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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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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창원문학상에 우무석 시인

수상시집은 ‘10월의 구름들’
“옛 마산의 역사적 순간들 시로 형상화”

  • 기사입력 : 2014-08-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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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방울처럼

    데모라는 것은 정말로, 전혀 어려울 게 없다/ 구름 같아서// 그저 자유롭게 임의대로 길거리 군상들 대열로 슬쩍 끼어들면 된다/ 구름 가장자리 뭉개고 포개듯// 그렇게 알지 못하는 누군가와 눈길 마주치고 어깨 부딪치면서/ 물결무늬 식간의 한때를 흘러가는 일/ 예전이거나 혹은 미래의 구름더미 띄운 도도한 강물로서// 때로 갈림길에서 길 막히고 대오는 흩어지기도 한다/ 재수 없이 검거되면 거리의 알리바이가 성립되고 우연이 필연으로 뒤바뀌니/ 재빨리 구름을 생각하라, 구름도 무거워지면 제 몸 허물어 조각/ 조각 빗방울로 흩날린다는 사실을// 어두운 가두에서 너무 오래 고민해도 위험해진다/ 쭈뼛 귀밑솜털 시린 느낌 스치면 막다른 골목길 아니길 바라면서 울퉁불퉁 내달려야 하는 일/ 마치 흩어지는 빗방울처럼

    -우무석 시집 ‘10월의 구름들’에 실린 시



    제10회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자로 창원의 우무석(55·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우 시인은 지난해 펴낸 부마항쟁을 다룬 시집 ‘10월의 구름들’(불휘미디어)로 상을 받는다. 상금은 1000만원이다.

    심사위원들(이하석·신덕룡·방만호)은 심사평에서 “문학의 진실 제시 기능이 땅에 떨어진 시대에, 역사적 현장의 순간들, 그에 대한 기억들을 한편 한편의 시로 형상화해 인간의 공동체적 삶에 대한 향수의 보편성을 확인시켜 줬다”고 평했다.

    우 시인은 “아직 미완이면서 부족한 시집을 수상작으로 결정해주신 것은 아마 저 물처럼 모자란 웅덩이를 채우고 힘을 내어 부지런히 가라고 격려하신 것이라 여기겠다”며 “힘을 내어 시의 길을 묵묵히 가겠다. 반드시 결실을 맺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1일 창원시 진해구민회관에서 열리는 제19회 김달진문학제 행사 때 열린다.

    우 시인은 1959년 마산 출생으로 1983년 제1회 개천문학신인상, 1985년 무크지 ‘지평’문학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2013년 첫 시집 ‘수평선이 있는 집’, 2014년 ‘10월의 구름들’을 냈다. 현재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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