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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남FC 없애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 기사입력 : 2014-12-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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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프로축구단 구단주인 홍준표 지사가 경남FC의 2부 리그 강등과 관련, 감사를 통해 해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축구계가 떠들썩하다.

    홍 지사의 요지는 투자대비 비효율성이다. 홍 지사는 2년 동안 기업에 구걸하다시피 돈을 끌어오고, 연간 13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결과는 2부 리그로 강등됐다는 것이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창원축구센터를 찾는 관중들의 호응이 적은 것도 문제가 됐다. 경남은 지난해 평균관중 5000여명이 찾았지만 올해는 2000여 명대로 뚝 떨어졌다. 경남의 강등 운명이 걸렸던 지난 6일 승강플레이오프 홈경기에는 불과 1969명의 관중만 찾았다. 도민구단이지만 도민들의 애정이 없다는 것을 반증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경남FC의 예산 130억원은 경남도에서 20억원, 메인스폰서인 대우조선해양에서 40억원, 농협과 경남은행 등 기업후원금, 선수 이적료, 관중수입 등으로 메운다. 적지 않은 액수다. 그러나 다른 팀을 보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뛴 12개 팀 가운데 군인 팀인 상무를 제외하면 경남의 예산이 가장 적다. 우승팀인 전북은 350억원대를 사용했고, 다른 기업구단들도 200억원대 이상을 사용했다. 시도민구단인 인천도 150억 원대 이상, 성남도 140억원대 이상을 사용했다. 경남이 130억원을 사용했지만 사실상 11개 팀 가운데 경남은 예산 순으로 꼴찌인 11위를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강등된 대전, 광주, 대구는 경남보다 예산을 적게 쓴 팀이다. 프로는 곧 돈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경남이 많은 예산을 사용한 것은 맞지만 전체 구단 가운데서는 꼴찌였다. 물론 70~80억원을 사용한 광주FC에 패해 이 등식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대비 성과가 나오는 것이 프로세계다.

    성적도 부침이 있다. 맨유나 리버풀, 아스널, AS로마 등도 유수한 클럽도 2부 리그로 강등된 전력이 있다.

    세상에는 항상 투자대비 효과가 나야만 하는 일도 있지만 존재만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것이 있다. 음악이나 체육 등 문화적이고 정신적인 것은 반드시 효율을 따져서는 정답을 낼 수 없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문화나 체육에 지원을 하는 이유다. 도내에는 초등학교 15개, 중학교 18개, 고등학교 12개, 실업팀 2개, 클럽 10개 팀 등 2500여명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조기축구회까지 합하면 축구팬들은 수만 명에 달한다. 그동안 경남FC가 좋지 않은 성적을 올렸지만 그 존재만으로 어린 선수들이 꿈을 갖고 뛸 수 있었고, 응원을 해오며 즐거웠다.

    도시민구단의 예산, 성적 문제는 경남FC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축구계 전체의 문제다. 야구에 비해 관중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다각적인 노력으로 프로축구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하지만 부족하다. 국내 축구계가 머리를 맞댈 사안이다.

    경남FC에 대한 감사여부에 관계없이 투자대비 비효율성에 대한 답은 나와 있다. 앞으로도 자생력이 부족한 도시민구단의 한계상 많은 예산을 구단주가 구걸하다시피 끌어와 지원을 해야 한다. 장기적인 선수 육성과 투자 외에는 성적도 중하위권에서 맴돌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홍 지사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런 구차한 것을 안고 가느니 명분을 쌓아 해체를 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자. 열심히 돈을 벌어 자식들을 뒷바라지했던 아버지가 자식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고 인연을 끊지는 않는다.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이현근 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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