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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7) 유용내대(有容乃大)- 받아들임이 있어야 크게 될 수 있다

  • 기사입력 : 2014-08-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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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56년에 태어난 모차르트보다 14년 뒤인 1770년 베토벤이 태어났다. 모차르트는 천재음악가로, 베토벤은 악성(樂聖)으로 세계 음악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

    둘 다 음악가의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모차르트는 어릴 때부터 음악의 신동으로 소문이 났고, 베토벤이 어릴 때, 모차르트는 이미 세계를 뒤흔드는 음악가로서 자리를 잡았다.

    음악가였던 베토벤의 아버지는 자기 아들을 모차르트처럼 명성이 있는 음악가로 키우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고 한다. 음악적인 소질을 타고난 데다가 피나는 훈련을 해 소년기에 이른 베토벤은 수준이 상당했고 또 스스로 자부도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만났는지의 여부를 가지고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17세 되던 해 베토벤은 오스트리아 빈으로 모차르트를 찾아갔다고 한다. 당대 최고의 음악가에게 자기의 실력을 인정받아 보려는 속셈이었다. 마침 그때 모차르트는 귀족들과 친구들을 모아놓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베토벤은 모차르트가 피아노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는 “나보다 나을 것도 없는데 어떻게 명성이 이렇게도 자자하지? 내 실력을 한 번 보면 깜짝 놀랄걸” 하고 생각하고는, 모차르트 앞으로 가서 자기도 한번 연주해 보겠다고 했다. 모차르트는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베토벤은 두 곡을 연주했다. 듣고 나서 모차르트가 주변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앞으로 이 젊은이에게 주목하시오. 앞으로 세계를 진동할 것이오”라고 했다. 베토벤은 기분이 좋았다. “그러면 그렇지. 내 실력이 당신보다 못할 것 없지요”라고 하고 바로 하직하고 나오려는데, 모차르트가 베토벤을 붙들며 문제점을 몇 가지 이야기해 바른 길로 인도하려고 했다. 베토벤은 “내가 왜 당신의 지도를 받아야 돼?” 하는 마음으로 그냥 나와 버렸다.

    모차르트는 베토벤의 당돌한 태도에도 그것을 갚지 않고, “아까 그 청년은 몇 가지만 고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이후 모차르트는 충고할 내용을 편지로 적어서 베토벤에게 보냈다. 편지를 받은 베토벤은 모차르트의 편지를 보지도 않고 던져 놓았다.

    얼마 더 지나자, 베토벤은 아무리 열심히 연습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았다. 이리저리 고민해도 답이 없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부쳐온 모차르트의 편지를 찾아서 읽어 보았다. 모차르트의 충고 편지에는 이미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점이 다 지적돼 있었다. 그제서야 모차르트와 자기의 수준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고, 모차르트의 충고대로 연습하니, 나날이 새로운 발전이 있었다.

    모차르트가 당돌한 베토벤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충고해 위대한 음악가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학문이나 예술은 저울이나 잣대로 값을 매길 수가 없다. 자기가 최고인 듯 착각하면 발전이 없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의 경험이나 깨달음에서 얻은 충고를 받아들이면, 더 큰 발전이 있는 것이다.

    *有 : 있을 유. *容 : 얼굴 용, 받아들일 용. *乃 : 이에 내. *大 : 큰 대.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여론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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