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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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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 미끼 된 사금융 개인정보

마산동부경찰서, 중국 전화사기단과 연루된 국내 모집책 9명 검거
해커 등에게서 넘겨받은 대부업체·저축은행 대출기록 10만여건 이용

  • 기사입력 : 2014-10-2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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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전화금융 사기단과 연루된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들은 대포통장을 모집하기 위해 사금융권의 최신 대출정보까지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개인정보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마산동부경찰서 지능수사팀은 23일 대포통장을 모집 후 중국 전화금융 사기단에 공급한 혐의(사기 빙자)로 운영자 A(44·여)씨와 모집책 B(49·여)씨를 구속하고 직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초 서울시 용산구 모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대포통장 모집책 8명을 고용했다. 이들은 지난 10월까지 대포통장 786매를 모집해 중국의 전화금융 사기단과 국내 인출조직에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포통장을 모집하기 위해 무려 10만8000여 건의 개인정보가 이용됐다. 이들이 중국 해커 등으로부터 확보한 개인정보는 주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 및 사금융권의 대출기록이다.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 대출날짜, 심지어 대출금액 및 승인여부 등 민감한 내용까지 담겨 있는 데다 대부분 한 달 이내의 최신 정보이다.

    이들은 대출상담사를 사칭해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을 하려면 거래실적을 쌓아야 한다”고 속여 통장과 현금카드를 발급한 뒤 국내 인출조직에게 지속적으로 대포통장을 공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대포통장을 중국의 콜센터 및 국내 인출조직에게 1개당 60만원에 판매해 4억7000여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B씨 등 모집책들은 대포통장 한 건당 15만원을 받았다.

    양영진 지능수사팀장은 “범행에 이용된 대출기록은 불과 하루 전 대출받은 내용도 있었다”며 “대부업체, 저축은행 등의 대출정보가 범행에 손쉽게 이용되는 만큼 금융당국과 해당 업체는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중국 전화금융 사기단들은 지난 8월 6일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C(35)씨에게 금융권 대출 담당자를 사칭하며 “연 12%의 저금리로 15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데 기본 채무금을 변제해야 한다”고 속여 대포통장으로 200만원을 이체받아 편취하는 등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총 24억2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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