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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남저수지 연꽃군락이 난리라니?- 양해광(창원향토자료전시관장)

  • 기사입력 : 2014-09-0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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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남저수지의 연꽃군락을 두고 논란이 한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연꽃군락이 수년 만에 급속히 번져 서식하고 있는 다른 동식물에게 영향을 끼쳐 심각한 생태계의 파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주남저수지는 탐조대 부근에서 보기엔 분명히 연꽃이 수역내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보기에 따라서는 우려할 만도 하다. 이를 두고 생태계의 균형이 깨졌다거나 철새들이 연꽃줄기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환경단체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모든 생물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이 자연섭리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난 1970년대부터 주남저수지 일대를 샅샅이 사진으로 기록해온 필자의 사진에는 당시에도 주남저수지 수역내 군데군데 연꽃이 자생하고 있었다. 특히 탐조대 방향에서 봤을 때 갈대섬 동북쪽 인근으로 길게 자생하고 있는 연꽃들이 여름 내내 발갛게 피고지곤 했다. 당시엔 연꽃들이 해마다 면적이 확대되질 않았고 봄부터 초여름까지 내린 강우량으로 높은 수위에 자연폐사하거나 미미한 수준이었다.

    필자는 비록 생태이론에 대한 학문은 일천하지만 오랜 기록과 관찰 경험에 의하면 수생식물이란 수심이 성쇠를 좌우하는 것이란 사실은 분명하다. 미뤄보건대 지난 2008년부터 급격히 연꽃이 번창해 온 것은 수생식물들의 새싹이 수면 위로 한창 올라올 즈음인 4∼5월께 수위가 낮아 연꽃의 생장에 적당했기 때문이다.

    또 2000년대 초·중반의 경우엔 봄철 강우량이 많아 농업용수를 충분히 배수를 했는데도 낙동강 수위마저 높아 주천강을 통한 배수가 지체되면서 주남저수지의 수위가 높아 연꽃이 침수상태에서 자연적으로 고사했던 때문에 그다지 번창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공교롭게도 최근 5∼6년간의 봄철 강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탓에 연꽃의 과번무 상태가 심각한 것인데, 주남저수지를 아끼는 모든 관계자들이 예의주시하며 억제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므로 섣부른 인위적 대응으로 오히려 덧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삼가야 할 줄 믿는다.

    연꽃이 철새들에게 덫이니 황소개구리 격이니 하며 요란해 할 것이 아니라, 연꽃도 분명 자생 습지식물인 이상 겨울철새인 고니, 기러기류에겐 오히려 좋은 먹이도 되는 것이며 또 현재 관계자들이 비닐로 피복을 하거나 차광막을 덮어 고사 여부의 실험을 하고 있는데 좀 더 신중히 지켜보면서 현명한 대응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도 가장 위대한 자연에게 그대로 맡겨도 보면 어떠랴! 혹시 아는가. 내년 봄철엔 예년처럼 비가 충분히 내려 높은 수위에 연꽃이 맥도 못 추며 어린 시기에 자연고사하게 될 줄을.

    양해광 창원향토자료전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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