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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446) 제7화 굴뚝산업과 첨단산업 26

“오늘 너무 즐거워요”

  • 기사입력 : 2014-10-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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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한은 그녀와 악수를 나누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한천화는 손이 작고 따뜻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남자 킬러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왜 경주에 안 갔습니까?”

    장대한은 그녀를 데리고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경주는 전에 간 일이 있어요.”

    한천화는 대학생일 때 한국에 와서 두 달 동안 공연을 한 일이 있다고 했다. 그녀는 여유 있는 모습으로 커피를 마셨다. 가만히 얼굴을 살피자 눈이 부신 미인이었다. 장대한은 가슴이 설레는 것을 느꼈다. 옷을 바꿔 입자 우아한 분위기까지 느껴지고 있었다.

    장대한은 한천화와 마주앉아 커피를 음미하듯이 천천히 마셨다. 별로 할 말이 없어서 그녀가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한천화는 장대한을 살피면서 빙긋 웃기만 했다. 그녀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피부가 맑고 깨끗했다.

    “식사하러 갈까요?”

    장대한은 커피를 마신 뒤에 그녀를 데리고 퇴계로에 있는 한국관으로 갔다. 한국의 전통주를 주문하자 한천화가 음식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좋아했다. 저녁식사를 마친 뒤에는 명동을 걸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한천화가 장대한을 쳐다보고 생긋 웃었으나 손을 빼내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천화는 연인처럼 장대한의 팔짱을 끼었다. 명동에는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많았다. 명동을 구경한 뒤에 근처에 있는 백화점으로 데리고 갔다. 그녀는 백화점을 구경하면서도 즐거워하고 쇼핑을 하면서도 즐거워했다.

    “선물입니다.”

    장대한은 한천화가 좋아하는 화장품과 옷을 사주었다. 한천화가 그에게 기울고 있었기 때문에 사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천화는 강소성 정치국원인 남편 때문에 중국 기업가들에게도 극진한 예우를 받고 있었다.

    “고마워요.”

    한천화는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의 선물을 받았다. 장대한은 백화점에서 쇼핑한 물건을 그녀가 묵고 있는 호텔로 배달하도록 했다.

    “쇼핑을 했으니까 술 마시러 가요. 내가 술을 살게요.”

    한천화는 장대한에게 매달리다시피 바짝 몸을 밀착시켰다. 장대한은 때때로 그녀의 허리를 바짝 안고 걸었다.

    ‘이 여자가 오늘 밤 나에게 허락할까? 아니 이 여자가 나를 유혹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

    장대한은 한천화의 속내를 짐작할 수 없었다. 장대한은 그녀를 데리고 강남에 있는 호텔 나이트클럽으로 갔다. 술값이 상당히 비싼 집이었다. 웨이터에게 5만원을 주고 좋은 자리로 부탁했다. 웨이터가 무대가 잘 보이는 자리로 안내해주었다. 장대한은 맥주를 주문하여 한천화와 건배를 하고 천천히 마셨다.

    “오늘 너무 즐거워요.”

    무대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다행입니다. 중국에서는 전통 무용을 했습니까?”

    장대한은 한천화를 시험해 보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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