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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태호식 정치가 이런 것인가요?

  • 기사입력 : 2014-11-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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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최고위원’이 4일 돌아왔다. 지난달 23일 “염장질” 운운하며 문을 박차고 나간 지 12일 만이다. 그는 먼저 “당원,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앞서 최고위원 사퇴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본지와 인터뷰 때 결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그는 단호했다. 사퇴 번복 가능성에 대해 “의지를 담아 뱉은 얘기를 다시 주워 담는다는 것은 내 정치 생리상 맞지 않다. 김태호 컬러는 아니다. 그렇게 살지 않았다”는 등 시종일관 ‘김태호식 정치’의 자존감을 강조했다.

    그렇게 ‘호기만발’ 떠났던 그가 돌아왔다. 상황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떠나면서 요구했던 경제살리기 입법이나 개헌관련 논의도 아무런 진척이 없다. 그저 ‘혼자 집 나갔다가, 슬그머니 돌아온’ 모양새다.

    이런 생뚱맞은 사퇴번복 파문은 그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다. 특히 명분의 빈약함, 다소 경솔해 보이기까지 한 정치적 판단 등은 향후 이미지 회복에도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의 ‘돌발행동’에 숨은 의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지 못하는 데 대한 조바심의 발로였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지난 7·14전당대회에서 당당히 3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자연스럽게 대권주자 반열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넘어야 할 중앙무대의 장벽은 높았다. 쟁쟁한 후보군들 사이에서 ‘대권 들러리’ 정도로 평가하는 게 그에 대한 정치권의 냉정한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조바심이 발동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고위원 사퇴라는 ‘충격요법’은 당내 권력지형에서 밀려나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에 전략적 ‘러브콜’을 보내는 신호로 보고 있다. 대부분 대권주자들이 비박계인 상황에서 ‘살아있는 권력’의 후광을 받으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추측이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나 복귀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꼼수를 쓰거나 계산해서 행동해본 적이 없다”고 재차 ‘김태호식 정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재선 경남도지사를 거쳐 재선 국회의원으로서 대권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정치인이다. 자신의 처신으로 인한 정치적 파장과 향후 입지에 대한 ‘계산’ 정도는 필요해 보인다.

    이상권기자·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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