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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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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칼럼/ 음료를 더 맛나게 하는 것들

미각 외 향기·소리·모양 등도 맛에 영향
단단한 그릇에 담으면 더 맛있게 느껴져

  • 기사입력 : 2014-10-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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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홍 범 (경남교육청 장학관)


    우리나라에 커피 열풍이 불고 있다. 한 집 건너 커피숍이 있고, 주택가까지 커피점이 들어서 ‘커피공화국’이라 불리고 있다. 국제커피협회(ICO)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1년 현재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1.8㎏으로 세계 54위의 소비국으로 랭크돼 있고, 2100년쯤 되면 세계의 커피 소비량이 지금의 2배가 돼 2억 포대의 커피가 소비될 전망이다.

    우리가 마시는 음료들의 맛은 무엇에 영향을 받을까? 식욕을 자극하는 감각에는 미각이 최우선이겠지만 냄새를 맡는 후각, 꿀꺽 넘기는 소리인 청각 등 다양하다.

    맥주의 맛은 잔의 모양과 거품의 비율이 결정한다. 전용잔은 맥주 한 병이 들어가도록 만들어져 거품과 맥주의 비율이 적절히 나오도록 해 맛을 좋게 하고, 와인잔은 입구가 좁고 아래가 넓은 튤립 모양의 잔을 가는 다리가 받치고 있어 와인의 향과 색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음식의 맛은 단순히 미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소들이 어우러져 맛을 낸다.

    먼저 시각적인 효과이다. 차가운 음료는 투명한 컵에, 따뜻한 음료는 불투명한 컵이 시각적 효과를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미색 컵에 담긴 핫초콜릿이 더 달게 느껴지고, 노란색 컵은 레몬 향을 더 강하게 하며, 푸른색 컵은 빨간색보다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컵 모양도 영향을 미친다. 컵 모양은 음료의 특징과 문화와 관련이 있다. 소주나 양주잔이 작은 것은 알코올의 도수가 높은 술은 조금씩 마시기 위해서다. 맥주잔이 머그 모양인 것은 편하게 들고 다니며 서로와 만날 수 있는 역할을 하며, 커피는 향이 중요한 음료로서 휘발성 성분이 코 안의 감각세포를 자극해야 하므로 입구가 넓고 납작한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감각 외에 다른 요인도 음료의 맛에 영향을 미친다. 같은 음료라도 식탁보를 달리하면 음료의 부드러운 맛이 완전히 달라지고, 단단한 그릇에 담겨 있는 음식을 더 맛있게 느낀다고 한다. 맛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미각, 후각, 시각, 촉각이지만 분위기처럼 맛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요즈음 직장인들은 식사는 저렴하게 먹더라도 밥값에 준하는 커피를 꼭 한 잔 하는 센스(?)를 갖고 있다. 반면 일상을 핑계로 사무실 에서는 일회용 종이컵으로 모든 음료를 해결하는 매력 없는 사람도 있다.

    올가을에는 조금 귀찮더라도 맛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맛의 시각까지 생각하면서 음료를 마시면, 쓰레기도 줄이고 돈도 아끼며 인생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일석삼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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