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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근의 우리땅 순례 (100) 고성 (10) 영현면 금태산 계승사 ~ 송계리 이씨고가

가파른 돌계단 오르는 곳곳
억년 전 공룡의 흔적이...

  • 기사입력 : 2014-12-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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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군 영현면 금태산 계승사 돌계단. 계단 오르는 곳곳 공룡발자국 화석, 퇴적층리 등이 분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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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벽 틈에서 솟아나고 있는 석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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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승사 백악기 퇴적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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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천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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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계리 이씨고가 솟을대문



    고성은 우리나라 남쪽에 있어 겨울에는 대체로 따뜻한 고장이다. 그러나 대설을 보낸 날씨가 절기 값을 하는지 얼굴을 스쳐가는 바람은 차가움이 가득하다.

    2014년 12월의 순례 길은 남다른 의미가 깊었다. 내년 2월이면 30년을 하루같이 제자사랑과 열정으로 지켜온 교직생활을 떠난다.

    인생에는 희로애락이 있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대학수능시험의 후유증으로 학교나 수험생들은 혼란을 치른다. 평생 지켜온 교단이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기관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교육의 수장이 취임할 때마다 우리 교육의 정상화를 약속한다. 그러나 진정한 교육은 이 땅에서 보통 백성으로 살아갈 보편적인 가치와 소양을 길러 주는 것이다.

    대학은 나름대로의 엄격하고 보편적인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하고 아이들에게는 한 학기 정도 미래 다양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의 변화보다 우선 사람이 먼저 변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정착된 교육제도가 우리나라에서는 정착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욕심을 버리고 국가의 미래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그것이 곧 참교육이고 진정한 행복의 가치이다.



    계승사 석간수·백악기 퇴적구조

    겨울 찬바람이 가득한 금태산 계승사 가는 오솔길은 한적했다. 우리 땅 순례 길을 멈추지 못하는 것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 그것이 곧 또 다른 나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복의 가치를 주는 것이 길에서 만나는 자연이고 문화유산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산속의 절집은 항상 고요와 정적이 감돈다. 절집에 들어서 보면 가끔 온기가 없는 법당 마루에 엎드려 간절하게 기도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소망하며 기도하는 내용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소중한 것은 행복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

    계승사가 자리 잡고 있는 금태산과 어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즐비하여 산꾼들 사이에는 이미 소문이 나 있다. 어느 절집이나 전설이 있기 마련이다. 계승사는 절벽 틈에서 솟아나고 있는 석간수로도 그 명성이 높다. 주지 법진스님의 말에 따르면 절 뒤에 있는 산봉우리가 용머리를 닮았다 하여 용두봉이라 부르기도 하고 독수리 머리를 닮았다 하여 취산봉이라고도 했다. 또는 호랑이 머리를 닮았다고도 하는데 그곳에서 석간수가 발원되어 기암괴석과 절벽 사이로 흐르고 있다고 했다. 석간수가 나오던 구멍에서 옛날에는 매일 3되2홉의 공양미가 쏟아졌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욕심 많은 시봉행자가 더 많은 공양미를 받기 위해 구멍을 키웠더니 공양미가 약수로 변해 버렸다고 했다. 무모하고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진리를 깨우쳐 주고 있다. 석간수는 피부병을 비롯해 질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곳곳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계승사 대광보전 오른쪽 절벽과 경내 곳곳에는 시간의 흔적만큼이나 중생대 백악기 시대에 형성된 물결자국, 빗방울 자국들이 1억년 전 공룡들의 세상이라고 증명을 하듯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곳곳에 공룡발자국 화석 그리고 퇴적층리 등이 분포되어 있다. 1억년 전 거대한 호수가 있었고 얕은 물가에 바람이 일자 물살이 찰랑이며 고운 흙바닥에 섬세한 물결무늬(연흔)를 남겼을 것이다. 물이 빠져나가 굳어진 땅에 다시 오랜 세월 다른 흙이 겹겹이 퇴적돼 쌓여 굳어져 생긴 세월의 흔적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1억년 뒤, 갈라지고 쪼개져 나간 바위 위에서 그 물결무늬가 태고적 모습 그대로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것이 대웅보전 옆 요사채 앞 너럭바위에 새겨진 물결무늬 화석이다. 가장 큰 것은 가로 13.5m 세로 7m에 이르며 보존 상태도 우수하다. 파도가 밀려가면서 모래사장에 만들어내듯 한 물결무늬 화석이 그저 신비롭기만 하다.

