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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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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획취재] 양극화 해결과 일자리 창출의 대안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①

ⓛ 협동조합 기본법 이후, 아직은 걸음마
경제·사회적 약자 안정적 생존 방안을 찾자

  • 기사입력 : 2014-09-2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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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동구 명일1동에 위치한 수제햄버거 더파이브 명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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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브릿지 협동조합 송인창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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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스튜디오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국민TV의 노종면 방송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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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두레협동조합 안영진 회장(왼쪽)과 서현석 상무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협동조합?설립현황
    2014년?6월?현재?총?5061개?설립·1년?7개월?만에?5000건?돌파
    구분 신청(신고) 처리
    일반협동조합 4,909 4,879
    일반협동조합연합회 23 21
    사회적협동조합 189 161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2 1
    5,121 5,061



    자본주의 사회에서 양극화는 탐욕적인 자본이 가져온 위기이다.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협동조합은 정부정책의 한계 속에 경제사회발전의 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 속에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수천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됐지만 대다수는 걸음마 수준이다.

    본지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취재로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의 국내 및 해외사례를 통해 양극화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발전방향 및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


    ▲협동조합 왜 대안인가

    자본주의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시장 실패의 영역을 남긴다. 생산의 최종 목적이 이익창출에 집중되면서 경제 양극화로 사회 안정을 위협하기도 한다. 때문에 세계는 경제적 약자가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대안적 시스템인 협동조합의 활성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생산적 복지 모델로 양극화 시대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투명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협동조합은 이익창출보다는 조합원들의 자생과 서비스의 이용이 주된 목적이다. 크게 수익이 기대되지 않다고 판단되는 사업에 대해서도 조합원의 필요에 따라 협동조합의 구성은 가능하다. 협동조합은 영리기업에서는 활용되지 않는 생산적인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경제적 가치 이외에도 사회적 가치를 담는 의미가 크다.



    ▲국내 협동조합, 기본법 이후 아직은 걸음마

    협동조합은 조합원에 의한 공동소유, 출자규모와 무관하게 1인 1표, 배당제한, 민주적 운영 등 기존의 주식회사와는 다른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지난 2012년 시행된 협동조합기본법은 풀뿌리 경제를 위한 협동조합 설립이라는 취지에 맞게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제정된 법이다.

    특별법으로 설립이 되는 다른 협동조합들과 달리 일반 협동조합은 5인 이상의 발기인만 있으면 설립이 가능하다. 출자금 규모에 대한 제한도 없고, 출자금 규모에 관계없이 조합원 1인이 1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협동조합이 하는 일 역시 제한이 없다. 기본법 설립 이후 우후죽순 설립된 협동조합은 1년7개월 만에 5000개를 돌파했다. 하지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설립된 협동조합 중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약 10%에 불과하다.

    막연하게 설립부터 해놓고 사업준비가 불충분하거나 협동조합에 대한 몰이해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현황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하지만 여러 산업분야, 지역과 계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지면서 향후 협동조합들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건실한 주식회사서 협동조합으로, 더파이브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과도한 로열티나 부당한 매출액 요구를 떠안기 마련이다. 직원들 처우에도 소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피브릿지는 이 문제를 협동조합으로 풀고자 했다. 창립 후 15년간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하던 해피브릿지가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며 지난 2013년 ‘노동자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수제 버거 브랜드 ‘더파이브’ 건대점을 모델점으로 오픈했다. 2013년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 직전까지 해피브릿지는 연 매출 330억원, 잉여이익금 30여억원에 이르는 건실한 중소기업이었다. 하지만 창립멤버를 비롯한 주주들은 지분을 내놓고 ‘조합원’이 되는 데 흔쾌히 동의했고 직원들도 1인당 1000만원의 출자금을 내면서 조합에 참여했다. 15명의 주주가 주인이었던 해피브릿지는 67명의 근속직원이 주인이 되는 회사가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송인창 이사장과 더불어 기존 주주들이 ‘직원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업’을 만들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송 이사장은 “기업의 성장시점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수십억원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인데도 주주들의 반대는 없었다”면서 “자본이 아닌 사람이 움직이는 회사로 그 가치를 구현하는 데 협동조합을 선택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더파이브의 운영방식은 본사가 점포를 차리면 조합원 5명이 꾸려져 운영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직영점은 수익을 본부로 귀속시키는 데 비해 더파이브에선 모든 회계자료를 공개하고 순수익금은 해당 점포에 모아둔다. 이 돈이 초기 시설투자비만큼 쌓이면 조합원들은 임차료와 권리금만 내고 점포를 인수한다. 이 비용은 일반적인 인수 비용의 30% 정도이며, 그 기간은 통상 3년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에 협동조합명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면 하나의 독립된 조합식당이 탄생한다.

    송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핵심에 대해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오래 가려면 함께 가는 것이다”며 “나 혼자 한몫을 챙기려면 주식회사를 하면 되지만 여럿이 함께 오래 즐겁게 살려면 협동조합을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자본으로부터 독립, 국민TV

    국민TV 미디어협동조합은 이익창출에 기대지 않는 언론으로, 특정한 주인이 있는 언론에서 탈피하기 위해 ‘협동조합’의 형태로 창립됐다. 2012년 12월 대선 직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듬해 3월 창립총회를 거쳐 다음 달 국민TV 라디오 개국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모바일과 SNS의 발전으로 누구나 쉽게 퍼블리싱 수단을 얻게 된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난 4월부터는 인터넷 방송을 기반으로 TV방송을 개국했다. 인터넷 및 팟캐스트 포털 서비스인 ‘팟빵’ 링크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는 국민TV는 출자금 1좌(5만원) 이상을 내면 조합원 자격이 주어진다. TV방송을 시작한 올 4월부터는 월 1만원의 조합비를 걷어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회 및 사업실적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수입원으로는 TV수신료의 형태인 조합원 조합비와 광고 매출, 카페 운영 매출 등이 있다.

    이처럼 국민TV는 협동조합의 형태를 가지면서 자본에 기대지 않는 매체로 탄생할 수 있었다. 국민TV 노종면 방송제작국장은 “방송시장에서 소규모 미디어를 운영하면서 자본에 기대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하기는 힘들다”면서 “국민TV가 신생매체로서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리베이트 근절, 한겨레두레협동조합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상포계는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던 상조회사들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장례문화를 공동체 장례문화로 바꾸는 근본 해결책을 협동조합에서 찾았다. 그 시작은 지난 2009년 4월 ‘풀뿌리공제운동㎽연구소’가 창립 기념으로 한국 상조사업의 대안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면서부터이다.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은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우선 조사연구부터 제대로 하자는 취지에서 연구소를 만들고 이후 협동조합을 창설했다.

    한겨레두레는 일반 상조회사들의 상조상품과 달리 장례식의 전 영역을 포괄해서 서비스와 장사물품 등을 제공한다. 묘지와 납골당, 장례식장, 음식, 그리고 염습과 장사물품 등 장례식 전체 진행을 공동구매를 통해 단계별로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조합원인 전문장례지도사와 조합원 상주는 협의를 통해 장례식 방식과 진행 절차를 결정한다. 조합원의 조건에 맞춰 상을 치르는 이런 맞춤형 장례식은 일회용품 배제 등 장사물품 폭리 구조를 근절하고 리베이트에서도 자유로웠다.

    글·사진=김용훈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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