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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대교 문제의 선결조건- 김재익(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4-11-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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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지사의 2기 도정이 시작된 후 가장 바쁜 곳은 경남도 감사관실이다. 홍 지사는 적폐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보은성 자리를 늘리고, 방만한 조직 운영과 보조금 적정 사용 여부에 대해 산하기관과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혁신을 정조준하고 있다. 감사관실은 홍 지사의 의중을 실행에 옮기는 혁신의 선봉대가 되고 있다.

    감사관실은 지난 8월부터 경남무역,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 7개 기관과 경남도 새마을회 등 6개 보조단체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를 통해 150명에 달하는 인력이 구조조정의 폭풍을 맞았다. 홍 지사의 혁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도민의 혈세가 매년 200억원 가까이 투입되는 마창대교 문제와 무상급식 지원금을 주는 학교를 감사하겠다며 도교육청과 정면 대결을 하고 있다. 홍 지사의 혁신을 위한 전선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공직 사회나 출자·출연기관들의 부조리를 바로잡고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홍 지사의 뜻을 지지하는 도민도 적지 않다. 경남을 비롯한 지방정부들은 무상복지 정책의 확대에 따른 예산 증가로 재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마른 수건도 짜야 할 만큼 곳간은 비어가고 있다. 이런 형편에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특정감사를 들이대는 것은 지사로서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혁신을 위한 전선 확장 과정에서 무리도 없지 않다. 후순위채 자본 변경과 그에 따른 법인세 탈루 의혹에 대한 진실 공방을 벌이는 마창대교 문제이다. 경남도는 (주)마창대교에 대해 최근 특정감사를 벌여 승인 없이 후순위 채권 1580억원으로 자본구조를 변경해 사업종료 시점인 2038년까지 2937억원의 법인세를 탈루하게 된다고 밝혔다. 마창대교 측은 후순위채권 차입을 통한 자본구조 변경은 경남도의 승인 하에 이뤄졌다며 입증자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반박한다.

    양측 공방의 핵심은 후순위 채권 승인 여부이지만 과거에 경남도가 이 문제를 제대로 대처했다면 이런 공방은 생기지도 않는다. 지난 2009년 당시 김해연 도의원은 2004년 1차 자본변경된 525억원의 후순위 채권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마창대교 소유자인 맥쿼리가 연리 20%의 후순위 채권을 발행해 연간 100억원 이상을 이자로 챙겨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시 경남도 간부 공무원은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

    이번에 공방이 되는 1580억원으로 늘어난 후순위 채권은 지난 2010년 11월 경남도와 (주)마창대교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80%에서 75.78%로 낮추는 변경협약 당시 변경됐다. 경남도는 이때 MRG만 내렸고 자본구조는 승인이 없었다는 입장이며, 마창대교 측은 당시 함께 승인을 받았다는 상반된 주장이다. 이런 중요한 자본구조 변경을 하면서 ‘을’의 입장인 (주)마창대교가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다.

    후순위 채권으로 인한 탈세 문제는 결국 경남도가 도의회와 언론의 지적을 도외시하면서 기회를 놓친 셈이 됐다. 홍 지사는 2009년의 안일한 대처나 2010년 자본구조 변경이 전임 김태호 지사와 김두관 지사 시절 행해진 일이라고 치부하며, 지금은 자신만의 방식대로 일을 처리하기란 쉽지 않다. 당시 판단을 제대로 못한 경남도 공무원의 상당수가 지금의 공무원이다.

    마창대교 MRG 예산 지출 문제는 많은 도민들의 관심사이다. MRG를 줄이고 자본재구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상대방을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될 일이다. 먼저 후순위 채권이 늘어난 과정을 점검하고 책임을 묻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김재익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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