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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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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Begin Again, 다시 시작하다- 홍정효(경남대 경영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4-10-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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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가을의 감성과 어울리는 ‘Begin Again’이라는 음악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 뛰어난 재능이 있지만 상업성을 띠기를 거부하는 젊은 싱어송라이터가 유능한 제작자를 만나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인정받는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최근 부산 BS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우리지역 향토은행 경남은행이 떠올랐다. 경남은행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공적자금을 받고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으로서의 사명을 잊지 않고 항상 지역민들과 동고동락해 왔다. 1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정부의 경영간섭을 받으면서도 언제나 지역민의 편에 서서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줬다. 이런 경남은행의 진정성은 작년 한 해 경남은행 지역환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등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움직임을 통해 충분히 검증됐다. 또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뛰어든 많은 인수주체들을 볼 때 경남은행이 얼마나 알짜배기 은행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경남은행은 BS금융이라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려고 한다. BS금융이 얼마나 유능한 제작자가 되어 경남은행을 더욱 굳건한 지역은행으로 만들어 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시중은행에 비해 지역금융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기대해 볼 만하다. 부산을 대표하는 BS금융과 경남·울산을 대표하는 경남은행이 만나 서로를 견제하던 경쟁비용을 절감하고, 동남권 전체를 아우르는 금융기관으로서 시너지를 창출해 간다면 지역금융과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더욱이 남강댐 물 문제, 신항만 명칭 문제, 신공항 유치 등 사사건건 대립하던 양 지역이 우선 금융을 통해서라도 협력할 수 있다면, 지역간 갈등을 어느 정도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은행은 공적자금 수혈은행이라는 오명에서 이제 막 벗어나 힘차게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한다. 막연히 우리 지역은행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비판하고 등돌리기보다는 경남은행을 위해 예전보다 더 많은 박수와 응원을 보내야 한다. 경남은행이 지금까지 보여준 진정성을 더욱 빛나게 해줄 유능한 제작자는 BS금융이 아니라 바로 지역민들이다. 경남은행에 대한 애정과 기대로 실망감도 큰 게 사실이지만, 지역은행의 역할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우리 지역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경남은행도 민영화를 통해 경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된 만큼 BS금융과 체결한 지역금융발전을 위한 상생협약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에게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경남은행 스스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 차별화된 경영전략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야만 지역은행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 내부 출신으로는 15년 만에 선임된 손교덕 은행장이 강조하고 있는, 어떠한 위기에도 견딜 수 있는 ‘강하고 반듯한 경남은행’이라는 경영목표를 반드시 이루어 내야 할 것이다.

    한편 경남은행이 BS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됨에 따라 지난 14일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가 9년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며 공식 해산했다. 경남은행 인수추진위는 경남은행에 대한 지역민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우리 지역의 훌륭한 역사다. 비록 해산하긴 했지만, 그 정신을 이어 받아 경남은행이 영원한 지역은행으로 우리 곁에 남을 수 있도록 지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경남은행이 지역은행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고, 지역민들도 그 혜택을 고스란히 받게 된다.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심정으로 경남은행의 새 출발을 축하하자.

    Begin Again, 다시 시작하는 경남은행을 위하여!

    홍정효 경남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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