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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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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이영탁

  • 기사입력 : 2014-09-1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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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살결이던 나뭇잎 모두 지고

    앙큼하게 드러낸 뼈의 무늬 어찌하리

    눈빛도 숨 막혀 황홀한 바람의 뼈 꽃 되다



    누군들 사랑 한 번, 이별 한 번 없었으랴

    편지에 아름답다 써놓고 돌아서면

    첫사랑 애절했던 시간도 흠뻑 젖는 덧붙임

    ☞ 웬 벚꽃이야 그녀는 왜 아직도 지나간 계절 타령이야. 바람에 살결을 드러낸 채 떠나 가버린 이별과, 눈빛도 숨 막혔던 애절한 사랑의 노래 자꾸만 부른단 말이야. 앙큼하게 뼈의 무늬 드러내놓고 순응해가는 착한 계절 앞에, 아쉽기만 한 어제를 그리워하기에는 너무나 허무한 까닭이야. 아무 일 없는 듯 꽃 피고 우리 마음도 따라서 흔들린다는 거야. 생각해보면 이별 한 번 없었던 사랑 있겠는가, 낯선 시간조차 아프게 밟히는 오늘 한 편의 떨리는 연애편지처럼 시인의 시 가만히 읽어보네. 첫사랑 서툰 입맞춤 뜨겁게 보이고 그 시간 눈부셨던 설렘도 잊지 않고 보이네. 마음 먼저 기억하는 오래전 짧은 봄날의 오후가 문득, 그녀가 보낸 벚꽃 편지 건네받은 지금에서야, 바람 나무 세상 모든 이름이 애틋한 덧붙임으로 흠뻑 젖는 가을이 비로소 다시 돌아왔네. 김혜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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