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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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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특집] 엄마 호주머니 넣지 말고 애들 딴주머니 채워 줘요

자녀 경제교육 첫걸음은 아이 이름의 통장 만들기
이자 등 혜택 풍성한 어린이 통장·적금 많아

  • 기사입력 : 2014-09-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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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추석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폴짝폴짝 뛰는 초등학교 5학년생 조카에게 ‘오늘 개학한 애가 벌써부터 쉴 날을 기다리냐. 노는 게 그리 좋냐’고 물으니 노는 날이라 좋은 것도 있지만 용돈 받을 생각에 설레는 것이란다.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에게 ‘명절=용돈’이라는 공식이 당연시됐다. 실제로 추석 등 명절이 되어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면 아이들은 이쪽저쪽을 다니며 수금(?)하기 바쁘다. 1만원, 5만원 쌓이다 보면 아이 손엔 평소에는 쥐어보지 못한 제법 큰돈이 들려 있다.

    여기서 대부분의 부모들은 경제관념 없는 아이가 큰돈을 흥청망청 쓸 것이 뻔하다며, 자식에게 하는 엄마의 거짓말 1위라는 “엄마가 맡아 놓을게”를 외치고는 자신의 지갑으로 돈을 넣어버린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데다 한 번 들어간 돈은 나올 줄을 모르니 엄마의 말은 신뢰를 잃고, 아이들은 명절 용돈 등 예외 수입을 ‘감춰야 할 돈’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엄마의 이런 행동이 아이들의 경제관념을 비뚤게 할 수 있다며 올바른 경제관념 확립을 위해서는 용돈을 직접 관리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번 추석에 아이가 받을 용돈부터 아이에게 직접 관리를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 이름의 통장에 저축을

    아이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높은 액수의 돈을 명절 용돈으로 손에 쥐었다면 손을 잡고 은행으로 가 아이의 이름으로 된 통장을 만들자.

    부모와 함께 은행을 찾아 통장을 만들고, 내역에 찍힌 자신의 돈 액수를 확인하게 하자. 쌓이는 이자를 보며 저금하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이자의 많고 적음보다는 꾸준히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시중은행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겨냥한 예·적금 통장에는 표지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져 있거나, 일반 통장보다 혜택이 풍부하니 주목해보자.

    NH농협은행의 ‘신난다~ 후토스! 어린이통장·적금’은 만 13세 미만 어린이가 가입 대상이다. 입출식 통장은 잔액 100만원까지 최고 연 3.0%의 이자를 제공하며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의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 면제, 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또 적립식 통장의 경우 월 불입금 10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적금할 수 있고, 가입기간에 따라 0.9%포인트의 우대금리 혜택과 어린이상해보험 무료 가입 기회도 준다.

    하나은행의 ‘하나 꿈나무 적금’은 대학 입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유용한 상품이다. 만 18세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연 3.6%의 금리를 제공하고 희망대학 입학 시 연 2% 축하금리 혜택을 준다. 저축왕과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면 각각 0.2%포인트의 우대금리도 적용된다. 상품 가입자에게는 하나컬처클럽의 어린이 공연 할인서비스도 제공되며 동아사이버문화센터 온라인 교육콘텐츠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1년부터 3년까지 월 단위로 기간을 정해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으며, 만기 후에는 3년 단위로 만 18세까지 자동 재예치된다.

    신한은행의 ‘키즈플러스적금’은 만 12세 미만의 어린이들만 가입할 수 있는 1년제 적금상품으로, 기본금리는 연 2.3%이며 ‘키즈플러스통장’을 같이 만들거나 자동이체 신청과 재예치 시(총 4회 가능) 0.2%포인트씩 최고 0.6%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제공된다. 여기에 설·추석 연휴와 어린이날이 끝난 뒤 5일 안에 가입하면 0.1%포인트 금리를 추가해준다.



    ▲직접 지출계획 세우고 책임지도록 하자

    자녀 경제교육에 있어서 적게 쓰는 것보다는 어떻게 쓰느냐를 배우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래서 아이와 어떻게 돈을 쓸 것인지 토론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 용돈처럼 큰돈이 생겼을 때 얼마를 저금할지, 무엇을 사고 싶은지, 은행에는 얼마를 입금하고 현금은 얼마나 갖고 있을지 등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아이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 생각을 말하도록 유도해야지 부모의 생각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것에 유의하자.

    아이가 충동적인 소비를 하려고 한다면, 꾸중하지 말고 합리적인 소비의 필요성에 대해 차근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 오늘은 과자가 한 개지만 내일은 과자가 두 개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평소에는 용돈기입장을 쓰게 하자.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게 하고 주나 월 단위로 결산을 해서 자신의 씀씀이가 어떤지 돌이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용돈의 쓰임새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

    평소 용돈액수는 간식비, 교통비, 준비물 등 아이가 직접 소비할 만한 항목을 취합한 합계를 넘지 않아야 하고, 정해진 날에 일관성 있게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청소를 했다거나 좋은 성적을 받아왔다고 해서 주는 대가성 용돈은 아이들의 경제관념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물건 살 때는 가격비교 기회 줘야

    예전부터 아이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었고, 추석에 받은 용돈으로 사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면 함께 쇼핑을 하러 가되 물건을 직접 고르도록 하자. 부모는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놓고 가격과 성능을 비교해 자신에게 적당한 것을 살 수 있도록만 도와주자. 똑같은 물건도 판매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개념을 깨닫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게임기라면 백화점, 대형소매점, 유통단지의 전자상가 등 여러 곳을 다니며 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아이들은 이런 활동에서 같거나 비슷한 물건이 다른 가격에 판매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남을 위한 지출을 가르치자

    요즘 아이들은 명절에만 고기를 먹거나 용돈을 받지는 않는다. 돈과 맛있는 음식이 항상 주변에 있고 갖고 싶으면 가질 수 있는 풍요로운 시대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주변의 친구를 돌아보게 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진 경제교육이 될 수 있다.

    명절 용돈으로 옷 등 사치품을 사려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돈을 지나치게 숭배해 무조건 저축만 하려는 구두쇠 타입의 아이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가치있는 소비’를 하는 것이 진정한 사용법임을 알게 해주자.

    자녀의 이름으로 기부하거나 혹은 자녀와 함께 어린이재단(☏ 1588-1940), 굿네이버스(☏ 02-6717-4000), 유니세프(☏ 02-723-8215) 등 후원기관을 방문해 자신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기부를 실천하는 것은 올바른 경제관념에 큰 도움이 된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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