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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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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473) 제7화 굴뚝산업과 첨단산업 ③

“대신 조건이 있어”

  • 기사입력 : 2014-11-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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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대한의 속내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1억원을 주지. 대신 조건이 있어.”

    “무슨 조건? 담보 같은 것은 없어.”

    “담보야 이요환이면 되고….”

    “그럼 조건이 뭔데?”

    “대신 내 애인이 되어야 돼.”

    이요환은 속으로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 장대한이 농담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1억원을 준다면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빌려주는 거야?”

    “애인 노릇 잘하면 받지 않고…”

    “언제까지 애인해야 되는데?”

    “이요환이 싫증날 때까지.”

    이요환은 뭔가 이상한 조건이라고 생각하여 눈을 깜박거렸다. 술이 취해 게슴츠레한 눈으로 장대한을 응시했다.

    “오케이?”

    “콜!”

    이요환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농담이 아니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계좌번호 불러 줘.”

    장대한은 그 자리에서 이요환의 통장에 1억원을 입금시켰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이요환은 눈앞의 현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었다.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스마트폰으로 확인을 하자 그녀의 통장에 정확하게 1억원이 입금이 되어 있었다.

    “장대한이 변태인가?”

    이요환은 장대한이 수상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가 변태 짓을 한 뒤에 살인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쏴아.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바람도 거칠어졌다. 이요환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몸을 더듬는 기척이 느껴져 눈을 떴다.

    “아직도 긴장하고 있네.”

    장대한이 그녀의 몸을 애무하면서 속삭였다.

    “미안해. 익숙지 않아서….”

    이요환은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어느 사이에 날이 부옇게 밝아오고 있었다.

    “괜찮아.”

    장대한이 그녀에게 몸을 실어왔다. 이요환은 장대한의 등을 안고 그를 자신의 몸속에 받아들였다.

    서울에 도착한 것은 아침 9시가 되지 않아서였다. 그녀를 지하철 역 앞에 내려주고 장대한은 회사로 갔다. 이요환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이라고 해야 월세가 두 달이나 밀려 있는 지하셋방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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