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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글을 바르게 사용하자- 류성기(진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10-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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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손전화를 사용해 편리하게 문자를 주고받는다. 그러다가 오해를 살 만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할머니 오래 사네요.(사세요) / 어디쯤 기고 있나?(가고) / 임마, 데릴러 와.(엄마) / 할머니가 장풍으로 쓰러지셨어.(중풍)’

    이와 같은 글들은 실수에 의한 것으로 그냥 웃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실수를 넘어 의도적으로 표기법을 파괴하면서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는 문자나 그림을 사용하거나, 상스러운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넘우 잼떠혀, 또 언제 나오져?? / ㉤ㅓ㉭ㅏ고~ ㉨1㉡ㅐ㉡1? ㉡ㅏ안보고 ㉦ㅣ㉬ㅓ?¿ / ㄴㄱㅇㄴ / 씨들탱!! 학교에선 ㅁ ㅓ 이딴거 시키고 지랄이야 !!! 으아아아악!!!!!!!!!!!!!!!!! / 앙흉하서1요~+○+ 답장을 하1쥬ㅅ1다느1~넘흐감소r용~ㅠ_뉴00’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을 고쳐 나가기는커녕 학생들 사이에서는 바르고 정확하게 표기법에 따라 문자를 주고받으면 오히려 왕따를 당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손전화에만 그치지 않고, 수업 시간의 글쓰기에까지 전이된다고 한다. 참으로 걱정되고,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568돌 한글날을 맞이해 한글 창제에 담긴 정신과 일본침략기 시대에 목숨으로 한글을 지킨 우리 선조들의 정신을 돌아보고 바른 말과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세종대왕께서는 1443년 한글을 창제하시고, 3년 동안 시험을 거쳐 1446년 반포하셨다. 훈민정음에서 세종대왕의 문자 창제에 대한 마음을 볼 수 있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문자를 만들었다는 자주성,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들었다는 창조성, 글을 모르는 백성을 불쌍히 여겨 글을 쉽게 익혀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애민성(愛民性)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한글은 많은 수난을 겪었다. 조선 시대에는 한자를 ‘문자’라고 한 것에 비해 한글은 ‘언문’이라 비하했고, 또 여자들이 쓰는 글이라 하여 ‘암클’이라고 천시하기도 했다. 일본침략기 시대에는 한글뿐만 아니라 우리말까지 못 쓰게 했다. 일본어를 ‘국어’라 하고 우리말은 ‘조선어’라 하여 우리말과 글이 국어가 아닌 것으로 취급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일본어만 쓰게 하고 우리말과 글은 못 쓰게 했다.

    한글 천시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백성들은 한글을 지켜왔다. 일제의 국어 말살정책에도 주시경 선생을 비롯한 한글학자들은 일제에 맞서 외래어표기법 및 한글맞춤법통일안 제정, 사전 편찬 등 한글을 지키고 보급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 1942년과 1943년에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33명의 국어학자들이 체포돼 함흥형무소 등에 갇히고 고문당했으며, 죽기까지 했다.

    이러한 피와 생명의 말과 글인데 어찌 함부로 오용할 수 있겠는가. 한글은 세계화와 국력 신장, 드라마 및 K-POP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퍼져 가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나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는가 하면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원들도 생겨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콜리라는 언어학자는 한글날이 되면 휴강을 하고, 제자들을 집에 초대해 파티를 연다고 한다. 이렇듯 자랑스러운 우리말과 글을 바르고 정확하게 사용해 정신적으로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류성기 진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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