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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에 목숨을 걸지 말자- 주선태(경상대 축산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10-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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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채식 열풍은 대단하다. TV를 포함한 각종 언론에서 현대병의 원인이 서구식으로 변한 식생활을 주범으로 몰면서, 특히 동물성지방이 많은 육류섭취가 건강의 주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이 없는 식물성 식품의 섭취가 권장되면서 국내에도 완전채식 (비건)을 하는 인구가 60만명을 넘어섰고, 우리나라 국민의 5분의 1이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채식은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동물복지 및 지구환경 보호에도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한우고기 홍보대사였던 유명 연예인이 채식주의자가 된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급기야 아무리 심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일지라도 현미밥 채식을 목숨 걸고 하면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도 등장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과연 정말 대다수 국민들이 진실처럼 믿고 있는 ‘채식=웰빙식’, ‘현미밥=건강식’이라는 인식은 맞는 것일까?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고기를 포함하는 동물성 식품을 절대로 먹지 않는 현미밥 채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의 치료식으로는 적당할지 모르나 결코 일반인들을 위한 웰빙식이나 건강식이 될 수 없다.

    동물성 식품에 비해 영양이 부족하고 불균형적인 채식이나 곡채식이 마치 건강식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은 국민 건강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급한 영양이 넘쳐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저소득층의 비만율과 성인병 발병률이 급속히 늘고 있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또는 탄수화물 가공식품 등 저급 영양이 넘쳐나는 것이 주원인이다. 그런데 동물성지방 섭취가 지나치게 많은 미국식 영양학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우리나라도 육식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1인당 육류소비량이 이제 겨우 40kg을 넘어선 국민들이 120kg인 국민들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채식만으로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단백질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 이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과학적 사실이다. 모든 식물성 식재료는 필수아미노산을 하나 이상씩 부족하게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전채식을 하면 영양의 균형을 맞추기 힘들어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모든 영양학자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채식주의자들은 식물성 식재료도 잘 조합하면 부족한 필수아미노산들을 상쇄해 섭취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바쁜 현대인의 일상생활에 비춰보면 거의 불가능하다.

    어떤 육류도 의도적으로 먹지 않는 채식은 지독한 편식이다. 서구 사람들처럼 고기를 우리보다 3~4배나 많이 먹거나 또는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어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라면 다이어트나 치료의 목적으로 채식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기를 많이 먹지도 않는 한국인들이 저급한 영양의 과다섭취로 발생한 문제를 영양이 부족한 채식으로 만회하려고 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 그 자체다. 대한민국보다 곡채식을 잘하고 있는 나라가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채식이나 곡채식이 건강식이나 웰빙식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동물성 지방, 특히 포화지방이 건강이 좋지 않다는 미국식 영양학으로부터 해방돼야 한다. 진짜 문제가 되는 지방은 자연식품인 고기 속에 들어있는 지방이 아니라 트랜스지방처럼 가공된 나쁜 지방임을 알아야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아직도 고기를 통해 섭취하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매우 부족한 편이다. 그러므로 목숨까지 걸면서 채식을 고집하면 건강한 장수를 할 수 없다. 진정한 건강식은 균형식이고, 균형식이란 채식과 육식이 조화를 이룬 식단을 말한다.

    주선태 경상대 축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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