, 건축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2005년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제200호로 지정됐다./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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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현대 추상 조각의 선구자 김종영 선생이 내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선생은 1915년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131-14번지)에서 출생했다. 현재 그 자리에는 온전하지 않지만 그의 생가(生家)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창원지역 예술인들은 10여년 전부터 선생의 예술적 업적과 근대 예술계에 끼친 영향에 본격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문화적 자원의 기반이 열악한 창원으로서는 김종영 선생은 단숨에 ‘문화도시 창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아이콘이었기 때문이다.

    지역 예술인들의 노력은 선생이 교단(서울대)에 있으면서 활동했던 서울에 비해서는 시기적으로도, 내용면에서도 뒤졌다. 선생의 제자와 유족들은 일찌감치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를 발족해 미술관을 건립하고 출간, 전시회, 학술대회 등을 꾸준히 개최해 오고 있다. 지역 예술인들은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김종영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박금숙·김일태, 이하 추진위)를 결성, 이번 사업을 통해 선생이 자랑스러운 ‘창원인’임을 알리는 동시에 창원 문화의 우수성과 저력을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기념사업은 그간 실무회의와 총회 등을 통해 수정·보완됐는데, 향후 예산 확보 여부에 따라 다시 변경될 수도 있다.

    ◆김종영은 창원의 문화자산

    사업은 ‘불각(不刻)의 미(美), 김종영을 기리며…’를 주제로, 김종영 선생이 창원의 소중한 문화자산임을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를 통해 지역의 경쟁력 제고뿐 아니라 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문화 산업으로까지 발전시킨다는 게 복안이다.

    기념사업은 추진위,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 경남도립미술관 등이 함께 추진하게 된다.

    추진위가 주관하는 주요 사업은 학술, 전시, 교육·홍보, 기념행사 등 4개 분야별로 내년 5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는데 각각의 사업이 어우러져 ‘김종영 선생’ 알리기의 시너지 극대화를 꾀하게 된다.

    학술 사업은 ‘김종영의 빛과 맥’을 주제로 세미나와 학술대회를 열고 자료집을 발간한다.

    전시는 김종영 조각상 역대 수상작품 초대전, 김종영의 예술세계 순회전(2회)을 가질 예정이다.

    교육·홍보분야에서는 김종영 어린이 조각 미술 체험축제, 시민과 함께하는 김종영 미술여행, 김종영 알리기 학교 현장 방문 교육 등을 준비하고 있다.

    공식기념행사로는 김종영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선포식 및 조형물 제막식, 시민과 함께하는 ‘꽃대궐 음악회’ 개최 계획을 수립했다.

    이와는 별도로 생가 내 사미루(四美樓) 문화재 등록, 국정교과서 수록, 생가(주변) 정비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형물·전시·학술대회 통해 작품세계 알려

    기념사업 선포식은 선생의 탄생일인 6월 26일 오후 5시 소답동 생가 앞에서 진행된다.

    조형물은 선생의 대표작품 중 하나를 화강석과 브론즈 등으로 모형 제작해 설치할 예정이다.

    앞서 16일부터 7월 1일까지 생가를 개방해 선생이 살아온 흔적과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를 개최한다.

    ‘꽃대궐 음악회’는 6월 26일 오후 7시 30분부터 특설야외무대에서 펼칠 예정으로, 선생의 삶과 예술적 가치를 담은 주제 공연 ‘불각의 미’를 창원시립예술단이 무대에 올려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학술세미나는 9월 중 개최할 계획으로, 김종영 종합예술 세계의 정신적(사상·철학) 분석, 김종영 생가의 건축학적 미와 의미 분석 등을 통해 향후 교육 및 관광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영 순회전은 6월과 10월 중 개최된다. 선생의 작품 세계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으로 작품을 액자로 제작해 생가와 남산상봉축제장을 찾는다.

    ‘창원 어린이 조각미술축제’는 9월 중 창원용지공원에서 진행할 예정으로, 선생의 작품 이미지를 전시해 어린이들이 이를 따라 만들기, 그리기, 쓰기 등을 통한 체험을 하게 된다.



    ◆기념사업회·경남도립미술관서도 기획전

    추진위가 학술, 전시, 교육·홍보, 공식행사 등 전반적인 지역 행사를 여는 동안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는 서울 지역에서 전시와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는 김종영의 수업시대, 김종영과 한국 추상 조각의 출발, 김종영과 그의 시대, 김종영과 그의 빛 등의 전시를 김종영미술관, 서울대학교 미술관, 가나아트센터 등지서 열게 된다.