    그 밖에도 전형적인 형태의 빗방울자국, 퇴적구조 층리와 용각류(4족 보행, 초식)·수각류(2족 보행, 육식)로 추정되는 공룡발자국 화석 등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475호로 지정되어 있다. 보타전 곁에는 1977년 9월 18일 새벽 3시 45분 뒷산 상봉 소나무 밑에서 굴러 떨어졌다는 커다란 바윗돌 ‘하심석’이 있다. 그 후 하심해 정진을 했다는 주지스님의 안내문 옆에는 절터에서 발굴했다는 반질반질하게 닳아빠진 오래된 맷돌들이 겨울에도 진한 녹색을 발하는 부처손 사이에 쌓여 있다. 화석들과 하심석을 뒤로하고 돌계단을 따라 약사전에 올라서 아득하게 펼쳐진 첩첩 산줄기들이 펼치는 풍경은 아름답다. 사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와룡산(799m) 봉우리까지 한눈에 잡힌다.



    갈천서원·송계리 이씨고가

    계승사에서 영현면 대법리 방향으로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대가로(지방도로1009)이다. 대법리 마을 근처는 도로가 좁아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다. 계승사에서 침점리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안전하고 편리하다. 대가로에 접어들어 한가로운 들판을 지나면 천왕산 아래 갈천저수지에서 흘러내린 갈천천이 잠시 쉬어가는 곳에 갈천서원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갈천서원은 고려시대 문신인 행촌 이암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서원내부로 들어가 보려고 하였으나 문이 굳게 잠겨 있어 담을 넘어야 했다. 이암(1297∼1364)은 고려 충선왕 5년(1313)에 문과에 급제하였고, 공민왕 12년(1363)에는 1등 공신으로 봉해지기도 했다. 그는 글씨 특히 예서와 초서에 뛰어났다. 갈천서원은 고려 공민왕 때 회화면에 금봉서원으로 세워졌는데, 조선 숙종 38년(1712)에 이곳에 옮겨 세우고 갈천서원이라 했다. 흥선대원군 (1869·고종6)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쇄되었고 광복 후 유림들이 복원하였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로는 사우, 강당, 내삼문과 정문인 불사문이 있다. 강당지붕은 팔작지붕이고 불사문은 앞면 5칸·옆면 1칸의 규모로 맞배지붕이다.

    갈천서원에 조씨부인의 전설이 있다. 약 250년 전에 함안 조씨 부인이 젊은 나이에 홀로 되었으나 넉넉한 살림살이를 하면서 살았는데 슬하에 자녀가 없었다. 마음이 청조하고 결백하여 뭇 남자들이 아내로 삼겠다고 했으나 거절하고, 나이가 들어 재산처분에 고심하다가 갈천서원에 전 재산을 헌납했다고 한다. 그리고 서원 제사 때 술 한 잔 떠놓아 달라는 유언을 남겨 서원에서 제사를 지낼 때 유림들이 망인에게 술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조씨부인 무덤에 제물을 정성껏 차려 소원성취를 기원하면 이루어진다고 길을 가던 동네노인이 웃으며 들려주었다.

    복권당첨이라도 빌어 볼 요량으로 발길을 조씨부인 무덤으로 향할까 하다 부질없는 욕심을 접고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바람을 피해 대가면 송계리 이씨고가로 향했다. 이정표가 없어 마을 입구에서 바쁜 걸음을 치던 주민에게 이씨고가를 물었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디론가 종종걸음을 쳤다. 잠시 후 마을을 다니는 이동 소형트럭 슈퍼마켓에서 큰 소주병을 사들고 온 분이 이씨고가의 후손 이용해(71)씨였다.

    이씨의 고가는 약 90년 전에 건축됐으며, 이 지방의 전형적인 지방 세력가의 가옥으로 건물 축대는 장대석으로 쌓았다. 사랑채의 기둥은 느티나무로 된 둥근기둥을 썼으며 솟을대문에는 무오 9월 상량의 명이 기록되어 있다. 건물은 안채, 사랑채, 곳간채, 헛간채, 솟을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한옥의 특성상 단열이 되지 않아 이씨는 옆에 조립식 주택을 짓고 살고 있었다. 안채와 사랑채 모두 팔작지붕 골 기와집으로 꾸며 지방 세력가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었다. 사랑채 옆 동쪽에 안채에서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는데 동대문이라고 했다. 즉 동쪽에 있는 문으로 안채의 부녀자들 전용이다. 이씨는 도둑들이 극성을 부려 고가의 문짝까지 떼어가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나에게도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더니 금방 친절해졌다.



    맛집

    ▶고성국밥 : 고성읍 송학리 시외버스 터미널 앞. 무쇠 가마솥에 국내산 돼지를 주인이 엄선하여 20시간 동안 정성을 다해 끓여 음식을 만들어낸다. 낚시꾼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지나가다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돼지국밥·내장국밥·순대국밥 7000원. 순대+돼지수육(大) 3만원 등. ☏ 055)674-7746.

    (마산제일고등학교 교사.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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