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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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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427) 제7화 굴뚝산업과 첨단산업 ⑦

“뒤태가 죽이는데…”

  • 기사입력 : 2014-09-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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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고 바람까지 일고 있었다. 모텔의 침대에 누워 장대한은 조연옥이 화장을 하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조연옥은 머리가 단발이었고 잿빛의 재킷과 바지 차림이었다. 30대 후반답지 않게 허리는 잘록하고 둔부가 풍만했다. 둔부가 예쁘게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장대한은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는 조연옥의 뒤태를 보자 또다시 욕망이 일어났다. 그러나 밤에 이윤자의 집에 가야 했다. 욕망을 억제하면서 조연옥의 뒤로 돌아가 부드럽게 안았다.

    “왜 이래? 아직도 기운이 넘쳐?”

    조연옥이 간드러지게 웃으면서 허리를 비틀었다.

    “매력있어. 뒤태가 죽이는데….”

    “호호. 정말이야? 내가 한 몸매 하지.”

    조연옥이 유쾌하게 깔깔대고 웃었다.

    “치명적인 매력이야. 정부의 자격이 있어.”

    장대한은 조연옥의 하얀 목덜미에 키스했다.

    “나는 자기 정부라고 그랬잖아? 팜파탈 같은 매력이 있어야지.”

    조연옥이 눈을 감고 속삭였다. 그녀는 팜 파탈이니 정부라는 말을 즐기고 있었다. 모텔을 나오자 비바람이 사납게 몰아치고 있었다. 장대한은 조연옥이 차를 운전하여 떠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가을장마가 꽤 심하구나.’

    장대한은 양주의 산길을 달리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첩첩 산들이 부옇게 흐려 있고 도로가 빗물 때문에 번들거렸다. 그때 이윤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시골에 있는 언니가 위독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럼 나중에 전화해요.”

    장대한은 이윤자를 위로해 주었다. 그녀는 여전히 수줍은 듯이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장대한은 양주의 한 고갯길에 이르자 차를 세우고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계곡이 아름다워 곳곳에 음식점과 모텔이 들어서 있었다. 장흥 유원지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비가 내리는 장흥 유원지의 풍경이 별세계처럼 느껴졌다.

    ‘양주는 아름다운 곳이구나.’

    장대한은 차에 앉아 비바람이 몰아치는 계곡을 내려다보면서 김정자와 서경숙을 생각했다. 김정자가 휴가를 마치기 전에 만두사업에 대해서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러나 만두의 맛을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만두사업 때문에 깊이 생각에 잠겨 있는데 서경숙의 얼굴이 떠올라왔다.

    ‘엘이디 사업에 진출해?’

    서경숙은 그를 거부하지 않았다. 조금만 공을 들이면 모텔이나 호텔로 얼마든지 데려갈 수 있을 것이고 빚덩어리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엘이디산업은 굴뚝산업이면서도 첨단산업이었다.

    21세기 자본은 IT산업에서 거대하게 형성되고 있었다. 많은 기업가들이 IT산업 진출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굴뚝 산업은 수백 년을 이어온 산업이고 결코 퇴보하지 않을 것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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