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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지식이 아니라 영혼... 우리것 버리면 미래도 없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창원서 특강

  • 기사입력 : 2014-11-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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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과목·지식이 아니라 영혼, 우리 것 버리고서는 미래도, 발전도 있을 수 없죠.”

    한국학중앙연구원 이배용 원장이 경쟁 위주의 미래지향적 사회 속에서 우리 역사에 대해 소홀히 하는 세태를 비판하며, 지켜야 할 가치는 우리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합포문화동인회는 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 마산 사보이호텔 4층에서 열린 제442회 합포문화강좌에 이 원장을 초빙했다.

    이 원장은 “매일 쓰는 지폐에도 설명할 수 있는 역사가 담겨 있다”며, “지금은 우리 역사 인물 가운데서 세종대왕이 보여준 따뜻한 리더십에 집중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얼마나 파격적인 복지정책을 내놓았는지 실록 속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세종실록에는 1426년 노비에게 출산휴가를 줬고, 1434년에는 여노비의 남편에게까지 출산휴가를 주는, 지금도 하기 어려운 복지정책들을 내놓았습니다. 왕은 선거의 표가 필요했던 것도 아니고, 여성학을 전공한 것도 아닙니다.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죠. 우리는 이 따뜻한 마음을 배워야 합니다.”

    이 원장은 한글을 창제한 것도, 천민인 장영실을 기용한 것도 모두 같은 뜻에서 나온 것이라며, 세종대왕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농사직설, 한약집성방, 종묘제례악 등 우리 고유의 체제를 갖추려고 했던 노력도 높이 샀다. 따라서 최근에 중요한 덕목으로 떠오른 소통과 화합, 나눔과 배려, 생명·자연·평화 등은 외국에서 선진적으로 해온 것이 아니라 선조들이 이미 실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우리 고유의 문화로 확장시켜 K-POP, 드라마 한류를 넘어 학술한류, 전통한류와 같은 ‘진짜 한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역사교육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역사는 사람 이야기인데도 아직 암기과목이라는 인식이 강해 싫어하는 과목이 됐고, 어른들은 먹고살기 바빠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미래와 발전이 대두되는 사회지만 미래를 내다볼 것이란 오만함보다는 역사에서 겸허한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역사는 과목·지식 차원이 아니라 영혼이기에 우리가 놓쳤던 것을 다시 살펴보게 할 것입니다.” 이배용 원장은 제13대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국립중앙박물관 운영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건양대학교 석좌교수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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