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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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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우리가 모르는 우리의 강점- 안용환(신협중앙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14-10-2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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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가족들과 최근 흥행돌풍이 불었던 영화 ‘명량’을 봤다.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아 왔지만 이 영화는 전투의 긴박감과 이순신 장군의 개인적 고뇌 등이 연출돼 영화 상영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과 경남은 실제로 420여년 전 임진왜란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부산은 일본군이 상륙한 주요 거점이 됐고 부산과 거제도를 거쳐 한산도에 이르는 해역은 조선 수군이 활약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조선 수군이 일본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보다 앞서 있는 조선술, 그리고 화포를 사용할 수 있었던 기술력에 있었다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러한 강점을 살릴 수 있던 것은 이순신 장군의 탁월한 안목과 지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금융을 일컬어 가계부채의 덫에 걸려 있다거나 오랜 이자 수익에 의존한 영업행태가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 금융에도 틀림없이 다른 금융선진국에도 뒤지지 않는 강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금융도 가계부채 문제나 저금리로 인한 경쟁력 저하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경제부문에서 고속성장을 이룩한 한국인에게는 틀림없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그것을 찾아내어 우리의 강점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고 현안이다. 상호금융업계에 속해 24년을 근무하면서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환경을 겪어 본 적은 드문 것 같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와 함께 오랜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IT기업들은 적극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고 기존 금융회사들도 전통적인 이자수익 의존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익을 추구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변화에 적절히 적응하고 한국금융이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서는 숨겨져 있는 우리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율성은 우리 금융이 정부나 외부시장에 의존적이지 않고 발전하기 위한 초석이며 우리의 강점을 찾기 위한 생각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금융인들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규제환경이 필요하다.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이 한국금융에서 꽃피우기 위해서는 자율성이 보장되는 영업환경은 필수불가결하다고 본다.

    두 번째로는 시장과 정부의 역할을 지금보다 좀 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정부와 업계에서 말하는 자생적인 금융질서, 경쟁력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정부와 시장의 경계선이 마련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와 금융업자 간 정책과 시장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키워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금융이 선진금융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경제를 기반으로 한 지역금융 또는 서민금융이 튼튼하게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의 웰스파고 은행도 최초에는 지역에 기반한 전통적인 영업활동에서 시작됐다. 이처럼 튼튼한 지역금융은 선진금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양질의 토양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가까운 미래에 우리 한국금융에서도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지역은행 또는 금융협동조합도 세계적인 은행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안용환 신협중앙회  부산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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