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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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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차고 다리 붓는다면 몸속 ‘엔진’부터 점검

심부전증 치료
심장 기능 약해져 충분한 혈액순환 안될 때 발생
다른 장기 기능 저하시켜 소화불량 등 증상 유발

  • 기사입력 : 2014-10-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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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이미래 교수가 심부전증 진단을 위해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평소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오르고 입술이 파랗게 변했던 A(47·여)씨는 다리가 붓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원을 찾지 않았다. 증상은 계속됐고, 결국 잠을 자다가 누워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심부전’으로 진단됐다. 다시 말해 심장의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적신호이며, 조금만 늦었다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었다.


    ◆심부전은?= 심부전은 신체의 혈액을 모아 펌프 작용을 통해 온몸으로 보내 주는 역할을 하는 심장의 기능이 약화돼 몸 구석구석 보내져야 하는 혈액이 충분하게 순환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에 따라 심장이 혈액을 모으는 이완기 기능에 장애를 보이는 이완기 심부전, 혈액을 온몸에 보내주는 펌프기능에 이상을 보이는 수축기 심부전으로 나뉘게 된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에 이상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다른 장기들의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복잡한 질환이다. 발병 원인 또한 매우 다양해서 막연히 ‘심장이 좀 좋지 않다’라고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심부전은 우리 몸의 엔진 역할을 하는 심장과 관련이 있는 만큼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등 일부 암보다도 예후가 좋지 않고, 중증도에 따라 평균 생존율이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예후가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예방과 조기치료 등 주의를 요하는 질환임에는 틀림없다.

    심부전 환자의 약 60%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해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관상동맥질환은 심장으로 통하는 3개의 대동맥 중 1군데 이상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을 말한다. 이 외에 심장이 혈액을 모으는 이완기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30~40% 정도로, 심장의 펌프 기능에 문제가 없더라도 심부전을 초래할 수 있다. 심장 기능이 정상이라도 오랜 기간 동안 혈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고혈압이나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심장 판막질환, 부정맥, 선천성 심장 질환, 갑상선 질환 등도 심부전을 유발한다.

    증상은= 심부전은 기본적으로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질환이지만, 여러 장기의 기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증상도 다양하고 진단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주로 숨이 차고, 입술이 푸른색을 띠며, 복부팽만과 다리가 부어 있는 증상이 주를 이룬다. 이는 심장이 공급하는 혈액이 신경계, 폐, 위장관, 신장, 피부 등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생기는 이상신호다. 폐에 혈액공급이 부족할 경우 운동 시 호흡이 어려워지고 악화되면 평상시에도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급기야 누웠을 때 호흡곤란이 매우 심해져 앉아서 호흡해야 한다. 심부전으로 인해 위장관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소화불량, 식욕 결핍이 발생할 수 있고, 간비대증, 복수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신장 기능이 감소되기도 하고, 발목부터 퉁퉁 붓기도 한다. 이처럼 심부전은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므로, 비슷한 증상이 생기면 즉시 순환기내과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심부전이 의심 되면 기본적으로 심전도, 가슴 X-ray 검사를 한다. 검사를 통해 심장 확대 소견이나 폐부종, 부정맥을 동반한 빈맥 등의 소견이 보인다면 심장 초음파와 혈액 검사 등 정밀검사를 통해 심부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이뤄진다. 초음파, 혈액 검사에서 심부전으로 진단되면 심장 초음파 검사, 관상동맥혈관 촬영, 심장 CT/MRI 등을 통해 심부전의 원인을 찾아내 치료를 받게 된다.

    급성 심부전 환자는 응급실로 실려 오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심부전의 원인 및 악화 요인을 제거하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치료가 진행된다. 만성 심부전의 경우는 심부전에 대한 신체의 보상 작용으로 과도하게 교감신경 및 호르몬계가 활성화돼 질환이 유발된 것이므로 심장 기능의 점진적인 기능 저하를 막는 것을 목표로 치료가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심장의 부하를 줄여주거나 기능을 강화시키는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치료가 시작되는데, 심부전을 일으킨 원인에 따라 추후 그에 따른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관상동맥 협착에 의한 심부전은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관상 동맥 협착을 해결하고, 중증의 판막 질환에 의한 심부전은 판막 수술이 시행된다. 고혈압에 의한 경우에는 고혈압만 조절해도 심부전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항고혈압 약물을 투여한다. 말기 심부전증의 경우는 치료를 해도 연간 사망률이 30~50%에 달하는데, 심장 이식은 예후를 호전시킬 수 있는 최후의 치료법이다.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이미래 교수는 “심부전 환자들은 다량의 나트륨 섭취를 피하고 임의로 약물을 중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며, “감염성 질환의 발병 등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에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심부전을 악화시키는 부정맥, 빈혈, 허혈성 심질환 등에 대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글·사진=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도움말= 삼성창원병원 순환기내과 이미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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