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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모양새 구긴 교육감 기자회견

  • 기사입력 : 2014-11-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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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전 11시 도교육청 브리핑룸. 박종훈 도교육감과 민간어린이집 대표들이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섰다.

    박 교육감은 먼저 “어린이집 원장의 심정을 전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기자회견 요지는 내년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를 정상 지원토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회견 30분 전에 급하게 요청한 긴급 기자회견 치고는 알맹이가 없었다. 교육감 기자회견에 민원인들을 동행한 모양새는 더욱 이해되지 않았다. 교육감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할 때 원장들을 곁으로 물리긴 했지만. 교육감은 “어린이집 원아 모집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것을 보면서 원장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또 “중앙정부와 교육감협의회가 막판 교섭을 진행 중이며, 유치원에 상대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어린이집 예산 지원에 차이를 두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이 급하게 열린 것은 이날 교육청 정문에서 열린 어린이집 원장들의 집회와도 무관해 보이지 않았다.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원장 100여명이 모인 집회장으로 가서 기자회견 내용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원장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정부와 시·도교육감의 갈등은 어린이집으로 불똥이 튀었다. 시·도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 일부만 편성하면서 어린이집은 원아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다급한 어린이집 원장들이 지난주 교육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의 혼란이 없도록 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요청했고 교육감은 24일 기자회견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없자 원장들은 교육감이 약속을 어겼다며 25일 오전 항의집회를 결정했다.

    이날 오전 교육감은 원장 대표들과 다시 간담회를 갖고 결국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것이다. 원장들은 이를 교육감의 사과로 받아들였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국회에서 누리과정 합의가 도출됐다. 민원인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교육감의 기자회견이 집단민원에 떼밀려 굴복한 모양새가 되어서는 안 된다. 기자가 보기에 이날 기자회견은 그랬다.

    이학수(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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