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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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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가을 심포니- 서정환(창신대학교 국제교류센터 소장)

  • 기사입력 : 2014-09-0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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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루한 장마와 맹렬한 태양을 견디고 가을이 다가온다. 올해는 추석이 먼저 다가와서 더욱 가을을 서둘러 맞이해야 한다. 가을은 풍성한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변화의 계절이기도 하다. 계절의 역경이 깊을수록 더 아름다운 단풍이 기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조화와 아름다움을 기대할 수 없는 부조화, 불협화음, 불통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러시아 음악가 차이콥스키는 괴테의 시에 곡을 붙여 ‘다만,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Nur wer, die Sehnsucht Kennt)’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신음이 가득하다. 자연은 결코 인간에게 차별을 주지 않는다. 크고 작음, 길고 짧음과 관계없이 골고루 혜택을 주는 것이다. 차별이 없음은 공감하는 것이다. 공감은 영어로 ‘empathy’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감정을 이입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가족과 이웃 그리고 친구에게만 공감하지 말고 다른 입장, 다른 처지의 사람에게도 공감의 폭을 넓히는 일이 필요한 때이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다름을 존중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몰이해의 폭이 더욱 확산될 것이다. 남들이 나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면 서운하게 여길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결국 내 생각에 대한 상대방 공감의 폭을 넓히게 되는 일이다. 이는 상호작용으로 사회 전체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동력이 될 것이다.

    신학자 폴 틸리히는 ‘사랑의 첫째 의무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고 했다. 기업과 학계에서도 공감마케팅에 대한 연구가 많아지고 있다. 소비자와 공감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공감의 폭이 클수록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열광할 것이다. 시청자는 마치 내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것 같은 드라마에 공감하며 함께 울고 웃는다. 차별 없이 쏟아지는 가을 햇살처럼 사람들과 공감하며 어울릴 수 있는 가을심포니는 없을까. “다만,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내 아픔을 알리라.(괴테)”

    서정환 창신대학교  국제교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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