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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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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소통하는 정치를 바란다- 이진로(영산대 교수)

  • 기사입력 : 2014-09-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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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가 세월호법 협상의 늪에 빠져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기소권과 수사권 허용에 반대한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유가족이 요구하는 세월호법의 통과를 주장한다. 야당은 내부에서 지도부의 비대위 구성에 대한 반발 후유증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의장은 민생현안을 논의하겠다며 의사일정을 직권으로 결정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협상에 성공하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소통과 협상의 전문가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박사(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는 협상의 성공 요인 중에서 사람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55%로 가장 크고, 합리적인 절차가 37%로 그다음인 반면에 내용의 전문성은 8%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 주장에 따르면 세월호법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법안에 의견을 제시하고 협상에 참여한 이들의 상호 불신과 적대감에 있다.

    불신은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반대로 신뢰하는 사회에서 고용과 국민소득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사람을 믿기 때문에 쉽게 취업과 채용이 이뤄지고, 제품을 믿기 때문에 선뜻 구매, 사용하므로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데 수긍이 간다.

    세월호법 협상이 타결되려면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법안에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인 여당과 야당, 정부, 희생자 가족 등이 저마다 현실 인식에서부터 관심과 가치관, 감성 등의 측면에서 지닌 차이를 이해할 때 소통이 시작된다. 사람마다 입장이 다른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따라서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려면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효과적이다.

    현실적으로 먼저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비난을 중지하고, 자신의 의견과 정보를 상대에게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참여자 사이의 공통사항을 늘려나가고, 미래지향적 발언으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협상의 성공 비결은 매우 쉽다.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듣고, 기꺼이 존중하는 것이다.

    이진로 영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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