    ‘김종영과 그의 시대’전은 김종영이 조각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한 시대(1950~60년대)에 함께 살았던 한국 현대조각 1세대의 작품들을 통해 한국조각을 재조명한다.

    또 ‘김종영과 그의 빛’전에서는 지난 1990년 재정된 김종영 조각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김종영이 한국조각에 미친 영향을 되짚어 본다.

    경남도립미술관은 ‘김종영의 삶과 예술세계 종합전’(가제)를 기획 중으로, 도립미술관 전시실에서 9~12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장은 김종영 선생의 연대별로 구성, 선생이 예술가로서 걸어온 족적을 좇는다. 이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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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박금숙 김종영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김종영 선생은 가공 안된 보석… 기념사업은 진짜보석 만드는 첫걸음”


    “김종영 선생은 우리 지역에서는 이제 막 땅속에서 발견한 가공되지 않은 보석이다. 100주년 기념사업은 이 보석을 캐내 반짝반짝 빛나는 진짜 보석으로 만드는 첫걸음이자 창원이 문화도시로 변모하는 출발선이기도 하다.”

    박금숙(창원예총 회장·사진) 김종영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은 우리 지역 출신인 김종영 선생의 가치를 정작 지역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고 지적하며 “내년 기념사업을 선생이 창원의 문화아이콘임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사업은 추진위뿐 아니라 선생의 유가족과 제자들로 구성된 우성김종영기념사업회, 경남도립미술관이 참여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다. 지역 상공인, 예술단체, 학계, 시민단체 등이 뜻을 모아 추진하는 만큼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아직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게 가장 큰 애로점이라고 지적한 뒤 “현재까지 계획된 사업에 4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은 물론 지역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생을 조각가로서 미술분야로 한정시켜서는 안 된다. 선생의 삶과 예술세계는 일반인과 예술인 전체가 존경해야 할 위대한 스승이다. 아울러 선생의 생가 또한 지역민 모두가 나서서 지키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문화자산이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이번 사업이 선생의 문화적 자산 가치를 재정립하고, 나아가 생가와 그 주변을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문재 기자



    ◇우성 김종영 선생은



    ‘깎되 깎지 않은 不刻의 美’를 추구했다. 기교나 기술보다 정신과 정서, 사상을 중시한 한국 현대 추상 조각의 선구자다. 조각 200여 점, 드로잉 3000여 점, 서예 800여 점을 남겼다. 선생은 단순히 현대조각의 시작점에 있었다는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작품의 깊이와 구조적인 미에 있어서도 예술적인 성과가 두드러졌다. 선생은 유교 교육을 받았는데 이것은 이후 그의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바탕이 됐다. 선생은 스스로를 불각도인(不刻道人)이라고 칭했는데, 자연스러움과 단순함을 작품에 실현했다.



    1915년 6월 26일 창원 소답동에서 김기호와 이정실의 장남으로 출생.

    1929년 창원공립보통학교(현 창원초등학교) 졸업(12회).

    1930~35년 휘문고등보통학교에서 이쾌대, 윤승욱 등과 함께 장발 선생에게 미술 수학.

    1932 동아일보 주최한 전국학생서예 실기대회 일등상 수상.

    1936~41 동경미술학교 유학. 은사인 장발의 권유로 조각을 전공

    1941~43 동경미술학교 대학원 과정인 연구과에 진학해 작업 전념.

    1943~47 일제 징병을 피해 창원에 칩거.

    1948년 장발 미술학부장의 권유를 받고 서울대학교 조소과 교수로 부임. 1980년 정년 퇴임시까지 제자 배출.

    1953년 영국에서 주최된 ‘무명정치수를 위한 모뉴멘트’ 국제공모전 출품 입상. 제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목조 추상조각 ‘새’ 출품.

    1954년 ‘이브’ 제1회 국전에 초대.

    1957년 경북 포항에 건립된 ‘전몰학생기념탑’ 제작.

    1959년 월전 장우성과 함께 중앙공보관에서 2인전 개최.

    1963년 파고다(현 탑골) 공원에 건립된 ‘3.1독립선언기념탑’ 제작.

    1965년 ‘동남아국제전’ 및 ‘상파울로비엔날레’ 등에 출품.

    1968년 유네스코의 초청으로 69년까지 파리, 로마 미술 시찰·연구.

    1974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서훈.

    1975년 회갑 기념 개인전 신세계미술관에서 개최.

    1976년 예술원 회원.

    1978년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

    1980년 국립현대미술관서 회고전 개최.

    1982년 12월 15일 68세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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